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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대는 정수빈, 가을을 묻거든 그를 보라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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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대는 정수빈, 가을을 묻거든 그를 보라 [SQ포커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8.19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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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팀 두산 베어스에서 가을에 가장 강했던 한 명을 꼽으라면 누가 선택을 받을까. 아마도 대다수 팬들이 ‘가을남자’ 정수빈(32)을 떠올릴 것이다.

통산 타율 0.277인 정수빈은 가을야구에서 0.296으로 더 뜨거웠다. 꼭 가을야구에서만 잘했던 건 아니다. 더위가 물러나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정수빈의 타격감은 놀랍도록 불타올랐다.

가을이 도래한 걸까. 정수빈은 18일 서울시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2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홈경기에서 4타수 3안타 2득점하며 팀의 10-2 대승을 이끌었다.

두산 베어스 정수빈이 18일 키움 히어로즈전 맹타를 휘두르며 시즌 2번째 3안타 경기를 치렀다.[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정수빈은 극심한 부진을 앓았다. 2009년 입단 후 팀 내 또래 선수들과 따르게 빠르게 적응하며 단숨에 프랜차이즈 스타로 거듭난 그는 2020시즌 이후 6년 56억원이라는 대형 계약을 맺었으나 이후 내림세를 겪고 있다.

지난해 타율 0.259 올 시즌 부진은 더 뼈아팠다. 7월엔 절정이었다. 8경기 22타석에서 만들어낸 안타는 단 하나에 불과했다.

찬바람만 불면 살아나던 정수빈이었으나 올 시즌엔 그마저도 기대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전국에 거세게 몰아친 폭우와 함께 더위가 한풀 꺾인 최근 들어 정수빈이 힘을 내기 시작했다. 8월 타율은 0.281. 특히나 이날 정수빈의 타격은 평소와는 뭔가가 달랐다.

팀이 0-1로 끌려가던 3회말 호투 중이던 최원태를 공략해 2루타를 만들어냈고 후속 타자들의 팀 배팅 속 동점 득점에 성공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5회 강승호의 역전 솔로포 이후 멀티히트를 작성하더니 팀이 완전히 승기를 가져온 8회엔 우익수 방면 3루타를 날리며 키움의 전의를 완전히 상실시켰다.

8회말 키움의 전의를 꺾어놓는 3루타를 날린 정수빈.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끝없이 추락하던 올 시즌 정수빈이 만들어낸 두 번째 3안타 경기. 처음은 무려 5월 26일 한화 이글스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만큼 한참을 헤메던 정수빈이었다.

최근 10경기 3승 7패, 3연패에 시달리던 두산. 10경기 연속 라인업을 수정한 김태형 두산 감독은 “바꿔봐야 거기서 거기”라며 “정수빈이 안타가 안 나온다. 밸런스가 좋다고 할 수 없다. 1번 타자로 나서 주면 좋은데 그게 안 된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나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추가 지나고 한여름의 마지막 피크 말복까지 지나자 정수빈은 힘을 냈다. 김태형 감독도 경기 후 “정수빈이 공격에서 살아난 것도 고무적”이라고 제자의 반등을 반겼다.

정수빈은 여전히 조심스러웠다. “부산 원정에서 지고 올라와 많이 아쉬웠다. 오늘 경기는 시원하게 이겨서 기분이 좋다. 멀티히트 경기가 오랜만이다”며 “타격감은 아직 모르겠지만 이를 계기로 좋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수빈(왼쪽)은 오랜 만에 경기 수훈선수로 선정된 뒤 팬들 앞에서 밝게 웃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타율 0.223. 아무리 가을에 강해진다고 하지만 베테랑 타자에게 이는 결코 만족할 수 없는 성적이다. 그런 만큼 정수빈이 해줘야 할 몫이 크다. 김재환이 부상으로 빠져 있고 박세혁, 양석환, 강승호 등도 여전히 기대를 밑돌고 있다.

정수빈의 반등 속 두산은 모처럼 놀라운 집중력을 보인 두산은 7회에만 7점을 내며 속시원한 승리를 거뒀다. 5강 경쟁 마지노선인 KIA(기아) 타이거즈와 승차도 5경기로 좁혔다.

여전히 가을야구 전망을 긍정적으로만 바라볼 수는 없지만 가을이면 밥 먹듯이 기적을 써왔던 두산이기에 어떤 결과도 단언할 수는 없다. 그 중심엔 늘 ‘가을남자’, ‘추수빈’, ‘정가영(정수빈 가을 영웅)’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정수빈이 있었다. 그 또한 포기하지 않는다.

“남은 경기 잘해서 5강 싸움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한 정수빈은 이내 한마디를 더 보탠탰다. “이기겠다.”

쉽게 고개를 들 수 없을 만큼 부진했던 스스로에 대한 다짐인 동시에 어쩌면 정말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자신감의 발언처럼 들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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