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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JOB아먹기(87) 황덕연] '대세 해설' 되기까지 "패기가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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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JOB아먹기(87) 황덕연] '대세 해설' 되기까지 "패기가 중요합니다"
  • 스포츠잡알리오
  • 승인 2022.07.2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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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기우 객원기자] 크리에이터들이 제작하는 뉴미디어 콘텐츠가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못지않은 영향력을 지닌 시대다. 대형 유튜브 채널 콘텐츠의 규모와 퀄리티는 기존 미디어의 그것과 견주어도 전혀 뒤질 게 없는 수준이다.

스포츠산업, 그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이고 월드와이드한 종목인 축구산업에선 크리에이터들의 파급력이 상당하다. ‘이스타TV’, ‘슛포러브’, ‘고알레’ 등이 대표적. 그중 이스타TV의 최근 성장세가 놀랍다. 구독자 57만명, 누적 조회수 9억회를 돌파했으니 뉴미디어 스타트업의 대표적 성공사례라 할 수 있다. 

이스타TV는 2015년 이주헌 해설위원과 박종윤 캐스터가 팟캐스트 ‘히든풋볼’을 론칭하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반응이 뜨겁고 채널이 성장하자 2019년 7월 ‘랩추종윤’이라는 이름으로 법인 등록까지 마쳤다. 최근에는 방한한 손흥민 소속팀 토트넘 핫스퍼의 공식 파트너로 영상을 제작, 주가를 더욱 높였다.

스포츠산업 채용서비스 스포츠잡알리오(스잡알) 미디어스터디팀 ‘스미스’가 랩추종윤 직원이자 이스타TV 패널을 인터뷰했다. 유머와 전문성을 모두 잡아 대세로 떠오른 황덕연 SPOTV(스포티비) 해설위원이다. 그는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며 스포츠산업 종사를 꿈꾸는 이들을 위해 아낌없이 경험담을 털어놓았다. 

황덕연 해설위원.
황덕연 해설위원. [사진=본인 제공]

-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유튜브 이스타TV, 팟캐스트 히든풋볼의 고정 패널이자 스포티비에서 7년째 해설하고 있는 황덕연입니다.”

- 인터뷰 요청에 응한 이유는?

“스포츠잡알리오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2016년 4월에 가입했어요. 저 역시 대학생 때 스포츠산업에서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스포츠잡알리오를 통해 기자, 구단 프런트 채용 정보를 많이 얻었어요.

친분이 있는 김용남 캐스터가 스포츠잡알리오에서 인터뷰를 하고 왔는데 ‘너도 혹시 해볼 생각이 있니?’ 물었습니다. 스잡알에서 도움 받은 게 있기 때문에 인터뷰를 수락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 보통 하루 스케줄은 어떻게 되나요?

“박종윤 대표님의 하루 일과 브이로그 영상이 있는데 그것과 큰 차이 없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우리의 새벽이 유럽에선 활동 시간이죠. 아침에 일어나면 새로운 해외 축구 소식이 많습니다. 그래서 오전 6~7시에 대표님, 콘텐츠 제작 PD, 편집자들과 오늘 찍을 영상들의 주제를 잡습니다.

그리고 촬영을 시작합니다. 최근 이스타TV가 월~수 저녁에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할 일이 끝나면 집에 갔다가 회사에 다시 오거나, 회사에 쭉 머뭅니다. 목, 금요일은 비교적 여유시간이 있습니다. 금요일이 거의 유일한 쉬는 날이에요. 금요일 오전에 영상을 찍고 토요일 저녁 스포티비 중계 전까지는 스케줄이 없는 편입니다. 일주일 스케줄을 꽉꽉 채워 살고 있습니다.”

- 잠은 언제 주무시나요?

“다행히 어디서든 머리만 대면 바로 자는 편입니다. 같이 일하는 김수빈 캐스터, 임형철 해설위원은 예민해서 잠에 들기까지 조금 뒤척인다고 하는데 저는 누우면 바로 잡니다. 그래서 틈틈이 시간날 때마다 자려 합니다.”

- 취업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셨나요?

“대학 생활을 하다 보면 보통 1, 2학년 때 놀고 3, 4학년 때 정신 차리고 공부하며 학점도 채우잖아요. 저 역시 그랬고 진로에 대한 고민도 많았습니다. 이때 대외활동을 시작했습니다. UN환경계획 한국협회 산하 전국대학생연합 유넵엔젤(UNEP Angel)에서 활동했습니다.

