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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세 잠실구장', 젊어지는 중입니다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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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세 잠실구장', 젊어지는 중입니다 [프로야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1.21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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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야구계 오랜 숙원 사업이 드디어 해결된다. 추신수(39·SSG 랜더스)의 따끔한 한마디는 파장을 일으켰고 한국야구의 성지와 같은 잠실구장이 드디어 변신하게 됐다.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서울시 송파구 잠실구장.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가 함께 홈구장으로 쓸 만큼 1년 중 가장 많은 경기가 열리는 곳이지만 시설은 열악했다. 많은 구장들이 새로 지어졌고 리모델링 등을 통해 신식화된 곳이 적지 않았으나 잠실은 1982년 7월 개장 이후 가장 변화가 없는 구장 중 하나였다.

특히 9개 구장 중 가장 취약하기로 유명한 원정라커룸이 문제가 됐다. 드디어 야구계 요청에 서울시가 응답했고 새로운 환경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안방 잠실구장. 그동안 열악한 환경으로 지적됐던 원정 라커룸 공사에 한창이다. [사진=연합뉴스]

 

20일 두산 유희관이 정든 그라운드와 공식 이별하던 날. 은퇴 기자회견이 열린 잠실구장 한 켠은 공사로 어수선했다.

잠실구장 원정 라커룸은 악명이 높았다. 3루 측 원정팀 쪽은 라커룸이라고 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시설이 낙후됐고 비좁았다.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가뜩이나 좁은 복도 양 측면은 원정팀 선수들의 짐으로 채워져 있었다.

심지어는 복도에서 옷을 갈아 입기도 했고 휴식 공간이 마땅치 않아 버스를 이용하는 일도 있었다.

잠실구장 원정팀 라커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야구계에선 서울시에 오랫동안 리모델링 요구를 했다. 그러나 많은 돈을 들여야 하는 서울시는 이를 야구계 만큼 급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영향력 있는 스타의 중요성이 여기서 나타난다. 오랜 미국 메이저리그(MLB) 생활을 마치고 KBO리그에 온 추신수는 잠실구장을 겪어본 뒤 아연실색했다. “한국에 좋은 야구장이 많이 생겼지만 많은 야구장은 여전히 열악하다. 경기 준비에 악영향을 받을 정도”라고 비판했다.

원정 감독실과 화장실을 터서 여유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 넓직한 라커룸은 물론이고 물리치료실까지 들어선다. [사진=연합뉴스]

 

그의 한마디는 크게 화제가 됐다. 결국 서울시가 움직였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공사에 착수했는데, 당초 6억 원으로 책정했던 공사비도 야구계 요구 사항을 고려해 8억 원 이상으로 늘렸다.

가장 문제가 됐던 건 3루 측 라커룸. 3루 측에 자리했던 LG 사무실 옆 화장실과 원정 감독실까지 터서 충분한 공간을 확보했다. 라커 35개 내외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과 함께 원정 감독·코치실과 더불어 물리치료실까지 만들어진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공사 범위는 중앙 로비까지 이어져 있었는데, 이곳엔 장애인 화장실과 응급환자 치료실까지 들어선다. 

수치로도 잘 나타난다. 지난해까지 100㎡ 가량이었던 원정팀 편의시설이 223㎡로 두 배 이상 확대된다. 이번 공사는 본격적으로 시즌이 시작되기 전인 3월 중순 마무리될 예정.

고척스카이돔,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 광주-KIA(기아) 챔피언스필드, 창원NC파크 등 신축 구장들과 비교하긴 어렵지만 한국 야구의 중심으로서 개장 40년을 맞아 원정 선수들에게 보다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게 됐다는 건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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