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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마법사 경쟁력 높인 '스윙맨 듀오' 장시환·이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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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마법사 경쟁력 높인 '스윙맨 듀오' 장시환·이성민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3.30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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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2연전 패하며 창단 첫승 다음으로 미룬 케이티, 선발진 부진에도 5선발 후보들 호투에 웃다

[스포츠Q 이세영 기자] 10구단 원년을 맞이하면서 관심을 모은 것 중 하나가 신생팀 케이티 위즈의 전력이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투타에서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타자들은 호쾌한 타격으로 많은 장타를 생산해지만 마운드가 생각만큼 버텨주지 못했다. 결국 롯데와 개막 2연전을 모두 내주며 창단 첫 승의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1, 2선발 외국인 투수 필 어윈, 앤디 시스코는 기대 이하의 투구로 조범현 감독을 당황하게 했다. 타선이 터지며 리드를 잡았지만 이를 지켜주지 못했다.

개막전 선발 어윈은 4⅓이닝 8실점(7자책), 시스코는 4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다. 두 투수 모두 제구가 되지 않았다. 특히 시스코는 팀이 2-1로 앞선 3회 폭투와 몸에 맞는 공, 적시타를 한꺼번에 내주며 와르르 무너졌다.

▲ 장시환은 롯데와 시즌 2차전에서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5선발 진입 가능성을 높였다. [사진=케이티 위즈 제공]

하지만 선발들의 난조 속에서도 희망적인 요소는 있었다. 올 시즌 5선발과 셋업맨, 롱릴리프 등 다양한 보직을 소화할 것으로 보이는 장시환(28)과 이성민(25)이 합격점을 받을만한 투구를 펼쳤기 때문이다. 두 투수는 2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와 시즌 2차전에서 나란히 무실점 피칭을 했다. 이들이 뒷문을 잘 단속했기 때문에 케이티가 끝까지 따라가는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비록 결과는 패배였지만 두 스윙맨의 가능성을 본 케이티는 희망을 안고 수원행 버스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 묵직한 투구로 한결 나아진 위기관리 능력 발휘

투구에 한층 완성도가 높아졌다. 들쑥날쑥한 제구를 겨우내 훈련을 통해 극복한 듯 보였다. 넥센 시절부터 시즌 초만 되면 선발 후보로 지목되다가도 정작 기회를 살리지 못했던 장시환은 케이티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 맞이한 첫 경기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그는 롯데와 2차전에서 5회말 마운드에 올라와 3이닝을 1피안타 3탈삼진 3볼넷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가장 눈에 띈 부분은 제구가 보완된 점이었다. 밸런스가 좋지 않았을 때는 투구 시 공을 놓는 지점이 제각각이었지만 이날은 비교적 일정했다. 영점이 잡혔다는 증거다. 5회 선두타자 정훈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도 강민호, 김민하를 나란히 삼진 처리한 장면이 압권이었다. 최고구속이 시속 150㎞까지 나오니 변화구의 위력이 더해졌다.

6회와 7회에는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6회 2사 후 짐 아두치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2루 도루를 허락했지만 황재균을 3루 땅볼로 제압했다. 7회에는 2연속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했지만 범타 2개와 삼진으로 불을 껐다. 실점 위기에서 스스로 무너졌던 넥센 시절과는 사뭇 달랐다.

올 시즌 NC에서 케이티로 이적한 이성민 역시 나무랄 데 없는 투구로 스타트를 산뜻하게 끊었다. 장시환의 바통을 이어받은 그는 8회 김대우와 문규현을 각각 공 2개씩만 던지며 범타 처리했다. 비록 아두치, 황재균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볼카운트 2-1에서 손아섭을 2루 땅볼로 잡아 활짝 웃었다.

NC 시절 임시선발과 추격조 역할을 담당했던 이성민은 당시 주요 지표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남겼다. 2013년과 이듬해 모두 평균자책점이 5점대에 그쳤고 탈삼진에 비해 볼넷 개수가 많았다. 결국 NC는 20인 보호명단에 이성민을 넣지 않으며 케이티행을 허락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발전된 면모를 보여준 이성민은 정규리그 첫 등판에서도 인상적인 피칭을 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 이성민은 롯데와 2차전에서 볼넷 2개로 위기를 자초했지만 실점하지 않으며 존재감을 높였다. [사진=케이티 위즈 제공]

◆ 5선발 경쟁 4파전, 동반상승 기대

여러 보직을 소화할 수 있는 투수 유망주들이 호투를 펼친 점은 케이티 입장에서 반가운 일이다. 그때그때 부족한 포지션을 맡길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케이티의 선발진은 어윈과 시스코, 크리스 옥스프링, 박세웅까지 4선발은 고정이다. 5선발 주인공을 아직 찾지 못했는데 여기에 장시환과 이성민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둘 외에도 한화에서 이적한 윤근영, 지난해까지 두산에서 뛴 정대현이 마지막 한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이다.

하지만 윤근영과 정대현 역시 셋업맨, 롱릴리프 경험이 풍부한 만큼 5선발 경쟁에서 탈락한다 하더라도 불펜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장시환, 이성민에게도 마찬가지로 해당되는 사항이다. 윤근영은 아직 정규리그 등판이 없고 정대현은 28일 경기에서 1실점을 기록했다.

5선발 한 자리를 놓고 네 선수가 경쟁을 벌이는 것은 팀 입장에서 긍정적인 일이다. 선발과 불펜의 동반 상승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막 2연전에서 타선이 호락호락하게 물러서지 않았기 때문에 마운드만 어느 정도 받쳐준다면 케이티도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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