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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손해보험 9년 9개월 '천안 잔혹사' 26전 27기, 그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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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손해보험 9년 9개월 '천안 잔혹사' 26전 27기, 그 비결은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12.21 1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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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손해보험 이름 달고 천안에서 치르는 마지막 경기, 김요한-에드가 쌍포 문성민-케빈 압도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지긋지긋했던 천안 징크스가 마침내 끝났다. LIG손해보험이 27경기 만에 천안에서 창단 첫승을 거두는 기쁨을 누렸다.

LIG손해보험은 21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NH농협 2014~2015 V리그 3라운드 원정경기 현대캐피탈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3-2(34-32 21-25 24-26 25-17 16-14)로 승리했다.

천안 원정 현대캐피탈전 26연패에 마침표를 찍은 첫 승리다. 이로써 현대캐피탈전 통산 전적은 6승56패가 됐다. 승리를 확정지은 LIG손해보험 선수들은 마치 V리그 챔피언이라도 된 듯 서로를 부둥켜안고 코트에서 기쁨을 만끽했다.

▲ 김요한(오른쪽)은 27득점, 공격성공률 58.1%를 기록하며 23득점, 공격성공률 44.7%에 그친 '라이벌' 문성민을 압도했다. [사진=LIG손해보험 그레이터스 제공]

2005년 3월29일 시작됐던 잔혹사는 2014년 12월21일이 돼서야 마무리됐다. LIG손해보험이 ‘천안 잔혹사’를 씻어내는데는 무려 9년 9개월의 세월이 걸렸다. 파이널 세트까지 끌고간 것이 이번이 4번째에 불과했을 정도로 현대캐피탈은 ‘천적 중의 천적’이었다.

반드시 이겨야만 했다. LIG손해보험이란 이름을 달고 뛰는 마지막 천안 경기가 확실했다. LIG손해보험은 오는 24일 금융위원회 심의가 통과되면 KB금융지주에 인수된다. 27전 27패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토종 거포 김요한은 문성민과의 자존심 대결에서 밀리지 않았다. 27득점, 공격성공률 58.1%를 기록하며 23득점, 공격성공률 44.7%에 그친 문성민을 압도했다. 에드가 역시 마찬가지였다. 39점(공격성공률 55.6%)을 올리며 35점을 기록한 케빈(공격성공률 48.4%)에 앞섰다.

 

1세트부터 심상치 않았다. 김요한과 에드가 좌우 쌍포는 1세트부터 18점을 합작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예전같았다면 잘 싸우고도 졌을 세트를 34-32로 잡았다. 센터들은 필사적으로 뛰어올라 바운드를 시켰고 수비수들은 몸을 날려 공을 띄웠다.

그러나 이내 패배의 기운이 드리웠다. 2,3세트를 내리 내주고 만 것. LIG손해보험은 2세트 들어 케빈의 공격을 막지 못하고 무너지고 말았다. 한풀 기세가 꺾인 탓인지 3세트에서도 결정적인 순간 이효동이 실수를 범하며 듀스 끝에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었다. 에드가가 대반격의 선봉에 섰다. 그는 4세트에서만 무려 11점을 뽑아내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김요한 역시 성공률 80%의 순도높은 공격으로 8점을 보탰다. 센터 하현용이 공을 밟아 발목을 접질리는 악재를 만났지만 LIG손해보험의 전의는 더욱 불탔다.

운명의 5세트. LIG손해보험은 현대캐피탈과 엎치락뒤차락 시소게임을 벌였다. 하지만 케빈에게 서브에이스를 내주며 12-14, 벼랑 끝까지 몰렸다. 박주형의 공격을 막고 한점차로 따라붙은 LIG손해보험은 김진만이 케빈의 공격을 단독 블로킹으로 막아내며 승부를 듀스로 연장시켰다.

▲ LIG손해보험이 천안에서 승전고를 울리기까지 27경기, 9년 9개월의 시간이 소요됐다. [사진=LIG손해보험 그레이터스 제공]

김진만은 이어진 공격에서 오픈 공격을 성공시키며 주먹을 불끈 쥐었고 ‘LIG의 상징’ 김요한이 통렬한 백어택을 성공시키며 길고 길었던 악몽의 터널에서 빠져나왔다. 리베로 부용찬과 김진만은 감격에 겨운 듯 코트에 드러누워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2연승을 달린 LIG손해보험은 시즌 6승10패(승점 17)를 기록하며 6위를 지켰다. 지난 경기에서 대한항공을 제압하며 기세를 올렸던 현대캐피탈은 8승9패(승점 27)로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4위에 머물렀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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