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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무섭게 변화한 중국 축구굴기, 한국만 소림축구 평가절하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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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무섭게 변화한 중국 축구굴기, 한국만 소림축구 평가절하하고 있었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7.03.23 2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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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피 감독 부임 이후 세련된 축구로 변화…몸싸움 대신 뒷공간 노리는 세밀한 축구로 진일보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우리만 눈을 감고 있었다. 중국 축구는 눈부신 변화를 하고 있었는데 우리만 소림축구라며 비웃고 평가절하하고 있었다. 이제는 한국 축구가 중국에 일방적으로 앞선다고 보기 힘들어졌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무너졌다. 그것도 31번을 싸우면서 18승 12무를 거두고 단 1번밖에 지지 않았던 중국에 패했다.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졌다는 것이 너무나 뼈아프다. 중국전 패배는 물론이고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이제는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본선진출을 자신할 수 없게 된 것은 크나큰 충격이다.

이미 중국 축구가 만만치 않다는 징조는 예전부터 있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축구굴기를 주창하며 엄청난 투자를 할 때부터 중국 축구의 발전은 시작됐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사모으고 마르셀로 리피 감독 등 최고의 명장을 데려왔지만 처음부터 중국이 한국을 위협했던 것은 아니었다. 이에 대해 일선 지도자는 물론 대한축구협회에서도 "중국이 거대 자본을 앞세워 명장과 특급 스타들을 불러모으고 있지만 정작 중국 자체의 축구는 크게 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광저우 에버그란데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을 때도 중국 선수가 아닌 외국인 스타의 힘이라고 애써 자위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 사이 중국 축구는 몰래 힘을 키우고 있었다.

중국 축구가 무서워졌다는 것은 이미 지난해 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첫 경기부터 짐작할 수 있었다. 한국은 당시 3골을 먼저 넣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중국이 그러면 그렇지"라며 이른 승리를 예상했다. 평소에 중국이라면 0-3 상황에서는 자멸하고 오히려 대량 실점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당시 중국은 달랐다. 2골을 넣으며 쫓아왔다. 한국의 수비라인 불안이 내준 2실점이긴 했지만 중국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한국 앞에서 주눅이 들며 '공한증'이란 말은 중국 선수에게 이미 옛 얘기였다. 이미 중국 선수들은 공한증에서 탈피해 있었다. 당시 흐름은 오히려 한국이 무승부 또는 대역전패를 당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

이후 올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를 치르면서도 K리그 클래식 팀은 힘을 쓰지 못했다. 챔피언 FC 서울은 상하이 상강에 0-1로 졌고 제주 유나이티드 역시 장쑤 쑤닝에 무릎을 꿇었다. 수원 삼성이 광저우 에버그란데와 비기긴 했지만 올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K리그 클래식 팀은 중국 슈퍼리그 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그만큼 중국 선수들이 한국 축구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수많은 한국 축구팬들은 "아무리 대표팀 선수들의 경기력이 떨어져 있더라도 설마 중국에 지겠느냐"는 평가를 내놨지만 결과는 우려했던 대로 나왔다. 그동안 한국 축구팬들은 중국의 거친 플레이를 '소림축구'로 평가절하해왔다. 하지만 리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중국 축구대표팀의 경기력은 몰라보게 진일보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포백 뒷공간을 노리면서 기회를 엿봤고 4-3-3 포메이션을 쓰며 시종일관 공격적인 축구를 했다. 중국이 뒤로 물러서지 않으면서 한국은 만회골을 넣기는 커녕 추가실점에 전전긍긍해야만 했다. 슈틸리케 감독에게 전술이 없었다며 애써 희생양을 만들지 말자. 계속 중국 축구를 얕봤던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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