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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호 속도는 합격, 프랑스전 명확한 과제 [올림픽 축구 평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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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호 속도는 합격, 프랑스전 명확한 과제 [올림픽 축구 평가전]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7.14 0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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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글 김의겸·사진 손힘찬 기자] 우승후보를 상대로 대등히 맞서며 자신감을 충전했다. 또 다른 강호와 최종 모의고사를 앞두고 주어진 과제는 명확하다. 와일드카드 중 한 장을 김민재(25·베이징 궈안)에 쓴 이유가 여실히 드러났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 축구 국가대표팀은 13일 경기도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아르헨티나와 평가전을 치러 2-2로 비겼다.

2000년대 들어서만 올림픽에서 2회 우승한 국제축구연맹(FIFA·피파)랭킹 6위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내용과 결과 모두 잡았다. 경기를 마친 뒤 김 감독도 "강호들과 대결을 통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었다. 오늘 경기는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지난해 이집트 3개국 대회는 물론 지난달 가나와 2연전을 통해 드러난 수비불안 문제는 여전했다. 이날 소속팀에서 한솥밥을 먹는 김재우-정태욱(이상 대구FC) 센터백 조합을 들고 나왔는데, 제공권에선 강점을 보였지만 아르헨티나 공격진에 여러 차례 공간을 노출하며 흔들렸다.

정태욱(오른쪽 두 번째)-김재우(오른쪽 첫 번째) 센터백 조합은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고전했다.
정태욱의 압도적인 제공권은 적장으로부터 인정받았다.
정태욱의 압도적인 제공권은 적장으로부터 인정받았다.

키 194㎝ 장신 정태욱은 K리그(프로축구)에서도 가장 공중볼에 능한 수비수로 통한다. 김재우는 발이 빨라 공간 커버에 강점을 가졌다는 평가다. 장점만 취합하면 좋은 조합이었지만 이날 아르헨티나의 강력한 공격진을 맞아 고전했다.

잘게 썰면서 들어오는 아르헨티나 공격진에 물러나는 수비로 대응하다 몇 차례 위협적인 슛 기회를 내줬다. 전술상 전형적인 홀딩 미드필더가 없는 상황에서 보호를 제대로 못받은 측면도 있지만 조원희 KBS 축구 해설위원도 전반적으로 클리어링이 잘 안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와일드카드로 풀백이 아닌 A대표팀 주전 센터백으로 유럽의 관심을 받고 있는 김민재를 발탁한 이유를 느낄 수 있었다. 결국 목표로 하는 메달을 위해선 아르헨티나급 공격력을 갖춘 강호를 상대로도 좋은 수비를 보여줘야만 한다.

이날 김민재는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아직 소속팀에서 거취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올림픽 본선 차출을 허락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과 맞물렸다. 경기가 끝나고 김학범 감독은 "김민재가 본선에 갈 수 있도록 구단과 계속 협의 중"이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격진에선 '김학범호'를 대표하는 스피드스타 엄원상이 눈에 띄었다.
공격진에선 '김학범호'를 대표하는 스피드스타 엄원상이 눈에 띄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한 이동준(왼쪽)도 빠른 발로 아르헨티나를 괴롭혔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한 이동준(왼쪽)도 빠른 발로 아르헨티나를 괴롭혔다.

수비에서 다소 흔들렸지만 경기 전체를 놓고 보면 긍정적인 요소도 많았다.

스피드가 좋은 이동준(울산 현대)을 최전방에 세우며, 전형적인 스트라이커 없는 선발 공격진을 꾸렸는데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특히 오른쪽 윙어 엄원상은 풀타임을 소화하며 빠른 발을 활용, 꾸준히 상대를 괴롭혔다. 역습시 큰 폭으로 벌려 들어가는 그의 움직임은 킥이 좋은 이동경(울산), 이강인(발렌시아) 등 2선 동료들과 시너지를 냈다.

전반 중반까지 공격 전개에 애를 먹었지만 중반부터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이동경과 엄원상이 호쾌한 중거리포로 골을 만들었다. 후반 들어 30분가량 황의조(지롱댕 보르도)와 권창훈(수원 삼성) 등 와일드카드와 이강인까지 기존 선수들과 실전에서 호흡을 맞췄는데, 투입 이후 확실히 공격에 무게가 실렸다. 공 간수 능력이 좋은 이강인과 권창훈은 공격 속도를 한 차원 끌어올렸다.

페르난도 바티스타 아르헨티나 감독은 "한국은 특히 제공권이 좋았다. 한국 수준이면 대회에서 강력한 라이벌이 될 거라 생각한다. 한국과 같은 조에 편성된 다른 팀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조직력이 좋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팀"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올림픽 대표팀은 14일 하루 회복에 전념한 뒤 출정식을 겸하는 프랑스전에 대비한다. 프랑스는 피파랭킹 2위이자 또 다른 대회 강력한 금메달 후보다. 대진상 8강에서 만날 수 있어 더할 나위 없는 스파링이다. 빅리그 출신 백전노장 공격수 앙드레피에르 지냑과 미드필더 플로리앙 토뱅(이상 티그레스)이 와일드카드로 합류했다. 노련한 공격진을 상대로 수비력을 점검할 수 있는 경기가 될 전망이다. 경기는 1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며 SBS, 쿠팡플레이에서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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