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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VS원주시 양보없는 갈등, 시사회서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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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VS원주시 양보없는 갈등, 시사회서 충돌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09.01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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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원주시의 개봉 반대 입장에도 시사회를 강행한 영화 '치악산'이 결국 불편한 그림을 완성했다.

원주시사회단체협의회가 적진 앞까지 달려갔다. 협의회는 31일 영화 '치악산'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린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을 찾아 개봉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치악산은 해마다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명산이다. 3만여 원주 농업인들의 생계가 달린 브랜드"라며 "제작사 측은 존재하지 않는 괴감을 실제처럼 영화 홍보에 인용했다. 이에 포털사이트에서 '치악'만 검색해도 '토막살인', '괴담' 등의 연관 검색어가 나열된다"고 호소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어 "영화 제작사는 원주시와의 협의도 무시한 채 시사회와 개봉을 밀어붙이며 36만여 시민들을 우롱했다"며 시사회를 즉시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영화 제목에 실제 지명인 '치악산'을 제외하라며 "이 같은 요구가 지켜지지 않으면 어떠한 조치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13일 개봉 예정인 영화 치악산은 40년 전, 의문의 토막 시체가 발견된 치악산에 방문한 산악바이크 동아리 '산가자' 멤버들에게 일어난 기이한 일들을 그린 리얼리티 호러 영화다. 18조각으로 토막난 시신을 발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앞서 토막난 시체를 그대로 노출시킨 김선웅 감독의 비공식 포스터 유출을 노이즈 마케팅으로 사용하고, 해당 영화 속 괴담이 실제하는 것처럼 홍보해 논란을 빚었다.

[사진=도호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도호엔터테인먼트 제공]

원주시와 관련 단체들은 치악산 제목 변경과 영화 내 치악산 단어 삭제, 온라인상 퍼진 비공식 포스터 전면 삭제, 영화 내 실제 지역명과 사건이 무관하다고 게재할 것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치악산 측은 비공식 포스터 삭제와 영화 내 공지 멘트를 삽입하는 두 가지만 허용하고 제목 변경과 단어 삭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답했다. 이후 원만한 합의를 위해 대화를 시도했지만 원주시는 대화를 즉각 중단, 개봉 반대 입장을 강하게 밝혔다.

갈등이 지자체 전체의 분노로 악화되자 치악산 측은 시사회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를 통해 "제목을 변경할 의사가 있다"고 전했다. 또한 "제목 변경을 위해 원주시에 공문을 발송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을 없었다"며 "합의점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영화 측의 태도가 노이즈 마케팅을 노린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제목을 변경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시사회를 무리하게 강행한 뒤 "제목 변경 의사가 있다"고 말을 바꾼 것. 치악산 제작사 도호엔터테인먼트가 첫 공식입장을 밝힌 25일과 시사회가 열린 31일까지, 일주일 가량의 시간이 있었음에도 원주시의 반발을 지켜만 봤다는 점이 비판을 뒷받침했다.

치악산은 개봉 반대 목소리에도 일정 변경 없이 개봉을 진행할 계획이다. 원주시 관련 단체인 대한불교조계종 구룡사, 원주축산업협동조합, 원주원예농업협동조합 등은 이에 맞서 시사회가 열린 31일 도호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영화 상영 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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