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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깼다!! '역전 신화' 도로공사 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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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깼다!! '역전 신화' 도로공사 V2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4.06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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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지난해 10월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에서 우승 후보를 꼽는 질문에 김천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를 꼽는 사령탑은 없었다.

도로공사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2위에 올랐지만 올 시즌 김연경을 영입한 인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한 시즌 최다 연승(15)을 세웠던 수원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지난해 8월 컵대회에서 우승한 GS칼텍스 서울Kixx에게 밀렸다.

하지만 도로공사는 수비 1위(세트당 8.63개) 리베로 임명옥과 블로킹 2위 배유나(세트당 0.772개), 3위 정대영(0.769개)을 앞세우고 공격 라인에서 국가대표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박정아(득점 8위), 1월 부진하던 카타리나 요이치(등록명 카타리나)를 내보내고 영입한 캐서린 벨(등록명 캣벨)의 활약을 앞세워 정규리그를 3위로 마쳤다.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박정아가 6일 오후 인천광역시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진행된 2022~2023 도드람 V-리그(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챔피언결정전 5차전 경기에서 스파이크를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박정아가 6일 오후 인천광역시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진행된 2022~2023 도드람 V-리그(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챔피언결정전 5차전 경기에서 스파이크를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플레이오프를 거쳐 챔피언결정전까지 혈투를 벌였고 결국 최정상에 올랐다. 도로공사는 6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2(23-25 25-23 25-23 23-25 15-13)으로 이겼다. 도로공사는 이로써 2017~2018시즌 이후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했다. 팀 통산 2번째다.

도로공사는 역대 챔피언결정전에서 1~2차전을 내주고 우승한 최초의 팀이 됐다. 지금까지 남녀부 통틀어 챔피언결정전에서 1~2차전을 내주고 우승한 팀은 없었다. 도로공사가 0%의 역사를 깨부순 것이다.

도로공사의 진면목이 드러난 건 플레이오프에서부터였다. 공격을 압도하며 2위 현대건설을 시리즈 전적 2승으로 물리치고 흥국생명과 챔피언결정전에서 부딪혔다. 하지만 1~2차전에서는 맥없이 무너졌다. 플레이오프를 마치고 선수단 전체가 감기 증세를 보이면서 컨디션 난조에 빠졌다. 흥국생명 에이스 김연경을 막기 위해 준비한 김종민 감독의 카드도 들어맞지 않았다.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배유나가 6일 오후 인천광역시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진행된 2022~2023 도드람 V-리그(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챔피언결정전 5차전 경기에서 서브를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배유나가 6일 오후 인천광역시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진행된 2022~2023 도드람 V-리그(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챔피언결정전 5차전 경기에서 서브를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챔피언결정전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허무한 경기력이었다. 2차전을 마치고 김 감독의 표정까지 어두워지면서 사실상 분위기는 흥국생명에게 넘어간 상황이었다.

하지만 홈으로 돌아간 도로공사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선수들의 컨디션이 나아지면서 공격과 수비가 모두 살아났다. 여기에 선수들이 공 하나도 쉽게 놓치지 않으려는 끈기를 보여주면서 기세를 올렸다. 3~4차전에서 1세트를 모두 내줬으나 2~4세트를 내리 잡아내는 ‘역전의 팀’이 돼 있었다.

박정아와 캣벨이 공격에서 불을 뿜었고, 블로킹의 팀답게 배유나와 정대영도 힘을 냈다. 180도 달라진 도로공사 앞에서 흥국생명은 승부처에서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인천 원정에서 맞이한 5차전. 경기를 따냈던 3~4차전과 판박이였다. 1세트를 먼저 내준 도로공사는 배유나와 캣벨의 활약을 앞세워 2세트를 따냈다.

그리고 3세트.

19-23으로 뒤졌을 때만 해도 도로공사의 승리를 예측하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이번 챔프전에서 ‘역전의 팀’이 된 도로공사의 저력은 다시 발휘됐다. 상대가 날린 스파이크가 연속으로 아웃되면서 분위기가 도로공사로 넘어왔다. 캣벨이 퀵오픈 공격으로 마침내 23-23 동점을 만들었다.

흥국생명 옐레나의 스파이크가 코트를 벗어나면서 도로공사가 승기를 잡았다. 캣벨의 퀵오픈 공격이 터지면서 도로공사가 3세트를 따냈다.

기세를 올린 도로공사는 4세트에서 흥국생명과 23-23까지 가는 혈투를 벌였지만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역전의 팀에게는 마지막 5세트가 있었다.

양 팀 공격이 불을 뿜었고 2~3점차로 줄곧 리드한 건 도로공사였다. 흥국생명의 막판 공격으로 14-13까지 쫓겼지만 박정아가 퀵오픈 공격을 성공하면서 긴 승부가 매듭지어졌다.

이날 경기 전 만난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하루 전날 선수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이미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다. 그 기적을 너희는 챔프전 이렇게 게임할 거라고 믿은 사람 없다. 그 기적을 기록에 남기느냐, 아니면 잠시 배구 팬들의 기억에 잠시 남느냐, 5차전에 달렸다. 잃을게 없기 때문에 부담 없이 과감하게 하자.”

도로공사는 그 기적을 기록으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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