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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선언, 재난을 마주한 작은 사회 [Q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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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선언, 재난을 마주한 작은 사회 [Q리뷰]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2.07.26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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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익스트림 항공 재난 영화 '비상선언', 이미 이륙한 비행기 안에서 재난을 맞닥뜨린 인간, 그리고 사회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영화 '비상선언'은 2만8000피트 상공에 떠 있는 하와이행 KI501 항공편에서 벌어지는 테러를 다룬 국내 첫 항공재난물이다. 제목인 '비상선언'은 항공기가 정상적인 운항이 불가능할 때 무조건적인 착륙을 선언하는 비상사태를 뜻하는 용어다.

 

[사진=쇼박스 제공]
[사진=쇼박스 제공]

 

영화 '비상선언'은 의문의 남성이 비행기에 탑승한 이후 원인불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시작된다. 고통을 호소하다 짧은 시간 안에 사망한 탑승객을 시작으로, 여행의 기대감과 설렘으로 미소를 띠던 탑승객들은 혼란과 두려움에 휩싸인다.

비행공포증을 앓고 있는 재혁(이병헌)은 딸의 치료를 위해 하와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지만, 절체절명의 상황 앞에서 어린 딸을 지켜야만 한다. 부기장 현수(김남길)를 비롯해 사무장 희진(김소진) 등 승무원들은 150명의 승객을 살리기 위해 노력한다.

비행기 테러 사건은 지상에 있는 이들의 삶까지 뒤흔든다. 밀린 수사 업무로 아내와의 여행에 함께 하지 못하게 된 베테랑 형사팀장 인호(송강호)는 아내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과 형사로서의 의무감 속에서 고군분투하며, 국토부 장관 숙희(전도연)과 청와대 위기관리센터 실장 태수(박해준)는 국민을 지키는 선택을 위해 고뇌한다.

 

[사진=쇼박스 제공]
[사진=쇼박스 제공]

 

영화는 초반부터 '테러범'의 존재를 명확히 드러내며 재난으로 생기는 복잡한 사건들보다 재난을 겪는 사람들 각각의 드라마에 초점을 맞춘다. 어디로도 탈출할 수 없는 비행기 안에 있는 이들은 두려움에 떨고, 지상에서 비행기의 착륙만을 기다리는 이들은 무력감에 괴로워한다. 이처럼 영화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재난 앞에 선 사람들 각각의 이야기를 다루며 인간의 면면을 조망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안위가 우선인 사람, 압도적인 공포 속에서도 남을 먼저 배려하는 사람, 가족을 지키기 위해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사람 등 다양한 인간 군상이 등장한다. 영화는 도덕적이거나 비도덕적인 행동을 구분해 평가하기보다는 다큐멘터리를 연상시키듯 흔들리는 카메라로 이들을 '관찰'한다.

 

[사진=쇼박스 제공]
[사진=쇼박스 제공]

 

대한민국 최초로 '항공 재난'을 소재로 한 영화인 '비상선언'은 360도 회전하는 비행기 세트를 구현해 극한의 사실감을 더했다. 세트뿐만 아니라 조명, 특수효과 모두 실제 재난이 벌어지고 있는 비행기 안으로 관객을 끌어당기는 듯한 몰입감을 완성하는 데 일조했다.

무엇보다 '비상선언'은 피할 수 없는 재난을 마주한 인간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배우들의 열연이 빛난 작품이다. 특히 베일에 감춰진 탑승객 진석 역의 임시완은 맑은 눈빛으로 소름 끼치는 살기를 연기한다. 임시완은 영화 초반 빠르게 진행되는 전개를 독보적으로 이끌며 숨 막히는 긴장감을 자아낸다.

칸 국제영화제 월드 프리미어로 첫선을 보인 '비상선언'은 오는 8월 3일 개봉한다. 상영시간 140분.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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