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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 김예림 '우아', 발리예바 패싱 '통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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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 김예림 '우아', 발리예바 패싱 '통쾌'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2.02.16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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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여왕’ 김연아를 보고 꿈을 키운 유영(18)과 김예림(19‧이상 수리고)이 생애 첫 올림픽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유영과 김예림은 1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을 각각 6위, 9위로 마감했다.

유영은 참가선수 30명 중 5조 3번째, 전체 27번째로 은반을 밟아 기술점수(TES) 36.80점, 예술점수(PCS) 33.54점 등 총점 70.34점을 받았다. 시즌 베스트(70.73점), 2019~202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그랑프리 2차 대회에서 작성한 개인 최고점(78.22점)보다는 낮은 점수다.

유영이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첫 번째 점프 과제인 트리플 악셀을 무사히 뛰었다. 착지엔 성공했지만 회전수 부족으로 다운그레이드 판정을 받은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과 트리플 플립 등 나머지 점프와 스텝, 스핀 등은 깔끔하게 처리해 프리스케이팅을 기대하게 했다.

무엇보다 도핑 반응에서 양성 반응을 보여 파문을 일으킨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바로 뒤에서 연기했는데도 전혀 흔들리지 않은 점은 고무적이다. 발리예바가 4년간 흘린 땀의 가치를 땅에 떨어뜨린 터라 어수선할 법도 한데 유영은 평정심을 지켰다.

유영에 앞서 4조 첫 번째, 전체 19번째로 출전한 김예림도 비교적 안정된 연기를 펼쳤다. 기술점수(TES) 35.27점, 예술점수(PCS) 32.51점 등 67.78점을 받았다.

김예림이 점프 착지 후 미소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그리고 트리플 플립 점프에서 회전수 부족으로 감점이 나왔으나 착지에서 넘어지지 않았다. 지난해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작성한 개인 최고점(73.63점)에는 5.85점 모자랐다.

상위 25위에게까지 주어지는 프리스케이팅 티켓을 여유 있게 확보한 유영과 김예림은 하루 휴식을 취한 뒤 17일 다시 연기한다. 김연아의 2010 밴쿠버 금메달이나 2014 소치 은메달(사실상 금메달) 같은 성적은 몰라도 2018 평창에서 최다빈(은퇴)이 기록한 7위는 충분히 노려볼만 하다.

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이해할 수 없는 구제 속에 기회를 얻은 발리예바는 1위(82.16점)로 쇼트프로그램을 마친 후 눈물을 보였다. 다만 첫 번째 점프 과제인 트리플 악셀에서 두 발로 착지하는 등 자신이 가진 세계 기록(90.45점)에 크게 못 미친 데서 멘탈이 크게 흔들리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발리예바가 워낙 압도적인 기량을 지닌 스케이터라 큰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 한 메달 획득이 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는 앞서 “발리예바가 여자 싱글에서 입상하더라도 꽃다발 전달과 메달 공식 시상식은 이번 대회에서 열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발리예바 때문에 기존 룰이 바뀌는 촌극도 빚어졌다. 본래 쇼트프로그램 상위 24명만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할 수 있는데 IOC는 “발리예바가 24위 안에 들면 프리스케이팅 출전 선수를 25명으로 늘리라”고 ISU에 요청해 규정에 변화가 생겼다.

도핑 논란 속에 은반을 밟은 발리예바. [사진=연합뉴스]

한편 국내 지상파 3사 중계진은 발리예바의 연기에 항의의 뜻을 분명히 보냈다.

이현경 아나운서, 이호정 해설위원이 호흡을 맞춘 SBS, 남현종 아나운서-곽민정 해설위원 조합의 KBS는 '침묵 해설'로 일관했다. 이호정 위원은 "도핑에 적발된 선수의 경기를 해설할 순 없었다. 설명하지 않은 점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곽민정 KBS 해설위원도 “많은 걸 책임지려면 출전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해진 MBC 해설위원도 “모든 선수들이 경기에 있어선 공정해야 한다. 특히 도핑같은 경우는 어떤 일보다도 안 좋은 행위”라고 일갈했다.

전날엔 김연아가 “도핑 규칙을 어긴 선수는 경기에 나설 수 없다는 원칙에 예외는 없어야 한다. 모든 선수의 노력과 꿈은 공평하고 소중하다”고 발리예바를 저격하는 포스팅을 올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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