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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위기론 일단락, 여전히 아쉬운 선수운용 [한국 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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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위기론 일단락, 여전히 아쉬운 선수운용 [한국 이란]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10.13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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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파울루 벤투(52)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아시아 최강 이란을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위기론이 일단락 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아자디 스타디움 원정 사상 첫 승리를 놓친 이유가 아쉬운 선수운용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선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국제축구연맹(FIFA·피파)랭킹 36위 한국 축구 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 방문경기에서 이란(22위)과 1-1로 비겼다. 2승 2무(승점 8) 무패로 이란(3승 1무·승점 10)에 이은 조 2위를 유지했다.

이번 최종예선 3연승을 달리던 이란의 A매치 11연승을 저지했다. 이 경기 앞서 최근 이란전 6경기 동안 2무 4패 무승으로 부진한 것은 물론 경기력도 좋지 않았는데, 이날은 안방에서 경기하는 이란을 거세게 몰아붙이며 잠시 동안 승리를 목전에 두는 등 달라진 면모를 보여줬다.

후반 3분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선제골을 넣었지만 후반 31분 알리레자 자한바크슈(페예노르트)에 동점골을 내줘 아쉬운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이로써 이란과 통산 상대전적은 9승 10무 13패. 난공불락으로 통하는 아자디 스타디움 방문경기 첫 승 획득은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지금껏 아자디 스타디움에선 3무 5패다.

손흥민이 득점 후 포효하고 있다. [사진=AFC 공식 홈페이지 캡처]
손흥민이 득점 후 포효하고 있다. [사진=AFC 공식 홈페이지 캡처]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벤투 감독의 선수교체 타이밍이 아쉽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좌우 풀백을 높이 전진시켜 공격 숫자를 늘리는 전술을 주로 활용하는 '벤투호'는 부임 후 우루과이, 칠레, 콜롬비아 등 강팀을 만났을 때 좋은 결과를 얻었다. 수비라인을 올려 맞서는 팀을 상대할 때 열리는 수비 배후 공간을 활용해 득점에 성공했는데, 이날도 손흥민이 이재성(마인츠)의 절묘한 패스를 받아 오프사이드 라인을 붕괴, 선제골을 넣었다.

손흥민은 지난 7일 시리아와 3차전 홈경기 결승골에 이어 2경기 연속 필드골을 터뜨리며 해결사로 나섰다. A매치 데뷔 후 지난달까지 앞서 최종예선 15경기 동안 2골에 그쳤는데, 이달에만 2골을 추가했다. 

특히 이번 이란전 원정골은 의미가 남다르다. 지난 2009년 남아공 월드컵 최종예선 당시 골을 넣은 박지성(은퇴) 이후 12년 만에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득점한 한국 선수로 이름을 새겼다. 1977년 이영무(은퇴) 이후 44년 만에 이란 원정에서 처음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벤투 감독은 지난 7일 안방에서 치른 시리아전과 비교했을 때 선발명단에 한 자리만 변화를 줬다. 공격수 성향이 강한 송민규(전북 현대) 대신 중원 싸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이재성을 4-2-3-1 전형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 황인범(루빈 카잔)과 정우영(알 사드)이 버티는 중앙을 돕게 했다.

이재성은 전반부터 강하게 상대 수비를 압박하고, 폭넓게 움직이며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히 했다. 후반 3분 역습 과정에서 수비 뒤로 돌아 움직이는 손흥민에게 정확한 패스를 배달, 도움도 적립하는 등 기대에 부응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재성(왼쪽)은 전반에 맹활약했지만 후반 중반 들어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결국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하지만 후반 중반에 접어들자 선수들은 지쳤다. 이란은 실점 후 공세를 높였고, 한국 수비도 전처럼 라인을 높이기 어려운 상황에서 공수 간격이 벌어졌다. 역습이 중간에 차단되는 일이 많았고, 포백을 보호하는 역할을 맡는 3선의 정우영과 황인범은 계속해서 많은 체력을 소진했다.

