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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치치 벽, 크리스 폴 '세월이 야속해' [N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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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치치 벽, 크리스 폴 '세월이 야속해' [NBA]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5.18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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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천재가드도 세월의 흐름을 막아낼 수는 없었다. 우승 트로피에 대한 강렬한 열망이 있었고 그 어느 때보다 가능성이 높아 보였으나 신성을 앞세운 상대는 자신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고 이는 쓰라린 결과로 이어졌다.

지난 16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미국프로농구(NBA) 2021~2022시즌 플레이오프(PO) 2라운드(7전 4승제). 콘퍼런스 파이널에 진출한 팀은 댈럭스 매버릭스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이상 서부), 마이애미 히트와 보스턴 셀틱스(이상 동부)로 압축됐다.

골든스테이트의 약진과 디펜딩 챔피언 밀워키 벅스의 탈락 만큼이나 주목을 받은 건 승률 1위 피닉스 선즈가 일격을 맞은 것이었다. ‘무관의 제왕’ 크리스 폴(37)은 이번에도 고개를 숙였다.

댈러스 매버릭스 루카 돈치치(왼쪽)은 시리즈 내내 집요하게 피닉스 선스 크리스 폴을 공략하며 팀의 콘퍼런스 파이널행을 이끌었다. [사진=AP/연합뉴스]

 

피닉스는 정규리그에서 64승 18패, 승률 0.780으로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다. 2위 멤피스 그리즐리스(0.683), 동부 1위 마이애미(0.646)와 비교해봐도 큰 차이를 보였다.

PO에서도 뉴올리언스 펠리컨스(4승 2패)를 꺾고 댈러스 매버릭스에 2승을 먼저 거두며 무난한 지구 결승행을 확정하는 듯 했다.

그러나 댈러스의 반격이 거셌다. 3,4차전을 잡아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더니 5차전을 내준 뒤 6,7차전을 다시 승리하며 피닉스를 울렸다.

특히 6,7차전 댈러스가 내세운 전략은 농구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댈러스는 6차전 27점 차, 7차전 33점 차로 대승을 거뒀다. 크리스 폴을 집중 공략하는 작전이었다. 폴은 현란한 볼핸들링과 야투 적중률, 동료를 활용하는 플레이로 NBA를 주름잡아온 가드. 그러나 상대적으로 왜소한 체구(183㎝ 79㎏)는 약점으로 평가받았다. 댈러스는 이 부분을 건드렸다.

특히 댈러스 공격을 이끄는 루카 돈치치(23)와 폴의 매치업을 강요하는 상황을 끊임없이 만들었다. 폴은 통산 9차례나 수비 5걸에 뽑힐 정도로 수비력도 정평이 나 있었으나 신장만 20㎝ 이상 차이나는 돈치치(201㎝ 104㎏)가 외곽에서부터 힘으로 밀고 들어오는 공격법을 막아설 방법이 없었다.

크리스 폴이 벤치에서 착잡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USA투데이/연합뉴스]

 

피닉스는 폴의 약점을 메우기 위해 도움 수비를 가기도 했으나 기술과 힘, 패스 등을 두루 갖춘 돈치치는 이러한 상황까지 염두에 둔 듯 공을 지켜냈고 오히려 빈 곳의 동료에게 기회를 전달하며 영리한 플레이를 펼쳤다.

댈러스의 반격이 시작된 3차전 이후 폴은 두 자릿수 득점을 만들어내는 것도 힘겨워보였다. 수비에 온 힘을 쏟아낸 탓이었다. 이로 인해 턴오버도 불어났다.

댈러스의 집요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폴의 기세가 잦아들자 또 다른 주포 데빈 부커까지 집중적으로 묶었다. 첫 두 경기에서 평균 125점을 올린 피닉스가 이후 5경기에서 30점 가까이 떨어진 평균 96점에 그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피닉스는 7차전 돈치치 등의 표적이 되지 않게 폴을 뒤로 숨겼다. 그러나 폴을 대신해 외곽 수비에 나선 빅맨들은 허술함을 노출하며 연이어 외곽포를 허용했다. 피닉스를 완벽하게 분석한 댈러스는 7차전 전반에만 57-27로 점수 차를 크게 벌렸고 일찌감치 축포를 터뜨렸다.

현대 스포츠는 각종 장비와 수치를 활용해 더욱 분석적으로 변하고 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폴은 이번 봄 세월의 흐름을 실감했고 이로 인해 더 커진 약점을 메우는 데 실패했다. 리그 4위 댈러스는 영리한 운영으로 천재가드가 이끄는 승률 1위를 잡아냈다.

이제 댈러스는 살아난 골든스테이트를 만난다. 댈러스의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한 영리한 농구가 폴에 이어 스테판 커리까지도 잠재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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