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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강행 ‘치악산’, 타협점 없는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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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강행 ‘치악산’, 타협점 없는 첩첩산중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08.2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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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영화 '치악산'이 원주시 및 시민 단체, 종교 등의 개봉 반대 입장에도 기존 일정을 강행한다.

원주시가 지난 27일 "'치악산'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과 상영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유무형의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청구소송 등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힌 가운데 종교계, 농업계 등이 영화 개봉 반대 목소리를 더했다.

치악산 구룡사 신도들과 원주시농업인단체연협회는 28일, 29일 양일에 걸쳐 치악산 개봉 중단을 촉구했다. 실제하지 않는 토막 살인 사건 괴담을 소재로 해 원주시와 치악산 국립공원의 이미지를 훼손한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생계와 밀접한 공간이 영화를 통해 입는 피해를 우려했다. 양일 이어진 릴레이 반대 활동에는 관광업계 등도 동참할 계획이다.

[사진=도호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도호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치악산은 앞서 치악산이 위치한 강원도 원주시와 갈등을 빚었다. 영화는 40년 전, 의문의 토막 시체가 발견된 치악산에 방문한 산악바이크 동아리 '산가자' 멤버들에게 일어난 기이한 일들을 그린 리얼리티 호러극이다. 배어 윤균상, 연제욱, 배그린, 이태환, 배유람 등이 출연한다.

치악산이라는 실제 지역명을 사용해 논란을 불라온 것. 원주시는 지역을 대표하는 명산이 영화 속 괴담으로 인해 입는 피해를 주장하며 제목 변경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극중 '치악산'이라는 대사가 등장하는 부분을 삭제, 또는 묵음처리할 것, 영화 본편 내에 실제 지역과 사건이 무관하며 허구의 내용을 가공했음을 고지할 것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치악산 측은 25일 공식입장을 통해 "영화 내 모든 치악산을 제외할 경우 영화를 처음부터 다시 촬영해야 할 정도로 이야기의 연결이 맞지 않다"며 원주시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출연 배우의 군 복무 이슈도 재촬영 불가 사유로 들었다.

단, 영화 본편 내에 실제 지역과 사건이 무관하며 허구의 내용을 가공했음을 고지하는 것에 대해서는 해당 문구를 본편 상영 종료 직후 등장하도록 재편집하는 방향을 내놓았다. 또한 "영화 치악산 제작사는 금번 논란에 있어 원주시와 지역주민분들에게 최대한 피해가 가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며, 결코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영화 ‘치악산’ 스틸컷. [사진=도호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치악산’ 스틸컷. [사진=도호엔터테인먼트 제공]

치악산 논란에 앞서 '곡성', '곤지암', '수리남', '밀양' 등이 실제 지역명을 사용해 지자체와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이중 '곡성'과 '밀양'은 갈등을 봉합하고 협력 관계로 발전한 사례다.

이들과 달리 치악산과 원주시의 갈등 봉합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김선웅 감독 개인 용도로 공개한 비공식 포스터다.

원주시는 치악산과의 협의 과정에서 '온라인 상에 확산된 감독 개인 용도의 비공식 포스터 삭제'를 요구했다. 이에 치악산 측은 "최근 감독의 개인 SNS 계정에 게시됐던 비공식 포스터가 유출돼 온라인에 확산된 상황에 대해서는 제작사 역시 유감을 표한다. 개인 계정에 업로드돼 있던 포스터는 오해가 커지기 전 삭제 조치를 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온라인상에 퍼지고 있는 해당 포스터에 대해서는 디지털 장의사 업체에 의뢰하여 삭제 처리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해결하고자 한다"고 해결 방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제작사 도호엔터테인먼트는 "비공식 포스터가 유출돼 온라인에 확산된 상황에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과 달리 포스터 확산 후 네티즌 반응을 모아 홍보 자료로 배포하는 등 이른바 노이즈 마케팅를 진행했다. 제작사가 인용한 네티즌 반응은 "포스터가 이렇게 자극적이어도 되나? 이게 허가가 난다고?", "이런 걸 애들도 있는 극장에 걸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포스터가 혐오스러워봤자 얼마나 혐오스럽겠냐 했다만은 이건 좀 심하네" 등의 부정적인 의견과 "한국에서 이런 느낌은 처음 봤다. 신선해서 영화가 궁금해진다", "욕 나오게 인상적이다", "한국에서 이런 걸? 개방적이라고 소문난 할리우드보다 화끈하다" 등 영화를 향한 궁금증을 표현하는 의견이었다.

이에 치악산 및 원주시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제작사의 약속이 진정성을 의심받았다. 원주시농업인단체연협회는 "영화사가 얼마나 안하무인으로 자극성과 돈벌이만 생각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이러한 상황 속에서 치악산 측은 오는 31일 예정된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 일정을 강행한다. 이날 현장에는 연출을 맡은 김선웅 감독을 비롯해 주요 배우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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