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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9연패' 강채영 장민희 감격 세리머니, 장혜진 해설 눈물 [도쿄올림픽 여자양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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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9연패' 강채영 장민희 감격 세리머니, 장혜진 해설 눈물 [도쿄올림픽 여자양궁]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7.25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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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강채영(25·현대모비스)과 장민희(22·인천대)가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고 눈물을 흘렸다. 막내 안산(20·광주여대)이 2관왕에 등극하자 5년 전 리우 대회 2관왕에 오른 장혜진 MBC 양궁 해설위원도 자신의 일인 듯 기뻐하더니 이내 눈물까지 흘렸다.

양궁 단체전이 올림픽에 도입된 이래 모든 대회를 석권한 세계최강 한국 양궁 여자 국가대표팀은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른 뒤 유쾌한 세리머니를 펼쳤지만 애국가가 울려퍼진 뒤에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장혜진 위원은 결승전 앞서 "당연한 금메달은 없다"며 선수들의 중압감을 대신 전했다. 당연한 것처럼 우승했지만 당연하지 않은 치열한 내부경쟁과 정상을 지켜야 한다는 중압감을 이겨내야만 했다. 

강채영, 장민희, 안산으로 구성된 한국 양궁 여자 대표팀은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를 6-0(55-54 56-53 54-51)으로 완파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양궁 단체전이 첫 선을 보인 1988년 서울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올림픽 9연패를 달성했다. 9개 대회 연속 한 국가가 특정 종목 올림픽 금메달을 독식한 건 한국 여자양궁이 3번째다. 지금까지 올림픽에서 금메달 25개를 축적한 양궁은 쇼트트랙(24개)을 넘어 한국 스포츠 최고 효자종목 지위를 되찾았다.

전날 열린 혼성 단체전에서 남자 대표팀 막내 김제덕(17·경북일고)과 짝을 이뤄 우승하며 한국 선수단 첫 금메달을 선사한 안산은 단체전 금메달까지 2관왕에 올랐다. 이번 대회 전체를 통틀어도 첫 2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개인전에서 양궁 사상 첫 3관왕까지 노려볼 수 있다.

수년간 세계 최강으로 꼽혔지만 유독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었던 강채영은 애타게 바라던 금메달을 드디어 목에 걸었다. 대회 앞서 여러 차례 치른 자체 평가전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장민희도 제 몫을 다하며 첫 올림픽 메달 획득 기쁨을 만끽했다.

특히 세계 1위로 오랫동안 군림한 강채영은 5년 전 리우 대회 선발전에서 1점 차로 장혜진에 밀려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한 아픔을 털어냈다. 지난해 선발전을 통과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회가 미뤄지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지난 5년 동안 실력을 더 갈고 닦았다. 남자선수들이 사용하는 43~44파운드짜리 활을 거뜬히 소화할 수 있는 파워를 길렀고, 본선에서 실력을 입증하며 한풀이에 성공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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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채영이 5년 전 리우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한 아픔을 씻어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양궁의 '원칙주의'와 '완벽주의'가 쌓은 금자탑이기도 하다.

5년 전 리우 올림픽 전 종목 석권 신화를 쓴 기보배, 장혜진, 최미선 중 누구도 도쿄에 오지 못했다. 대한양궁협회 원칙에 따라 원점부터 대표선발전을 치른 결과 올림픽 경험이 전무한 강채영, 장민희, 안산이 뽑혔다. 한국 양궁 저변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협회는 지난 5월 본선이 열리는 유메노시마공원과 입지조건이 비슷한 전남 신안군 자은도에서 바닷가 특별훈련을 했다. 해안가에 위치해 바닷바람, 습도, 햇빛 등이 시시각각 변하는 환경 속에서 훈련하며 도쿄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상황을 미리 경험했다.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는 아예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 세트를 만들어 놓고 매일 시뮬레이션 훈련을 했다. 표적판 뒤에 전광판을 설치하고 포토라인, 셔터 소리, 장내 아나운서 등 미디어 환경까지 똑같이 조성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관중 없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빈 관람석까지 마련했는데, 그대로 적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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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장민희-강채영은 유쾌한 세리머니로 기쁨을 표현했다. [사진=연합뉴스]
장혜진. [사진=연합뉴스]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한 리우 올림픽 2관왕 장혜진은 이번 대회 MBC에서 해설위원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사진=연합뉴스]

단상에 오른 양궁 여자 대표팀 3인방은 활 시위를 당기는 시늉을 하더니 이내 활 대신 손가락 하트를 꺼내 보이는 세리머니로 바다 건너 고국에서 자신들을 응원한 국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결승마저 긴장감을 느낄 새도 없이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한 대표팀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장면. 그런 그들도 경기장에 애국가가 울려퍼지자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대회 앞서 선발전에서 탈락한 '현역' 선배 장혜진 해설위원은 "한국 오면 맛있는 것 사줘야 겠다"며 대견해했다. 자신 역시 본선 참가가 좌절돼 아쉬움이 상당했겠지만 선수들이 겪었을 압박감, 코로나로 대회가 미뤄져 느꼈을 초조함을 이해한다는 듯 따뜻한 축하 메시지를 잊지 않았다. 

26일에는 남자 대표팀이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여자 대표팀 기운을 받아 한국 양궁 전 종목 석권을 향한 행보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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