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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 용' 우와이스, 사우디 굴욕사에 찍은 마침표 [카타르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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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 용' 우와이스, 사우디 굴욕사에 찍은 마침표 [카타르 스타]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11.23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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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우승후보 아르헨티나를 잡아낸 사우디아라비아. 주인공은 동점골을 넣은 살리 알샤흐리도, 결승골을 터뜨린 살림 알다우사리도 아니었다. 아르헨티나의 파상 공세를 단 1실점으로 막아낸 골키퍼 무함마드 알 우와이스(31·이상 알 힐랄)

우와이스는 22일(한국시간) 22일 카타르 도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5차례 선방을 앞세워 2-1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팬들이 뽑은 ‘맨 오브 더 매치(경기 MVP)’는 그의 차지였다. 당연한 결과였다.

사우디아라비아 골키퍼 무함마드 알 우와이스(오른쪽)가 22일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아르헨티나를 2-1로 꺾어낸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앞서 카타르가 개최국 이점을 살리지 못하고 에콰도르에게 0-2로 졌고 아시아 강호 이란은 잉글랜드에 2-6으로 호되게 혼이 났다.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경기력 논란이 일었고 피파랭킹 51위 사우디도 이변 없이 3위 아르헨티나의 제물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과연 아르헨티나가 몇 골이나 넣을지에 관심이 쏠려 있었다.

경기 초반부터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파리생제르맹)의 날카로운 슛을 우와이스가 잘 막아낼 때만 하더라도 그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제 시작될 아르헨티나의 파상공세의 서막 정도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사우디의 압박은 거셌고 계산된 오프사이드 전술은 이번 대회부터 도입된 인공지능(AI)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시스템과 함께 위력을 더했다. 여기에 번번이 아르헨티나의 기회를 앗아가는 우와이스의 선방쇼는 방점을 찍었다. 전반 10분 메시의 페널티킥을 제외하곤 단 한 번도 공이 골라인을 넘어서지 못하도록 철통 방어를 했다.

특히 전반 17분 파푸 고메스(세비야)의 슛이 니콜라스 탈리아피코(올림피크 리옹)의 몸에 맞고 굴절된 공을 반사적으로 쳐낸 장면은 혀를 내두르게 만들었다. 공식 기록된 선방만 5차례였고 실질적으론 그보다 더한 존재감을 뿜어냈다.

우와이스(위)는 수차례 선방쇼로 아르헨티나를 좌절에 빠뜨렸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우와이스는 데뷔 후 내내 사우디 리그에서만 뛰었다. 국제 무대에서도 임팩트를 남기지 못했다. 12년 만에 본선 무대를 밟았던 4년 전엔 우루과이와 조별리그 2차전 어렵게 기회를 잡았으나 루이스 수아레스(나시오날)에게 결승골을 내주고 3차전엔 다른 선수에게 다시 선발 기회를 내줘야 했다.

우와이스는 이후 대표팀에서 꾸준히 골키퍼 장갑을 끼며 이번 월드컵을 준비했다. 2015년부터 A매치 43경기에 나선 알아흘리 시절인 2017~2018시즌 리그 최우수 골키퍼로 선정되기도 했지만 4년을 기다린 이날 자신의 커리어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을 만들어냈다.

이어 열린 경기에서 폴란드와 튀니지가 비기며 단숨에 조 1위로 떠오른 사우디지만 아직 안심할 수는 없다. 특히 우와이스에겐 오는 26일 오후 10시 열릴 폴란드전이 중요하다. 세계 최고 골잡이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르셀로나)와 격돌하기 때문이다. 이날 페널티킥을 놓치며 자존심을 구긴 그는 월드컵 첫 골에 대한 강한 열망을 불태우고 있다.

반면 이러한 심리를 잘 활용하면 승산이 있다. 아르헨티나를 잠재웠던 질식 수비와 우와이스의 몇 차례 선방이 나온다면 레반도프스키를 조급하게 만들 수도 있다. 월드컵 무대에만 서면 소속팀에서와는 다소 달랐던 레반도프스키였다.

이날 맨 오브 더 매치는 골을 넣은 선수들이 아닌 우와이스의 차지였다. [사진=사우디 축구대표팀 트위터 캡처]

 

사우디는 축제에 빠졌다. 아르헨티나를 꺾어낸 다음날인 23일을 공휴일로 지정하며 국가 차원에서 이 승리를 기념하고 있다. 1994년 미국 대회에서 16강에 올랐던 사우디지만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선 독일에 0-8 대패, 2006년 독일 대회 때도 우크라이나에 0-4, 12년 만에 나선 4년 전 러시아 대회 때도 개막전에서 러시아에 0-5 완패로 온전히 축제를 즐길 수 없었다. 아픈 역사를, 그것도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털어내자 국민들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사우디 리그에서만 뛰면서도 현재까지 이번 대회 가장 빛나는 수문장으로 각광을 받게 된 우와이스가 폴란드 공격진도 봉쇄해내며 18년 만에 사우디를 16강으로 이끌 수 있을까.

■ [WHO Q] 무함마드 알 우와이스는?

- 생년월일 = 1991년 10월 10일
- 포지션 = 골키퍼
- 체격조건 = 185㎝-75㎏

- 클럽 1부리그 출전
  2012~2017.7 사우디 프로축구 알 샤밥 31
  2017-2022.1 사우디 프로축구 알 알리 92
  2022-2022.11 사우디 프로축구 알 힐랄 1

- 국가대표 A매치 출전-실점
= 2013.12.28. 팔레스타인전 데뷔 이후 42경기
  2018 러시아 월드컵 예선 1-2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1-1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 15-7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1-1(23일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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