인맥도 넓히고 재밌었는데 진로와는 관련이 없었죠. 내 진로를 확실히 정하고 그와 관련된 대외활동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후 대한축구협회 3급 심판 자격증에 도전했습니다. 이걸 취득하면 내가 축구를 좋아하고, 축구 쪽에서 일하고 싶으니 언젠가는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전북현대 명예기자도 했습니다. 전주에서 자랐고 전북의 팬이었습니다. 미디어쪽에서 일 하고 싶은 생각이 있으니 명예기자 일을 하면 좋지 않을까 싶었죠. 운이 좋았던 게 이 당시 전북 구단이 방송 해설자를 뽑았는데 합격했습니다. 전북현대 명예기자를 하며 소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대학을 다니며 많이 놀기도 했지만 진로와 관련된 활동들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프리뷰쇼 그린데이를 진행하고 있는 황덕연 위원. [사진=유튜브 '전북현대' 캡처]
프리뷰쇼 '그린데이'를 진행하고 있는 황덕연 위원. [사진=유튜브 '전북현대' 캡처]

- 이때부터 방송 일을 꿈꾸신 건가요?

“아니요. 원래 전북 프런트가 꿈이었습니다. 그런데 취업할 시기가 되니 전북의 위상이 너무 높아졌습니다. 장벽이 높았어요. 프런트는 힘들겠다 생각했죠. 그때 말하는 것을 좋아하고 친구들에게 재미있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으니, 방송 쪽 일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당시 공교롭게 스포티비 공채 해설위원 공고가 떴고 최종 합격하며 방송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 어떤 계기로 이스타TV에 입사하게 되셨나요?

“사실 이스타TV를 몰랐습니다. 이스타TV의 근본인 팟캐스트만 알고 있었죠. 당시 저는 송영주 해설위원이 진행하는 ‘오프사이드’라는 팟캐스트를 하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이주헌 대표님이 게스트로 오셨어요. 이때 같이 방송하고 술자리를 가지며 안면을 텄습니다.

어느 날 이 대표님이 연락을 주셨어요. 히든풋볼 새 패널로 합류할 생각이 있냐고 제안하셨죠. 속으로 ‘이거다’ 싶었습니다. 제 캐릭터가 히든풋볼이 추구하는 방송의 지향점과 잘 맞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시너지가 좋았어요. 이스타TV 규모가 점점 커지는데 출연진은 둘뿐이니 대표님들께서 기존에 함께 일한 바 있는 저에게 함께 일하자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 개인적으로 각별한 콘텐츠 있을까요?

“두 개가 생각납니다. 2019년 12월 23세 이하(U-23) 국가대표팀 킷매니저 일로 이집트를 다녀왔습니다. 입국 후 2주간 자가격리를 했어요. 이 기간에 짜장면만 먹고살기 챌린지를 했습니다. 하루 두 끼 점심, 저녁을 짜장면만 먹었습니다. 챌린지는 성공했죠. 그런데 카메라 하나 세워놓고 혼자 말하며 계속 먹고만 있으니, 콘텐츠가 재미없을 줄 알았는데 많은 분들이 재밌게 봐 주셔서 기억에 남습니다.

U-23 국가대표팀 킷매니저 일과 관련된 이야기를 박종윤 대표님과 Q&A 방식으로 촬영했습니다. 이 콘텐츠도 기억에 남아요."

- 바쁜 스케줄 속 동기부여는 무엇인가요?

“일의 강도가 아무리 세더라도 같이 일하는 사람이 좋으면 즐겁게 하는 편입니다. 이스타TV 업무 강도가 굉장히 세지만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너무 좋습니다. 이는 스포티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인적인 원동력은 휴식입니다. 이스타TV 두 대표님이 확실히 챙겨주십니다. 휴식이 필요한 타이밍이라 느껴지면 쉬고 싶다고 말씀드립니다. 노는 게 동기부여에요. ‘열심히 일했으니 그만큼 놀자’는 마인드죠.”

- 일하며 힘든 순간은?

