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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러시아? 국가명 잃고도 못 버리는 도핑집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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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러시아? 국가명 잃고도 못 버리는 도핑집착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2.11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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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선 러시아란 이름도, 러시아의 국가도 들을 수 없다. 2020 도쿄 하계올림픽에서도 그랬다. 스포츠에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러시아 국적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이 원천봉쇄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러시아라는 이름을 공식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소속으로 출전한다. 과거 국가 주도 도핑 스캔들이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고 이로 인한 징계를 받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러시아가 금지 약물로부터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긴 어렵다. 이번 대회에서도 또 도핑 논란이 붉어지고 있다.

피겨 카밀라 발리예바가 11일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발리예바는 금지 약물 복용 의혹을 받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의 조직적 도핑은 큰 충격을 불러일으켰다. 2014년 자국에서 열린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도핑 결과를 조작한 밝혀졌다. 소변 샘플을 바꿔치기 하며 자국 선수들의 도핑 테스트를 통과시키는 악질적인 수법으로 스포츠 정신을 훼손했다. 이를 숨기고 올림픽에 나선 러시아는 금메달 11개 포함 총 29개 메달을 손에 넣으며 종합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대가를 치러야 했다. 러시아는 2017년 ‘회원 자격 정지’를 받았고 2019년 9월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러시아 반도핑기구 ‘모스크바연구소’에서 변조된 도핑 샘플을 발견한 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2020년 12월 러시아의 혐의를 인정하고 2년간 올림픽, 월드컵 등 주요 국제 스포츠 대회 출전권을 박탈했다.

평창 대회 때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 OAR(Olympic Athletes from Russia)’이라는 이름으로 출전했던 러시아가 도쿄 하계올림픽과 이번 대회 ROC로 출전한 이유다.

다만 실효성엔 의구심이 따라붙는다. 징계는 국가만을 가리키고 있어 개인 선수들은 올림픽에 앞서 출전권을 다투는 종목별 국제대회 등에선 모두 러시아 국기를 달고 뛰었고 이번 올림픽에도 누구라도 러시아 선수임을 알 수 있을 만큼 국기의 3색을 넣은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다. 

러시아 국적의 선수로서 존재감을 내비치지 못하게 하는 목적의 징계지만 선수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도핑과 러시아 정부의 연관성에 대한 질문에도 일종의 모범답안을 준비해 시치미를 뚝 떼고 있다.

도핑 논란 후 이틀 연속 훈련에 참여한 발리예바는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열지 않았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마치 징계가 별 것 아니라는 듯한 태도. 결국 사고가 터졌다.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인 카밀라 발리예바(16)가 금지 약물을 복용했다는 것. 지난 10일 베이징올림픽 개막 전 제출한 도핑 샘플에서 협심증 치료제이자 흥분제 효과를 내는 금지 약물 트리메타지딘이 발견된 것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러시아빙상경기연맹은 발리예바의 도핑 의혹에 관해 이렇다 할 입장을 내지 않고 있지만 최악의 경우 개인전 출전이 무산될 전망.

발리예바는 오는 4월에야 만 16세가 돼 세계반도핑기구(WADA) 규정에 따라 ‘정보공개 보호 대상자’로 분류돼 아직까진 구체적 정보 공개를 피해갈 수 있는 상황이다.

발리예바는 의혹 이후 이틀 연속 공식 훈련에 참가했는데 취재진의 관련 질문엔 입을 다물었다. 각종 연기 요소를 시도하며 장기인 쿼드러플(4회전) 점프까지 수행했으나 이 기술을 베이징 무대에서 펼쳐보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유영(18·수리고)도 출전하는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은 오는 15일에 열린다. 발리예바의 출전 여부에도 관심이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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