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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왕조 부활, '조연조 투수'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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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왕조 부활, '조연조 투수' 손에 달렸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2.07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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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선발 후보 백인식-여건욱-문광은-박민호 자체 홍백전 나란히 무실점 호투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조용한 행보가 무섭다. SK가 투수진을 탄탄히 다지며 ‘왕조 부활’을 꿈꾸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에 자리한 다저타운에 캠프를 꾸린 SK는 지난 3일(한국시간) 올 들어 처음으로 자체 홍백전을 가졌다. 아치를 그린 이재원, 결승 타점을 올린 김강민 등이 주축이 된 백팀이 홍팀에 2-0 승리를 거뒀다.

주목할 만한 점은 5선발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백인식, 여건욱, 문광은, 박민호 등이 나란히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는 점이다. 백인식과 여건욱은 2이닝, 문광은과 박민호는 1이닝을 깔끔히 틀어막았다.

▲ 2013년 5선발로 나타나 깜짝 활약했던 백인식은 벌써부터 최고 구속 147km에 달하는 싱싱한 직구를 뿌리고 있다.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김용희 감독은 “현재는 투수가 야수보다 컨디션이 앞서는 시점이다. 투수들은 너무 빨리 컨디션을 끌어올릴 필요가 없다. 3월 28일(개막일)이 진짜”라고 긴장을 늦추지 않았지만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선수들을 보고 행복한 고민에 빠졌을 것이다.

◆ 10개 구단 최강 선발진, 마지막 퍼즐은 누가 될 것인가 

10개 구단 최강의 선발진이다. 새 외국인 선수 메릴 켈리의 역량에 의문 부호가 붙기는 하지만 만약 그가 기대대로 활약해준다면 SK는 4선발까지 어느 팀 부럽지 않은 완벽한 로테이션을 구축할 수 있다.

막판 협상 과정에서 구체적인 계약 조건에서 의견이 맞지 않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입단이 좌절된 김광현이 건재하다. 올해 또는 내년 시즌을 마치고 메이저리그 재입성을 노릴 것이 자명한 만큼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최근에는 박찬호로부터 원포인트 레슨도 받았다.

지난 시즌 중반 합류해 ‘승리요정’으로 거듭난 트래비스 밴와트도 있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긴 하지만 켈리 역시 포수 무릎 부근에서 형성되는 칼날 제구력으로 불펜 피칭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타구에 급소를 맞아 지난 시즌을 그르친 윤희상도 충분히 두자릿수 승수가 가능하다.

마지막 퍼즐은 5선발이다. 2013년 구멍난 로테이션에 합류해 5승5패, 평균자책점 3.55로 자리를 잡았던 백인식은 벌써 최고 구속 147km에 이르는 싱싱한 공을 뿌리고 있다. 지난 2년간 선발로 13경기에 등판한 여건욱도 붙박이가 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공익근무요원 소집 해제 후 시즌 막판 1군에 합류해 생애 첫 선발승을 거뒀던 문광은도 칼을 갈고 있다. 루키 시즌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2승3패를 거둬 SK의 미래로 평가받은 사이드암 박민호도 호시탐탐 선발 진입을 노리고 있다.

◆ 불펜에는 서진용, '조연 성장'이 왕조 부활의 필수 요소 

144경기 체제가 2015 프로야구계의 화두다. 신생팀 케이티의 합류와 늘어난 일정으로 체력이 고갈돼 타고투저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선발의 조기 강판, 불펜간의 기싸움으로 흘러갈 경기가 많을 것이다.

▲ 문광은은 지난 시즌 소집 해제 후 로테이션에 합류해 생애 첫 선발승을 거두는 감격을 누렸다. 올해는 개막부터 5선발을 차지하겠다는 각오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설사 5선발 경쟁에서 밀리더라도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만 검증된다면 기회는 얼마든지 주어질 것이다. 날씨가 무더워지는 5월이 되면 상황에 따라 6선발 체제가 가동될지도 모른다. 5선발 후보군이 분발해야 하는 이유가 많다.

SK는 경쟁 체제 구축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 투수진 운용의 유연함에 있어 강점을 보이고 있다.

어느 하나 월등히 앞서가는 선수가 있는 것이 아니기에 1.5군급 선수들은 김 감독의 구상에 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이다. 행여 4명의 주전들이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고효준, 채병용 등을 언제든지 선발로 돌릴 수 있어 긴장감 조성에도 최적의 환경이다.

지난 시즌 애를 태우게 했던 불펜진도 강력해졌다. 정우람은 2년간의 군 복무 공백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최고 계투다운 면모를 뽐내고 있다. 상무에서 제대한 서진용도 150km를 넘나드는 광속구를 뿌려대며 기대감을 품게 하고 있다.

비룡군단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지난 2년간 가을야구에 초대받지 못했다. 음지에 머물렀던 선수들이 일취월장해 주연으로 발돋움해야 옛 영광을 재현할 수 있다. 조연들은 SK를 다시 ‘투수왕국’으로 만들 수 있을까.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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