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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 에스터의 '보 이즈 어프레이드' 관람법 [인터뷰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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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 에스터의 '보 이즈 어프레이드' 관람법 [인터뷰Q]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07.09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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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호러 장르를 뒤흔든 아리 에스터 감독의 신작 '보 이즈 어프레이드'가 세상에 공개됐다.

지난 5일 개봉한 영화 '보 이즈 어프레이드'는 아리 에스터 감독이 10여 년간 준비한 영화로, 감독 스스로 "가장 나다운 영화이자 지금까지 만든 작품 중 가장 아끼는 작품"이라고 밝힌 영화다. 

작품은 겁 많고 소심한 보(호아킨 피닉스 분)가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 떠나는 여정을 그린다. 그는 어린 시절에 겪은 악몽들로 어머니의 품을 불편하게 느끼지만, 자신 앞에 펼쳐진 기괴한 일들에도 여정을 포기하지 않는다. 

아리 에스터 감독. [사진=싸이더스 제공]
아리 에스터 감독. [사진=싸이더스 제공]

이번 작품은 수많은 마니아층을 모은 전작 '유전', '미드소마'에 이어 또 한 번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에 관해서는 앞서 진행한 내한 기자간담회를 통해 "가족은 끊어내려야 끊어낼 수 없는 관계"라며 "아무리 건전한 관계가 유지되는 가정일지라도 쉽지 않을 거다. 이를 한 겹 한 겹 벗겨내면 구성원의 본질에 다가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친숙한 가족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알지 못하는 모습을 어떻게 그려낼 수 있는가를 이야기해 보려고 했다"고 밝혔다.

영화를 보기 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제목이듯 이번 작품은 유전, 미드소마와 달리 '보 이즈 어프레이드(보는 두렵다)'라는 문장을 통해 주인공의 상태를 직관적으로 드러낸다. 

아리 에스터 감독은 최근 진행한 스포츠Q와의 인터뷰에서 "보는 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고민하지 않았다"며 "영화가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는 있지만 여러 가지 전형도 들어있다. 보편적인 모습과 개인적인 경험 두 가지 모두를 다룬다고 볼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영화 ‘보 이즈 어프레이드’ 스틸컷. [사진=싸이더스 제공]
영화 ‘보 이즈 어프레이드’ 스틸컷. [사진=싸이더스 제공]

주요 키워드로는 '죄책감'을 꼽았다. 죄책감은 극중 보가 직접 작성하는 단어이기도. 아리 에스터 감독은 "보가 죄책감을 쓰는 장면은 주제를 드러내는 동시에 농담 같은 장면이다. 대놓고 이야기하면서 미묘하기도 하고, 죄책감을 주제로 하겠다고 던지는 거라 말장난 같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보의 아버지나 그의 편집증을 나타내는 물건들, 형체를 띠지 못하고 조각조각 나뉜 기억들 등 보의 곁에 등장하는 많은 오브제도 죄책감으로부터 탄생했다. 아리 에스터 감독은 그중에서도 '물'을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짚었다.

그는 "자세하게 이야기하기보다 관객의 해석에 맡기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열린 대답을 내놓으면서 "이 오브제들은 보가 죄책감을 지녔다는 사실 자체일 수도 있고, 보의 죄책감에 대한 질문 혹은 의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호아킨 피닉스와의 호흡에 대해서는 "대본을 읽자마자 좋다고 했다. 질문은 많았으나 흥미로워했다. 촬영 전부터 대화를 많이 하면서 영화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고 캐릭터를 만들어 갔다. 유머 코드도 일치했다"며 "대본을 전달할 때 가장 걱정했던 건 코미디 작품이니 웃기다고 생각해야 할 텐데 재미를 느끼지 못하면 어쩌나 였다. 다행히 호아킨 피닉스도 잘 이해하더라"라고 말했다.

아리 에스터 감독. [사진=싸이더스 제공]
아리 에스터 감독. [사진=싸이더스 제공]

끝으로 보 이즈 어프레이드를 관람하는 방법을 묻자 그는 고개를 숙인 채 오랜 시간 고민에 빠졌다. 그러다 이내 "영화 속 보에게 전진의 방향과 후퇴의 방향이 있는데 그를 바탕으로 봐주시길 바란다"고 답했다.

또한 "오픈 마인드로 감상해야 영화를 충분히 누릴 수 있다. 영화가 변화할 수 있다는 지점도 알고 가야 할 것 같다. 한 섹션이 이렇다고 해서 다음 섹션이 똑같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쉽지 않을 수 있지만 오픈 마인드로 캐릭터를 따라가다 보면 영화가 의도하는 바를 알 수 있을 거다. 곳곳에 의미를 부여하려다 보면 오히려 어려워질 거다. 자유롭게 만든 영화이니 영화 자체를 잘 따라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극장에서 관람해야 최고의 경험을 만나볼 수 있다"며 극장 관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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