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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떠나는 양효진이 뒤따를 후배들에게 [여자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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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떠나는 양효진이 뒤따를 후배들에게 [여자배구]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8.25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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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스포츠Q(큐) 글 김의겸·사진 손힘찬 기자] 양효진(32·수원 현대건설)이 태극마크를 반납한다. 십여 년 동안 국가대표팀을 이끈 김연경(33·상하이 유베스트), 김수지(34·화성 IBK기업은행)와 함께 은퇴하니 벌써부터 한국 여자배구의 국제 경쟁력 저하를 걱정하는 이들도 많다.

양효진은 의연했다. 마지막 올림픽을 돌아보며 자신이 국가대표 타이틀을 내려놓는 이유를 전했다.

양효진은 24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1 의정부·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조별리그 B조 IBK기업은행과 2차전 스타팅라인업에서 빠졌지만 1세트 0-7까지 밀리자 교체 투입됐다.

1세트를 내준 현대건설은 2세트부터 선발로 나선 양효진 활약에 힘입어 세트스코어 3-1 역전승을 따내고, 한국배구연맹(KOVO)컵 4강 진출을 확정했다. 양효진은 블로킹 10개로 이 대회 한 경기 최다 블로킹 신기록을 세우면서 16점을 올렸다. 4세트 모두 뛴 IBK기업은행 윙 스파이커(레프트) 김주향과 함께 이 경기 최다득점자이기도 하다.

소속팀 현대건설에 돌아온 양효진이 제대로 뛴 첫 경기부터 경기 최다득점을 올리며 승리를 견인했다.

원래 양효진에 휴식을 부여하려 했던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우리 팀 측면 높이가 낮기 때문에 중앙까지 내주면 경기가 어려울 것 같았다. 이렇게 지면 앞으로 좋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 같아 급하게 투입했다"며 "양쪽 날개를 활용하는 배구를 하고 싶은데, 오늘 양효진 활약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가운데를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만큼 양효진이 경기를 지배했다.

경기 후 만난 양효진은 "감독님께서 빠른 플레이로 사이드를 살리고 싶다고 하셨다. 아무래도 내가 들어가면 중앙이 살아나 사이드 활용 면에서도 더 좋은 효과가 난다고 생각한다. 후반부로 갈수록 나를 많이 활용한 것 같다"며 강 감독 배구 기조에 자신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고 봤다.

올여름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했다. 여자배구 대표팀은 3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했는데, 양효진은 김연경, 김희진(IBK기업은행)과 함께 모두 현장에 있었다. 4강, 8강, 4강이라는 호성적에 앞장섰다. 10년 넘게 대표팀 중앙을 지켰다. 날개에 김연경이 있다면 중앙에선 양효진이 붙박이로 뛰어왔다.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은퇴를 결정했다. 앞서 이미 마음 먹은 상황이었기에 대회를 치르면서 많은 감정이 오갔다. 

"이탈리아에서 치른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때부터 많이 힘들었지만 마지막이니 좀 더 힘내자는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마지막 순간이 오면 시원할 줄 알았는데, '정말 내가 은퇴할 시기가 온 건가' 한는 생각에 이상했다. 어렸을 때부터 수많은 대회를 뛰었는데,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언니들이 그렇게 많이 우는 건 처음 본 것 같다. 나도 선수들 앞에서 꺼이꺼이 운 건 처음이었다. 속에 있던 아쉬움과 섭섭함이 섞인 묘한 감정들이 표출됐다"고 돌아봤다.

도쿄 대회를 끝으로 은퇴하는 양효진이 마지막 올림픽을 돌아봤다.
[의정부=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경기 후 만난 양효진이 후배들에게 조언을 건넸다.

올림픽 4강에 두 차례나 올랐지만 이번 대회는 양효진에게 의미가 더 남달랐다. 어려운 상황들을 극복하고 마지막이라며 나선 대회에서 기대 이상 성적을 거뒀다. 또 전 국민적인 관심을 받았고, 메달을 따내지 못했음에도 모두가 환대했다.

"4강에 올랐던 두 대회 모두 기억에 남지만 이번에는 특히 4위를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동메달결정전은 특히 메달이 눈앞에 잡힐 듯한 경기였기 때문에 더 남달랐다. 어렸을 때는 메달 못 딴 게 정말 아쉽다는 생각만 들었다면, 지금은 메달은 못 땄지만 그럼에도 값진 걸 얻어왔다는 생각이다. 팀워크도 너무 좋았기 때문에 이번엔 정말 아쉬움 하나 없이 돌아온 것 같다."

주전 센터로 뛴 양효진, 김수지가 한 번에 은퇴했다. 이제 센터 자리는 무주공산이다. 본선에서 뒤를 받친 박은진을 필두로 정호영(이상 대전 KGC인삼공사) 이다현(현대건설), 이주아(인천 흥국생명) 등 뒤를 잇는 후배들이 많지만 평균 신장 189㎝에 달하는 3인방의 이탈은 대표팀 높이와 경험에 있어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양효진은 후배들의 가능성을 치켜세웠다. "어린 선수들 중에 좋은 선수들이 많다. 하려는 의지도 많고, 배구 열정도 커 좋게 보고 있다. 시간의 흐름상 대표팀도 교체의 시기가 필요하다. 우리도 어렸을 때 그랑프리에서 1승만 하고 돌아오기도 했다. 처음부터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계속 열정을 갖고 부딪치다보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수지도 도쿄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김수지도 은퇴를 선언했다. 주전 센터 둘 모두 태극마크를 반납했으니 세대교체가 불가피하다.

양효진은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도 곁들였다.

"대표팀에서 뛴 경험은 한 해도 빠짐 없이 내게 많은 도움이 됐다. 국제대회를 다녀온 뒤에는 늘 보고 배운 걸 V리그에서 시도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입단했을 때 속공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는데, 국제대회를 통해 감을 잡았다. 세계의 다양한 선수들을 접하면서 내게 플러스가 될 수 있는 것들을 흡수하려고 했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돌아봤다.

시즌이 끝나면 늘 비시즌 현대건설에서 자리를 비웠다. 태극마크를 달고 선수촌에서 훈련하고, 쉴 틈 없이 세계대회에 나섰다. 이제 더 이상 대표팀 일정은 없지만 V리그에서 활약은 이어간다. 지난 시즌 팀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느끼는 책임감이 상당하다. 

"항상 대표팀 다녀오면 컨디션이나 체력적인 문제는 있을지 몰라도, 돌아보면 경기감각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몸 관리 잘 한다면 다가오는 시즌이 재밌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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