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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제' 손흥민 되고 '미필' 이강인-백승호는? 김학범 확고한 원칙주의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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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제' 손흥민 되고 '미필' 이강인-백승호는? 김학범 확고한 원칙주의 [SQ포커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4.2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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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병역 무관, 간절함, 팀 퍼스트.

김학범(61)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이 내세운 원칙이다. 올림픽을 앞두고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는 방법 외에 다른 것은 고려치 않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김학범 감독은 28일 경기도 파주시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는 3개월 앞으로 다가온 도쿄올림픽 출전 명단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손흥민(29·토트넘 홋스퍼)도 와일드카드 명단에 포함될 수 있고 이강인(20·발렌시아)과 백승호(24·전북 현대)도 안심할 수 없다는 게 핵심이다.

김학범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이 28일 파주NF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선수 구상에 대한 생각을 밝히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선수 선발은 감독 고유 권한이라지만 중요 대회를 앞두고 논란이 일기도 한다. 공교롭게도 3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이끌던 김학범 감독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대표팀에서 부진하던 황의조(29·보르도)를 선발하자 ‘인맥축구’라는 비판이 일기도 했는데, 황의조는 9골을 터뜨리며 대회 득점왕을 차지하며 한국에 금메달을 안겼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밝힌 김학범 감독의 생각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이 중에서도 가장 관심이 쏠리는 건 와일드카드 구상. 손흥민과 황의조 등 국가대표 핵심 선수들이 물망에 올랐고 김학범 감독도 이들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김 감독은 “6월 A매치 기간에 하는 훈련이 굉장히 중요하다. 모두 와일드카드 후보다. 전 포지션 11명이 대상”이라며 “손흥민도 포함이다. 50명 명단이 이미 대한체육회로 넘어갔다. 6월에 이 선수들을 전체적으로 파악해서 와일드카드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의조는 최근 김 감독이 부르면 올림픽에 나설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2선 자원에 비해 김학범호엔 확실한 포워드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황의조가 합류한다면 천군만마를 얻는 것과 같을 수 있다. 올 시즌 보르도에서 11골 2도움으로 경기 감각도 절정에 올라 있다. 김 감독과 함께 한 시간이 길어 그의 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도 메리트다. 이미 병역 특례를 받았지만 재정난을 겪고 있는 보르도 입장에선 올림픽을 황의조 몸값을 올릴 수 있는 쇼케이스로 여길 수 있다는 점에서도 차출 가능성이 낮다고만 볼 수는 없다.

김 감독은 병역 의무를 마친 손흥민(왼쪽)과 황의조도 와일드카드에 포함돼 있다며 최상의 선수 구축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김학범 감독도 환영의사를 나타냈다. 다만 “본인이 의사를 밝혔다고 해서 쉽게 들어가는 것은 없다. 다른 자리가 더 급할 수도 있다. 와일드카드는 진짜 필요한 자리에 써야 한다”며 “상황이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모든 것을 평가를 한 다음에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근 조추첨에서 최상의 결과를 받았다는 평가를 받은 김학범호다. 남미나 유럽의 강호들을 피했고 온두라스, 루마니아, 뉴질랜드와 한 조에 편성됐다. 김 감독도 “조 편성 잘됐다고 하니 더 부담된다. 내 생각과는 반대로 됐다”면서도 “제일 껄끄러웠던 팀은 아프리카였는데 뉴질랜드가 된 것은 다행이다. 조별리그 통과하면 맞붙을 팀이다. 하나씩 해결하라는 뜻 같다”고 전했다.

그렇기에 더욱 성적에 대해 욕심을 낼 수밖에 없다. 올림픽에선 메달을 목에 걸면 병역 특례를 누린다. 한국 축구 미래를 위해서도 중요한 부분. 이 때문에 이강인, 권창훈(27·프라이부르크) 등의 발탁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인데, 김 감독은 이보다는 무조건 베스트 라인업을 꾸린다는 생각이다. 

“병역 관련 부분은 안 다뤘으면 좋겠다. 관련 없다. 우리가 성적을 내기 위해선 병역 문제는 상관이 없다. 필요한 선수라면 개의치 않고 누구든지 뽑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승선이 유력해 보였던 백승호(왼쪽)와 이승우 등에 대해서도 "'난 대표팀 선수이니 나를 뽑겠지'라는 생각도 하면 안 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간절함이 없거나 방심하고 있을 일부 선수에 대해서도 경고를 날렸다. “‘난 대표팀 선수이니 나를 뽑겠지’라는 생각도 하면 안 된다. 우리 팀에 맞지 않으면 뽑을 생각이 없다”며 “A대표팀에 가 있는 선수들의 기량이 굉장히 떨어져 있다. 몸의 밸런스가 깨져 있다. 본인이 A대표팀 선수더라도 우리 팀에 맞지 않고 기량이 떨어질 경우 가차 없이 뽑지 않겠다”고 말했다.

올림픽 출전이 유력할 것이라고 예상됐던 권창훈과 이강인, 백승호 등에게도 자극제가 던져졌다. 김 감독은 “백승호가 선발로 출전한다고 해서 일정을 변경해서 경기를 보러 갔다. 격리 뒤 상황이라 몸 상태가 좋을 수 없다”며 “내가 본 바로는 좋지 않다 앞으로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이름 있다고 해서 절대로 선발하진 않는다”고 전했다.

선수의 이름값이나 지금껏 보여준 것보다는 팀에 가장 필요로 하는 선수를 찾겠다는 것. “경기를 못 뛰어도 팀에 도움이 되고 필요한 선수는 뽑을 것이다. 이강인, 이승우도 마찬가지다. 똑같은 잣대를 들이댈 것”이라며 “18인 명단이 굉장히 좁기에 선수 선발을 잘못하면 문제가 생긴다. 권창훈도 와일드카드 후보 11명 안에 있지만 얼마나 도움될 지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미 아시안게임에서 성과를 냈던 김 감독이다. 연령별 대표팀이라는 특성상 아시안게임 때와는 주축 선수들이 대부분 바뀌었지만 오랫동안 지켜봐 온 만큼 선수 파악과 팀 운영 방법은 틀이 잡혀 있다.

이제 성과를 내는 일만 남았다. 아시아를 벗어나 세계 무대로 나선다. “축구는 도전”이라는 김학범 감독은 “목표 없이 대회에 참가하는 건 의미 없다. 어떤 색이든 메달 하나는 들고 올 것이다. 조 편성 후 경기는 시작됐다. 가는 여정이 굉장히 힘들고 어려운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하나씩 차분하게 격파를 해나가야 한다. 피해갈 수 없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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