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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축소에 초청작 뚝, 부국제 ‘그래도’ 기대된다 [SQ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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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축소에 초청작 뚝, 부국제 ‘그래도’ 기대된다 [SQ현장]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09.0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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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수뇌부 부재와 예산 축소로 위기를 맞은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선택과 집중에 나선다. 가장 먼저 꺼내든 비장의 카드는 '화려한 라인업'이다. 배우 송강호를 호스트로 내세우고 홍콩 영화의 중심 저우룬파(주윤발)을 초청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영화제를 개최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5일 오후 온라인 개최 기자회견을 통해 올해 영화제 진행 방향과 주요 라인업, 앞선 논란의 진행 상황 등을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은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와 운영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은 강승아 부집행위원장이 참석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제28회 영화제 개최를 앞두고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돌연 사퇴 의사를 밝히며 위기에 봉착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집행위원장 단일 운영 체제에서 집행위원장과 운영위원장 2인 체제로 변화를 맞자 이에 반발한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것. 개최를 5개월 앞둔 시점에서 불거진 사태는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결국 허문영 집행위원장에 이어 조국종 운영위원장, 이용관 이사장까지 차례로 영화제를 떠나는 결과를 맺었다.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이와 함께 허문영 집행위원장의 성희롱 사건까지 떠올랐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의 복귀를 위해 힘 쓰겠다던 부산국제영화제는 입장을 바꾸고 투명하고 철저한 처리를 위해 '부산성폭력상담소 부산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상담센터'에게 조사를 위임했다.

◆ 숨기지 못한 영화제 위기

초청작을 정리하고 게스트 섭외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찾아온 위기는 결국 영화제 겉면에 그대로 드러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정상 개최를 외치며 진행됐던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총 71개국 242편으로 구성됐던 것에 비해 올해는 공식 초청작 69개국 209편으로 줄었다. 지난 영화제 기간 동안 진행된 영화 토론의 장 '포럼 비프' 또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강승아 운영위원장 직무대행은 "올해 페스티벌 예산은 19억4000만원이다. 영화제 사태로 인해 스폰서 확보에 일부 어려움이 있어 전체적으로 예산 규모가 줄어든 것도 사실이지만 경기 침체, 기업의 재정 상황 등으로 협찬에 어려움이 있었다. 일반적인 여건 악화로 예산 축소는 예견된 것"이라며 "후원사와 부산시와 함께 선택과 집중을 통해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동철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은 "전체적으로 예산이 줄면서 작품 수에도 영향을 미쳤고 일부 조정이 있었다"며 "올해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영화 상영에 집중했다. 상영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이벤트를 준비했다. 그러다 보니 포럼 비프가 중요한 이벤트임에도 올해는 쉬어가자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단, 중동 영화 편수가 줄어든 것에 대해서는 영화제만의 문제가 아닌 국가적 상황에 의한 것이라 알렸다. 남동철은 "특히 이란은 지난해 피격과 관련된 시위가 있고 나서 시민은 물론 영화인도 탄압을 받았다. 지금도 영화인 중에 구금되거나 출국 금지가 된 이들이 상당하다"며 "이번에 초청된 로카르노영화제 황금표범상 수상작 '크리티컬 존'의 알리 아마드자데 감독도 현재 출국 금지 상태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송강호. [사진=스포츠Q(큐) DB]
송강호. [사진=스포츠Q(큐) DB]

◆ 부국제, 솟아날 구멍 있다 

그럼에도 이번 영화제는 가장 화려하게 열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위기의 영화제를 살리기 위해 송강호가 직접 호스트로 나서 영화인을 맞이할 예정이기 때문. 송강호는 부산국제영화제의 구호 요청을 흔쾌히 승낙하며 "영화제를 돕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송강호는 개막식에 참석해 주윤발 등을 만난다.

지난해 홍콩 배우 량차오웨이(양조위)에게 전달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홍콩 배우 주윤발에게 수여된다. 이와 함께 주윤발의 신작 '원 모어 찬스'를 비롯해 '영웅본색', '와호장룡' 등 3편의 영화가 특별기획 프로그램으로 상영된다. 지난해 양조위 초청 당시 관련 티켓은 물론 굿즈까지 완판되며 뜨거운 인기를 자아냈던바. 주윤발 또한 여전한 국내 인기를 자랑하는 홍콩영화의 전설인 만큼 부산국제영화제에 화려함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배우 판빙빙도 한국을 찾는다. 판빙빙은 2023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되었던 한슈아이 감독의 '녹야'를 선보일 계획이다. 일본 감독 및 배우들도 대거 참석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물론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 이와이 슌지 감독, 배우 미야자와 리에, 스기사키 하나, 히로세 스즈 등이 참석한다. 이중 코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괴물'은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선보여 더욱 많은 관객이 함께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주윤발(왼쪽), 판빙빙. [사진=연합뉴스]
주윤발(왼쪽), 판빙빙. [사진=연합뉴스]

'니키타', '레옹', '제5원소', '루시', '발레리안: 천 개 행성의 도시', '안나' 등 한국에서도 탄탄한 팬덤을 자랑하는 뤽 베송 감독은 신작 '도그맨'으로 부산에 방문한다. 2017년 내한 이후 6년 만의 공식 방문으로 많은 영화인들의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부산국제영화제는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코리안 아메리칸을 집중 조명한다. 특별기획 프로그램 '코리안 아메리칸 특별전: 코리안 디아스포라'를 통해 '미나리' 정이삭 감독, '파친코' 저스틴 전 감독, '서치' 배우 존조 등을 초청한다. '미나리'에 출연해 한국 배우 최초 미국아카데미시상식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도 자리에 함께한다. 이번 초청은 할리우드 배우·작가 조합의 파업 영향으로 여러 난항과 마주했다. 그럼에도 정이삭 감독, 저스틴 전 감독, 존조가 참석을 확정했고 영화제 측은 추후 다른 라인업이 추가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한국영화 공로상이 고(故) 윤정희 배우에게 돌아가며 윤정희 배우의 대표작인 '안개'와 '시'도 상영된다. '시' 상영에는 이창동 감독이 직접 현장을 찾아 스페셜 토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한국영화 및 시리즈 상영작 출연 배우들과 감독들이 대거 참석한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내달 4일부터 13일까지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롯데시네마 대영(커뮤니티비프) 등 4개 극장에서 진행된다. 개막작은 장건재 감독의 '한국이 싫어서', 폐막작은 닝하오 감독, 유덕화 출연의 '영화의 황제'가 선정돼 상영된다. 개막식 사회는 배우 이제훈과 박은빈이 맡는다.

상영 시간표는 오는 15일 공개 예정이며, 개·폐막식 및 아시아콘텐츠어워즈&글로벌OTT어워즈 예매 오픈은 20일 오후 2시, 일반 상영작 예매 오픈은 22일 오후 2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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