“사실 악플이 달릴 때는 힘듭니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걸 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보통 사람들과 삶의 패턴이 완전히 다릅니다. 남들이 일할 때 일하고, 남들이 쉴 때도 일합니다. 주말도 없죠. 주말에 멀리 놀러 가고 싶어도 중계방송이 있으니 놀러 갈 수가 없습니다. 예전에는 넓고 얇은 인간관계를 유지했다면 이제 자연스럽게 일부 사람들과의 깊은 관계를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 개인 유튜브(채널명:황덕연)까지 운영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이스타TV는 축구, 예능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데 제 개인 채널은 게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외부 촬영 갔을 때 브이로그도 올리고 있습니다. 이스타TV와 관련 있는 콘텐츠는 개인 채널에서 전혀 다루지 않습니다. 이스타TV와 별개로 제가 하고 싶은 콘텐츠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스타TV에서 경기 리뷰를 진행하고 있는 황덕연 위원. [사진=본인 제공]
이스타TV에서 경기 리뷰 중인 황덕연 위원(왼쪽). [사진=본인 제공]

-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분들이 많습니다.

“정말 다양한 크리에이터가 있습니다. 본업으로 삼는 분도 계시고 부업으로 하시는 분들도 있죠. 유튜브가 초창기에는 블루오션이었으나 지금은 아주 새빨간 레드오션입니다. 처음 듣는 채널인데 그 채널의 구독자가 100만인 케이스가 많아요. 다양한 분야에 많은 크리에이터가 있기 때문에 본업으로 삼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본업을 하시며 유튜브를 부업으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전망은?

“전망이 마냥 어둡지만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단기간에 빠르게 성장하는 채널도 많아요. 불과 한 5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가 유튜브를 지금처럼 많이 보지 않았습니다. 유튜브는 접근성이 좋고 내가 무언가를 올리는 게 정말 쉽습니다. 뉴미디어 플랫폼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이 마지노선이라 생각해요.

이스타TV 박종윤 대표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유튜브 채널을 키우는 데 15년이 걸려도 망하는 건 15초면 충분하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는 안정성과 거리가 먼 직업입니다. 삶에 기반을 다져놓은 후 크리에이터에 도전하길 바랍니다.”

- 해설위원 황덕연의 매력은?

“해설위원 선배님들과 나이 차이가 꽤 납니다. 기존 해설위원의 이미지는 넥타이 매고 깔끔한 느낌인데 저는 전혀 아닙니다. 그냥 동네 아는 형이죠. 축구장 가면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계신데 보통 이분들 나이대가 10~20대입니다. 띠동갑에 가까운 어린 친구들이 저에게 그냥 ‘덕연이 형’이라 부릅니다. 친근감 있게 다가와 줘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양동석 캐스터, 황덕연 해설위원(오른쪽) [사진=본인 제공]
양동석 캐스터(왼쪽), 황덕연 위원. [사진=본인 제공]

- 개인적인 목표가 궁금합니다.

“’대한민국 축구 해설계에서 최고가 되고 싶다’ 이런 건 없습니다. 그저 제가 잘 할 수 있는 크리에이터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며 수치상으로 개인 유튜브 채널 구독자 10만을 넘기고 싶습니다.

사람들이 저를 거부감 없이 편하게 여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해설위원이라고 딱딱하게 대하기보다는 진짜 친한 형, 오빠로 생각해 주세요. 많은 거 안 바라고 가늘고 길게 방송하고 싶습니다.”

- 축구계 종사를 꿈꾸는 분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스포츠산업은 단시간 내에 무너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자, 크리에이터 등등 스포츠산업에 정말 다양한 일들이 있습니다. 하고 싶다면 도전하세요. 본인이 취업해야 할 시기가 왔다면 정말 이것저것 다 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자기객관화가 제일 중요합니다. 저는 학원 강사를 꿈꾸기도 했습니다. 여행 가이드도 하고 싶었습니다. 이 직업들의 공통점은 말하는 직업이라는 것입니다. 내가 무슨 장점이 있는지, 떨어지는 점은 무엇인지, 객관화가 되어야 가고자 하는 방향도 잘 정할 수 있습니다.

패기도 중요합니다. 전북현대 프런트가 되고 싶었는데 가이드라인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구단에 전화했습니다. 그때 ‘제2외국어를 해라. 그런데 흔한 일본어, 중국어 말고 스페인어나 포르투갈어를 하면 좋다’고 알려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스페인어를 공부했고 스페인에 가서 살기까지 했습니다. 적극적으로 부딪치세요.”

*감수, 편집국 통합 뉴스룸 팀장 민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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