실점도 한국의 공격이 끊긴 뒤 발생했다. 이재성이 공을 빼앗겨 이란의 카운터 어택을 맞았다. 이란의 전개가 매끄럽지 않았지만 골키퍼 김승규(가시와 레이솔)의 판단 실수로 크로스를 내줬고, 다소 허망하게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한국이 선제골을 넣었을 때 이란은 잠시 허둥지둥했다. 자신감을 충전한 한국은 공을 잘 간수하며 점유율을 유지했고, 이란은 거친 반칙을 범하며 초조한 기색을 드러냈다.

하지만 해발 1273m 고지대에 자리해 '원정팀의 무덤'으로 통하는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90분 동안 쉴 새 없이 뛰어다니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11명 중 10명이 불과 5일 전 지구 반대편 한국에서 선발로 나섰으니 전반적인 에너지 레벨이 떨어진 상황이었다. 황의조(지롱댕 보르도), 이재성 등 공격진뿐만 아니라 수비수 홍철(울산 현대)도 체력이 소진되자 집중력을 잃고 흔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교체 타이밍을 늦췄다. 공수 간격이 벌어져 악순환이 반복됐지만 일단 신중히 상황을 지켜봤다. 왼쪽 측면에서 연달아 돌파를 허용하자 후반 25분 레프트백 홍철 대신 김진수(전북)를 투입한 것 외에는 변화 없이 라인업을 유지했다. 결국 6분 뒤 실점했다.

벤투 감독은 다소 늦게 승부수를 띄웠다. 후반 36분이 돼서야 황의조와 이재성을 나상호(FC서울)와 이동경(울산)으로 바꿔줬다. 둘은 수비에서 건네 받은 공을 운반하고 공수 가교 역할을 한 것은 물론 빠른 발로 돌파하고, 강한 전방압박으로 상대의 공격 전개를 방해했다. 두 선수 투입 후 한국은 다시 주도권을 찾을 수 있었다. 나상호는 후반 추가시간 막판 결정적인 결승골 기회를 잡기도 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벤투 감독은 원정 무승부 결과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벤투 감독은 오랫동안 플랜 B 부재로 비판받아왔다. 상대가 어떤 팀이든 4-2-3-1 전형에 후방에서 시작하는 빌드업을 강조하는 축구를 주문했다. 또 손흥민 등 주전 의존도가 높다는 평가도 이어진다. 경기 중 교체카드 활용이 과감하지 못하다는 말도 나온다. 이날도 판단이 다소 아쉬웠다.

부임 후 처음 치른 토너먼트 대회였던 지난 2019년 1월 아시안컵 때도 벤투 감독은 이틀 전 영국에서 경기한 손흥민을 중국과 조별리그 최종전에 풀타임 출전시켜 논란이 됐다.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한 뒤 치른 경기였기에 논란은 가중됐다. 하지만 8강에서 탈락했으니 결과도 얻지 못했다.

지난달 국내에서 이라크, 레바논 등 상대적 약팀들을 상대로 졸전을 치른 탓에 벤투 감독을 향한 여론이 차갑게 식었는데, 이번 2연전 달라진 경기력으로 선방하면서 이를 잠재우는 듯하다. 다만 선수운용에서 개선해야 할 여지는 충분해 보인다.

벤투 감독은 "전반에는 우리가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였고, 득점 뒤에는 이란이 잘 대응했다. 이로 인해 경기 운영에 어려움이 따랐고, 전반처럼 경기를 지배하지 못했다. 하지만 상대가 동점골을 넣은 뒤에는 우리가 다시 경기를 컨트롤하면서 득점에 가까운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이란전에서 1점을 따 승점 8이 됐고,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총평했다.

주장 손흥민은 "홈경기에서도 이기려고 노력해야한다. 오늘 경기로 자신감을 얻었다. 우리가 이란 원정이 힘들듯, 이란도 원정경기가 어렵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최대 수확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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