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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영화관에서" 감독·배우들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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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영화관에서" 감독·배우들의 호소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07.19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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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극장가 여름 성수기와 함께 국내 텐트폴 영화들이 개봉대전에 나섰다. 영화가 다시 살아나기 위해서는 극장 회복이 우선. 이들은 하나 같이 입 모아 극장 관람을 호소했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창궐과 함께 극장가는 암흑 속으로 빠졌다. 매해 1억명이 넘는 관객들이 다녀가던 극장은 2020년 4046만명, 2021년에는 1822만명으로 급격한 변화를 맞았다. 차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완화되며 2022년 6279만명대로 올라섰지만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치로 회복하지는 못한 상황. 여기에는 팬데믹 이후 높아진 티켓 가격과 OTT의 출현 등이 이유로 꼽혔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관객들이 더이상 극장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다행히 '아바타: 물의 길', '범죄도시2', '범죄도시3' 등이 팬데믹 시기 천만영화 타이틀을 달면서 '보고 싶은 영화를 보러 영화관에 간다'는 관객들이 존재함을 알 수 있었다. 이전처럼 극장을 가볍게 다녀가는 관객은 줄었지만 영화를 향한 호기심과 애정은 여전하다는 의미다.

김성훈 감독. [사진=스포츠Q(큐) DB]
김성훈 감독. [사진=스포츠Q(큐) DB]

◆ 극장에서 봐야할 이유

내달 2일 개봉을 앞둔 영화 '비공식작전'의 김성훈 감독은 영화관 관람을 미술관에 비유했다. 그는 최근 진행된 제작보고회를 통해 "미술 작품을 미술관에서 보는 것과 집에서 보는 차이를 느끼실 거다. 극장에서 전시되는 영화를 관람하신다면 쾌감과 재미가 극대화 될 것 같다. 그래서 조심스레 '극장에서 봬요'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여름 텐트폴 영화 중 가장 빠르게 출항 소식을 알린 비공식작전은 개봉보다 3주 빨리 사시회를 진행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쉽게 사라지지 않는 불안감도 갖고 있었다.

김성훈 감독은 "오늘 비가 많이 와서 몹시 두렵고 속상했다. 떨어지는 낙엽에도 조심하자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있다"며 "시원하고 쫄깃한 맛으로 찾아갈 테니 내치지 마시고 반겨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의 폭발적인 흥행에 이어 오랜만에 스크린 영화로 찾아온 그는 기대보다는 우려를 먼저 표할 만큼 영화 시장의 어려움에 통감했다.

이병헌. [사진=스포츠Q(큐) DB]
이병헌. [사진=스포츠Q(큐) DB]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로 돌아온 배우 이병헌은 "극장에서 보는 것과 TV로 보는 것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장감을 느끼는 부분은 극장에 훨씬 효과적"이라고 극장 관람을 독려했다.

본격적인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1편의 영화와 1편의 드라마를 선보였던 그다. 2022년 '비상선언'은 송강호,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등이 함께 출연했음에도 누적 관객 수 205만명으로 막을 내렸다. 반면 tvN '우리들의 블루스'는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방송되며 비영어 드라마 부문 2위, 전체 11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극과 극 결과를 맛본 그는 "개인적으로 저는 극장을 영화만큼 사랑했던 사람"이라며 "OTT를 통해 우리 나라 콘텐츠들이 세계로 확산되고 세계인의 인기를 얻는 것은 좋은 점이지 기회다. 하지만 극장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는 저와 같이 극장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줄어들고 모두가 TV 시리즈를 보는 건 아쉬운 부분"이라고 고백했다.

김용화 감독. [사진=스포츠Q(큐) DB]
김용화 감독. [사진=스포츠Q(큐) DB]

'신과함께' 쌍천만 이후 '더 문'으로 5년 만의 스크린 나들이에 나선 김용화 감독은 "체험하는 영화를 즐겨왔고 공부했다. 그러다 언젠가부터 극장이 OTT 드라마보다 안 좋아진 것을 경험한 세대이기도 하다"며 "이번 영화를 통해 어렸을 때 느꼈던 체험을 그대로 돌려드리고 싶었다. 시청각적인 흥분이 올라가는 영화. 4K 촬영 방식과 600채널 이상의 사운드, 최초 돌비 시네마 선정 등도 그런 이유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또한 "시대가 격변하고 극장 환경이 변하는 것을 경험하니 더 떨리는 것 같다. 이 순간에 할 수 있는건 진심 밖에 없다. 마지막 순간까지 붙잡고 마지막 날을 보내고 있다"고 떨리는 감정을 고스란히 전했다.

◆ 변화 맞은 영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그런가 하면 류승완 감독은 18일 열린 영화 '밀수' 최초 시사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영화와 영화관의 위기에 대한 소신을 전했다. 류승완 감독은 1996년 단편 영화 '변질헤드'로 메가폰을 잡은 뒤 '다찌마와 리(2000)', '피도 눈물도 없이(2002)', '아라한 장풍대작전(2004)', '주먹이 운다(2005)', '부당거래(2010)', '베를린(2013)', '베테랑(2015)', '군함도(2017)', '모가디슈(2021)' 등 한국 현대 영화사에 다양한 발자취를 남겨왔다.

류승완 감독. [사진=스포츠Q(큐) DB]
류승완 감독. [사진=스포츠Q(큐) DB]

그는 "영화란 무엇인가. 본질적인 질문부터 시작돼야 할 것 같다. 제게 영화는 대형 스크린과 어두운 공간 안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최적화된 사운스 시스템 아래서 감상하는 게 영화다. 어린 시절부터 그런 방식으로 영화를 접했다. 그래서 그것을 기준으로 영화를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현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잘 만드는 게 중요하다. 제가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꿈을 꾸고 현장에 들어와 막내서부터 일을 하고 영화계 언저리에 있었던 시기부터 영화계가 어렵지 않았던 날이 없었던 것 같다. 올해 감기가 독하고 내년 경기가 어렵듯 영화인들이 더 정신차려야 하지 않을까"라며 "한국영화가 폭발적인 성장을 이룬 데는 '쉬리(1999)' 영향이 컸다. 그때는 경제적으로 IMF로 힘들었고 한국영화도 위기였다. 위기 상황에서 더 열심히 만들고 관객 여러분들이 원하는 것, 발전해 나가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고민하며 기본에 충실하면 답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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