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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웨스트햄, 손흥민 '있다 없으니까' [EPL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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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웨스트햄, 손흥민 '있다 없으니까' [EPL 순위]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10.19 0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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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우연이라기엔 너무도 절묘했다. 손흥민(28)의 존재 유무로 토트넘 홋스퍼는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가레스 베일(31)의 화려한 복귀전을 기대했지만 어딘가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토트넘은 1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5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3-0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3-3으로 비겼다.

승점 3이 1로 둔갑했고 토트넘은 2승 2무 1패(승점 8)에 그쳐 순위도약 기회를 놓쳤다. 6위.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이 19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2020~2021 EPL 5라운드 홈경기에서 선제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돌풍의 팀 에버튼(승점 13)과 애스턴 빌라(승점 12)가 1,2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리버풀(승점 10), 레스터 시티, 아스날(이상 승점 9)이 토트넘의 위에 자리하고 있다.

전반 토트넘은 베스트 라인업을 가동했다. 이적생 세르히오 레길론,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등이 탄탄한 스쿼드를 구성했고 전방엔 손흥민과 스티븐 베르바인, 해리 케인이 나섰다. 그리고 벤치엔 레알에서 임대생으로 돌아온 베일이 출격을 기다렸다.

킥오프와 함께 토트넘은 맹렬한 기세로 웨스트햄의 골문을 공략했다. 웨스트햄 수비진이 전열을 가다듬기도 전에 케인이 전방으로 찔러넣은 로빙패스를 손흥민이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잡았다. 수비수 한 명을 가볍게 제친 뒤 골대 오른쪽 하단을 겨냥한 감아차기 슛. 경기 시작 45초 만에 팀에 리드를 안겼다.

리그 7호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앞서 갔던 도미닉 칼버트 르윈(에버튼)과 다시 득점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더불어 EPL 데뷔 후 60번째 골을 장식하는 기분 좋은 시작이었다.

전반 8분엔 손흥민이 ‘영혼의 파트너’ 케인의 도우미로 나섰다. 수비수의 시선을 모은 상황에서 건넨 공은 케인의 발을 거쳐 다시 한 번 골망을 흔들었다.

8분 뒤엔 손흥민이 왼쪽 측면으로 내준 공을 레길론이 완벽한 크로스, 케인이 헤더로 마무리했다. 일찌감치 승기를 굳힌 토트넘은 이후에도 여유 있게 공세를 퍼부었다.

골을 넣은 손흥민(오른쪽 위)과 그를 축하해주는 동료들. [사진=EPA/연합뉴스]

 

후반도 교체 없이 시작하며 큰 이변 없이 승점 3을 챙길 것으로 예상했지만 막판 10분을 버티지 못했다. 후반 27분 베일과 윙크스가 출격했다. 베일은 투입과 동시에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키커로 나서며 복귀전을 시작했다.

그러나 후반 35분 손흥민이 빠지자마자 균열이 발생했다. 2분 뒤 프리킥에서 파비안 발부에나에게 헤더골을 내주더니 다시 3분 뒤엔 오른쪽에서 날아든 크로스를 차단하려는 다빈손 산체스의 헤더가 토트넘 골문으로 파고들었다.

베일은 수비수 2명을 완벽히 따돌리는 기술을 뽐냈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그리고 경기 종료 직전 마누엘 란시니의 원더골이 터지며 승점 2가 날아가 버렸다.

결과론적으론 무리뉴의 교체 카드 실패. 그러나 이보다 베일을 활용해보기 좋은 타이밍은 없었다. 누구 하나를 꼬집어 탓하긴 어려운 경기였다.

다만 손흥민이 빠지자마자 3골을 내준 것은 우연이라고만 치부하기엔 너무도 절묘했다. 베일이 손흥민에 비해 수비 진영에서 잘 보이지 않은 것도 되새겨봐야 할 점이다.

80분까지 앞서가던 토트넘은 막판 3골을 내주며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베일(오른쪽)을 비롯한 선수들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EPA/연합뉴스]

 

손흥민의 실망감도 컸다. 경기 후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 나선 손흥민은 “우린 모두 결과에 낙담했다. 승점 3을 얻을 충분한 자격이 있었고 마지막 10분 전까진 정말 잘했는데, 정말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게 축구다. 이런 일이 절대 다시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며 “심판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집중해야만 한다. 너무 슬프다. 다시는 이런 기분을 다시는 느끼고 싶지 않다. 경기에서 진 것 같다. 좋은 교훈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A매치 주간 충분한 휴식을 하고 나와 가벼운 몸 놀림을 보인 손흥민은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유럽 축구전문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도 2골 1도움을 기록한 케인(10점)에 이어 2번째로 높은 평점 8.3을 손흥민에게 부여했다.

그러나 팀 승리 없이는 영광도 없다. 손흥민은 물론이고 케인, 조세 무리뉴 감독까지 모두 다시 한 번 승부의 법칙을 되새기게 만드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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