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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건희 선봉' 두산, 삼성 대구축제 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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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건희 선봉' 두산, 삼성 대구축제 망쳤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1.11.09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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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두산 베어스가 대구의 축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삼성 라이온즈로썬 치욕적인 패배였다.

김태형 감독이 지휘하는 두산은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2021 신한은행 쏠(SOL) KBO(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을 6-4로 잡았다.

두산은 외국인 선발요원 둘(아리엘 미란다, 워커 로켓) 없이 가을야구를 치르는데도 전문가와 팬들의 예상을 깨고 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2경기, 준플레이오프에서 LG(엘지) 트윈스와 3경기 등 도합 5경기를 치러 체력마저 열세인데도 승전고를 올려 놀라움을 자아내는 중이다. 

홍건희가 실점 위기를 넘기고 미소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두산은 3판 2승제로 치러지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한 경기만 더 이기면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 올해는 2020 도쿄올림픽과 시즌 중단 등 일정이 밀리면서 플레이오프가 예년(5전 3승제)보다 단축됐다. 역대 3전 2승제 포스트시즌 18차례에서 1차전 승리 팀은 다음 라운드에 100% 진출했다.

5전 3승제 혹은 7전 4승제로 벌어진 역대 플레이오프에서도 1차전 승리 팀이 한국시리즈에 나아갈 확률은 78.4%(29/37)에 이른다. 더군다나 10일 2차전은 두산의 안방, 잠실에서 열린다. 절대 유리한 고지를 점한 베어스다. 

두산이 라팍에서 열린 첫 포스트시즌을 망쳤다. 2010년대 최강자(2011~2014‧4년 연속 통합우승) 삼성은 지난 5년간의 부진을 딛고 페넌트레이스를 2위로 마쳐 2016년 개장한 이곳에서 마침내 첫 가을 잔치를 벌인 터였다. 

1루 관중석에 등장한 사자상. 포스트시즌을 맞아 삼성 응원단이 준비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 응원단은 모처럼 ‘에어 사자’ 두 마리를 준비했고, 만원(2만3000석)에 가까운 관중(2만2079명)이 라팍을 찾아 분위기가 고조됐다. 1993년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15이닝을 투구수 181개 2실점 완투로 버틴 구단 레전드 박충식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감독을 시구자로 초청, 전의까지 다졌다.

기에 눌러서였을까. 두산은 초반 분위기를 내줬다. 정규시즌에 삼성에 절대우위를 점했던 선발 최원준이 1회말 흔들리면서 2점을 내줬다. 삼성은 구자욱과 호세 피렐라의 적시타로 기선을 제압했다. 라팍은 들끓었다.

그러나 가을만 되면 ‘타짜’로 변하는 곰들은 바로 다음 공격에서 반격했다. 김재환, 허경민의 안타, 박세혁의 볼넷으로 잡은 만루 찬스에서 강승호가 적시타를 맞춰 균형을 맞췄다. 이어 별명이 ‘정가영(정수빈 가을 영웅)’인 정수빈이 친 땅볼을 3루수 이원석이 흘리면서 뒤집기에 성공했다.

두산은 5회말 1사 만루 위기에서 구원으로 등판한 홍건희가 지난해까지 두산 소속이었던 오재일을 4(2루수)-6(유격수)-3(1루수) 병살타로, 6회말 1사 만루에선 박해민(1루수 땅볼), 김지찬(좌익수 뜬공)을 범타로 각각 처리하면서 리드를 유지했다.

기세를 올린 김태형호는 8회초 추가점을 냈다. 정수빈과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의 안타로 무사 1,3루를 만든 뒤 박건우의 병살타로 달아났다. 4-2. 이때 뽑은 한 점으로 8회말 실점에도 불구하고 앞선 채 9회를 맞이했다.

두산은 9회초 삼성의 자존심 오승환까지 두들겼다. 허삼영 삼성 감독이 9회말 반격을 위해 ‘끝판왕’을 올렸으나 박세혁의 솔로홈런에 김재호, 강승호, 정수빈까지 4연속 안타를 작렬하면서 스코어를 6-3으로 만들었다.

두산 양석환(가운데)과 박세혁이 플레이오프 1차전을 이긴 뒤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오재일(왼쪽 첫 번째)의 표정과 대조적이다. [사진=연합뉴스]

올 시즌 정규리그는 물론이고 개인 통산 포스트시즌 홈런이 하나도 없던 박세혁이, 그것도 국내 최고 마무리 오승환을 상대로 쐐기포를 터뜨리자 라팍엔 침묵이 흘렀다. 3점 차로 앞선 두산은 9회말 수비를 1실점으로 막고 웃었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의 주인공이 이영하(4이닝 무실점)였다면 이날은 홍건희가 반짝반짝 빛났다. 투구수 52개로 3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특히 흔들리던 최원준을 구해낸 5회 피칭은 압권이었다. 좌완 베테랑 이현승도 8회 2사 3루에서 박해민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1이닝 무실점으로 제몫을 톡톡히 했다.

한 번만 더 이기면 40년 프로야구사에 없는 7년 연속 한국시리즈행을 이루는 두산, 홈에서 밥상을 성대히 차렸으나 잔루 10개로 벼랑 끝에 몰린 삼성. 양쪽은 휴식일 없이 서울로 이동, 10일 밤 6시 30분 2차전을 치른다. 삼성은 왼손 백정현, 두산은 오른손 김민규를 선발로 각각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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