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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팀' 여자배구 4강, 김연경 향한 찬사...일본반응은? [도쿄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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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팀' 여자배구 4강, 김연경 향한 찬사...일본반응은? [도쿄올림픽]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8.05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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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국제배구 시선으로 볼 때 김연경(33·상하이 유베스트) '원맨팀'으로 통했던 한국 여자배구가 '원팀'이 돼 세계적인 명장 지오반니 구이데띠 감독이 이끄는 세계랭킹 4위 터키를 물리치고 4강에 들었다. 주장이자 에이스인 김연경을 향한 찬사가 쏟아진다.

세계랭킹 13위 한국 배구 여자 대표팀은 2020 도쿄 올림픽 배구 여자 8강에서 난적 터키를 세트스코어 3-2로 물리치고 4강에 진출했다. 대진표 상 6일 오후 9시 예정된 준결승에선 브라질(2위)을 다시 만난다.

터키전을 중계한 한유미 KBS 배구 해설위원은 "솔직히 4강에 갈 줄 몰랐다. (이호근 아나운서와) 한 경기만 더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중계에 임해왔다"며 감격에 젖었다. 9년 전 런던 올림픽 4강을 함께한 현대건설 소속 황연주 MBC 해설위원은 연신 눈물을 흘렸다. 

라바리니 감독을 보좌한 세자르 에르난데스 코치와 안드레아 비아시올리 전력분석관은 준결승에 안착한 뒤 서로를 끌어안고 "기적(miracle)"이라고 외쳤다. 이탈리아 출신 라바리니 감독은 이제 국내 한 언론사로부터 '배구 히딩크'라는 별명도 얻었다.

[사진=FIVB 제공]
김연경이 이끄는 여자배구 대표팀이 도쿄 올림픽 4강에 진출했다. [사진=FIVB 제공]
[사진=FIVB 제공]
김연경 활약에 찬사가 쏟아졌다. [사진=FIVB 제공]

김연경은 이날도 28점, 리시브효율 55.56%로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석연찮은 판정이 나올 때마다 심판진에 강력히 어필하며 분위기가 터키 쪽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애쓰는 등 특유의 리더십도 빛났다.

그는 경기 후 "마지막 올림픽 경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잠을 1시간 밖에 못 잤다"고 토로했다. 이제 어느덧 30대 중반이 된 그가 이틀 간격으로 이어지는 일정 속에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음에도 세계 최고 기량을 발휘한 것.

터키 대표팀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린 구이데띠 감독은 터키 명문클럽 바키프방크를 이끌던 시절 "김연경은 러시아의 신체조건과 일본의 기술, 미국의 힘과 브라질의 순발력을 모두 갖추고 있다.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선수"라고 극찬한 바 있다. 페네르바체에서 그랬듯 이날도 경계대상 1순위였던 김연경의 높은 벽을 다시 실감했다.

김연경은 이미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어렸을 때는 키가 작아 수비 전문 리베로로 시작했고, 고등학교 들어 급성장하면서 날개 공격수를 꿰찼다. 공격과 수비 모두 탄탄한 최고의 공수겸장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이다. 그 결과 세계 최고 리그로 평가받는 터키에서도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었다.

[사진=발리볼월드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FIVB는 김연경을 '10억 명 중 1명 나올까 말까 한 선수'라고 극찬했다. [사진=발리볼월드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터키전 활약에 국제배구연맹(FIVB)은 한술 더 떴다. FIVB는 이날 공식 인스타그램에 김연경 독사진과 함께 "우리는 말하고 또 말해왔다. 한국의 김연경은 10억 명 중 1명 나올까 말까 한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FIVB는 앞서 한국이 풀세트 접전 끝에 도미니카공화국을 물리치자 "김연경은 자신이 세계 최고 선수 중 한 명인 이유를 다시 한 번 보여줬다"고 찬사를 보냈다. 이어 일본마저 눌렀을 때는 김연경을 향해 "올림픽에 한 번 더 나오면 안 되냐"며 환호하기도 했다.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일본 내 현지반응도 마찬가지.

김연경은 과거 흥국생명을 떠나 JT마블러스에 입단하며 일본 V리그에서 2년간 활약한 바 있어 일본 내에서도 인기가 상당하다. 숙명의 한일전에서 패배를 안기며 일본이 8강 진출에 좌절하는 데 큰 타격을 입힌 상대지만 실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사진=야후재팬 캡처]
일본 누리꾼들도 라이벌 팀 에이스 김연경을 치켜세웠다. [사진=야후재팬 캡처]

한국의 4강행 소식을 전한 중앙일보발 번역기사에 일본 누리꾼은 "마블러스에서 뛰며 동일본 대지진 때 거금을 선뜻 내놓았던 김연경. 그로부터 벌써 10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현역인 것은 물론 팀 내에서 득점도 가장 많은 것에 놀랐다. 한국에서 '100년에 한 명'이라 표현하고 있지만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위대한 선수다. 일본 팀으로서는 환영할 수 없지만, 3년 후에 파리도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썼는데, 많은 공감을 얻었다.

다른 누리꾼은 "(김)연경의 기백이 대단했다. 한국의 간절함과 김연경의 집념으로 승리를 쟁취한 느낌이다. 에이스의 격차를 보여주는 듯했다"고 감탄했다. 다른 네티즌은 "절대적인 에이스, 이기겠다는 집념, 끝까지 공을 따라가는 끈기가 지금의 일본이 한국을 이길 수 없는 이유일 것"이라며 "터키전에서 다시 보여줬다. 준결승도 열심히 해서 이기세요. 응원하고 있겠다"고 했다.

특히 올림픽을 5개월여 앞두고 이재영·다영 쌍둥이가 이탈해 조직력을 다시 다져야 했음에도 3연속 8강을 넘어 9년 만에 준결승에 진출해 메달까지 노리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기도 했다.

9년 전 득점왕과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던 김연경이 여전히 올림픽을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일 극적인 드라마를 쓴 대표팀 활약에 상승세를 탄 여자배구 인기는 한층 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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