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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여자축구대표팀 26시간만의 귀국, 남아공보다 더 멀었던 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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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여자축구대표팀 26시간만의 귀국, 남아공보다 더 멀었던 평양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7.04.14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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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발 베이징행 비행기 연착으로 인천행 놓쳐…김포행 비행기도 늦게 출발, 짐까지 말썽

[김포공항=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북한이 정말 멀긴 멀었다. 휴전선을 넘어 육로로 2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비행기를 타고 26시간 만에 돌아왔다. 하다 못해 특별 직항편만 있었어도 1시간 이내면 들어올 수 있는데 그렇지 못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13일 김포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예선에서 북한과 비기고 골득실에서 앞서 본선진출을 이뤄냈다. 선수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그러나 여자대표팀을 이제나저제나 기다린 취재진들은 초췌해졌다. 그만큼 여자대표팀 선수들이 평양에서 서울로 오는 길은 너무나도 멀었다.

당초 여자대표팀의 귀국시간은 13일 오전 0시 30분이었다. 기자들도 여자대표팀 선수들의 금의환향 소식에 새벽에 인천국제공항으로 출발할 준비를 했다.

하지만 평양 순안공항에서 베이징으로 향하는 항공편이 당초 예정시간보다 2시간 늦은 오후 7시에 출발하는 바람에 인천공항으로 돌아오는 연결편을 놓쳤다. 여자대표팀 선수들은 원하지 않았던 베이징 1박을 해야만 했다.

항공편을 바꾼 여자대표팀 선수들은 김포공항에 13일 오후 3시 5분에 도착 예정이었다. 하지만 여자대표팀 선수들을 태운 항공기는 좀처럼 베이징에서 출발할 줄 몰랐다. 대한축구협회는 오후 1시 52분에 취재진들에게 "베이징 출발이 지연돼 오후 4시 30분경 김포공항 도착으로 예상된다"는 긴급문자를 돌렸다.

하지만 여자대표팀 선수들을 태운 항공기는 문자 내용보다도 훨씬 늦은 5시 50분에서야 김포공항에 착륙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최근 미국의 항공모함 파견과 관련해 중국이 군사훈련을 하느라 베이징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를 출발하지 못하도록 했다더라. 그래서 출발이 너무 늦어졌다"고 귀띔했다.

▲ 한국 여자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3일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여자축구와 WK리그에도 관심을 쏟아달라는 카드를 들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말썽은 또 있었다. 베이징에서 부친 대표팀의 짐이 좀처럼 나오지 않은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취재진에서는 "북한에서 오는 사람들이니 김포공항 검색대에서 샅샅이 뒤지느라 짐이 안나오는 것 아니냐"는 말이 돌았다. 물론 확인할 길은 없었다.

여자대표팀 선수들이 정확하게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오후 7시였다. 평양에서 출발한지 정확하게 24시간 만에 서울로 돌아왔다. 원래 출발시간을 기준으로 하면 무려 26시간 만의 귀국이다. 인천공항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보다도 더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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