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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황의조를 꼭 출전시켰어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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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황의조를 꼭 출전시켰어야 했을까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11.23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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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황의조(31·노리치시티)는 지난 21일 중국과의 2026 FIFA(국제축구연맹)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후반 27분 교체 출전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성행위 영상을 불법적으로 촬영한 정황이 포착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지 하루 만에 공식 경기에 출전한 것. 황의조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 경기에 앞선 전날 오후 황의조 측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대환은 “(해당 영상은) 당시 연인 사이에 합의된 영상”이라며 “황의조 선수는 현재 해당 영상을 소지하고 있지도 않고 유출한 사실도 전혀 없다”고 했다.

21일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한국과 중국의 경기. 대표팀 황의조가 중국 장린펑과 볼경합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일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한국과 중국의 경기. 대표팀 황의조가 중국 장린펑과 볼경합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건의 진실 공방은 앞으로 다퉈야겠지만, 성범죄 혐의를 받고 수사를 받는 피의자가 경기에 출전한 것에 대해 팬들은 분노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의 인스타그램 등 SNS 게시물에는 황의조의 출전에 대해 비판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2일 한국여성민우회는 “감독과 코치를 비롯한 대한축구협회 운영진은 공동체를 꾸려 나가야 할 책임이 있다”며 “축구 대표팀을 건강하게 운영하는 것은 축구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만큼 중요하다”는 입장문을 냈다.

이어 “축구 국가대표팀은 전 국민이 지켜보는 공동체다. 국민들은 축구 경기에서 한 골을 넣는 것만큼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을 때 대한축구협회가 어떠한 입장을 취하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불법 촬영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선수가 아무렇지 않게 운동장에서 뛰는 모습은 '불법 촬영을 해도 문제없다'는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중국전을 마치고 “(황의조와 관련한) 그런 논란이 있는 것을 인지하고 있고, 혐의가 명확히 나올 때까지는 진행되는 상황인 것으로 안다. 당장 어떤 문제나 죄가 있다고 할 수 없기에 운동장에서 활약하도록 돕는 게 지도자의 역할인 것 같다”고 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중국과의 경기에서 3-0으로 승리를 거둔 축구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중국과의 경기에서 3-0으로 승리를 거둔 축구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클린스만 감독은 올해 6월 박용우(알아인)가 SNS에서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의 징계를 받았지만 그를 계속해서 기용하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에 대해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고 감싼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축구계를 포함해 곳곳에서 인종차별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대응하고 있다. 손흥민(31·토트넘 홋스퍼)과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도 유럽 무대에서 뛰며 몇 번이나 인종차별을 당했다. 그럴 때마다 동료들과 협회 등이 나서 인종차별을 규탄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내놓곤 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행보와는 다르다.

대한축구협회(KFA)의 국가대표축구단 운영규정을 보면 고의로 대표팀의 명예를 훼손했거나 대표팀 운영규정을 위반했거나 기타 훈련규범을 지키지 않은 선수만 징계를 받는다.

제6조에 명시된 '성실의무 및 품위유지'와 관련해선 ‘대표팀원은 국가를 대표하는 신분으로서 스스로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행위를 삼가며, 사회적 책임감과 도덕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돼 있다. 이를 어겼을 때의 징계는 따로 없다.

김광삼 변호사는 23일 YTN 뉴스라이브에 출연해 “(해당 영상이) 유출된 것 아니냐. 그러면 범죄가 되든 안 되든 황의조 선수의 책임이 있는 거고 그 피해자는 피해를 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처벌 여부를 따져서 처벌 받을 수 있느냐, 범죄가 되느냐 안 되느냐를 따져볼 것 없이 제가 볼 때는 이 정도 되면 자숙을 해야 된다고 본다. 설사 결과에 있어 처벌이 되지 않더라도 본인이 많이 반성하고 어느 정도는 국가대표로 뛰는 것은 보류를 하든지 자숙하는 기간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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