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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와 오스카 달군 이선균, 24년 연기史의 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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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와 오스카 달군 이선균, 24년 연기史의 말로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12.27 1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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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스크린와 안방을 종횡무진하던 배우 이선균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 48세.

이선균은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에 세워진 차량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전날 '이선균이 유서 같은 메모를 작성하고 집을 나섰다'는 112 신고를 받았으며 이날 오전 10시 30분 경 '한 남성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있다'는 신고을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현장에는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흔적이 있었다.

이선균의 악몽은 지난 10월 시작됐다. 강남 유흥업소 마약 사건을 조사하던 경찰이 유흥업소 실장 A씨(29)으로부터 '이선균이 마약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 A씨는 이선균이 자신의 집에서 여러 차례 마약을 투약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선균에게 마약을 빌미로 3억원 가량을 요구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선균. [사진=스포츠Q(큐) DB]
이선균. [사진=스포츠Q(큐) DB]

이선균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향정 혐의로 입건돼 3차례 경찰 조사를 받았다. 마약 감정 결과는 모두 음성. 구체적인 증거없이 A씨의 진술만으로 수사가 진행돼 거짓말 탐지기까지 요청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선균은 수사의 끝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등졌다. 충격적인 비보에 영화 '노량' 인터뷰, '서울의 봄' 무대인사, tvN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취소되는 등 연예계 애도 물결이 이어졌다.

한국예술종합학교 1기 출신인 이선균은 2001년 MBC 시트콤 '연인들'로 안방에 발을 들였다. 이후 '하얀거탑', '커피프린스 1호점', '파스타' 등 2000년대 드라마 히트작에 출연해 매력적인 보이스를 지닌 믿보배 이미지를 굳혔다. 2010년에 들어서는 '골든 타임', '질투의 화신', '나의 아저씨', '검사내전' 등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그중 '나의 아저씨'는 많은 이들이 인생작품으로 꼽을 만큼 시청률과 작품성을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수작이었다.

지난 2월 종영한 SBS 드라마 '법쩐'은 최고 시청률 11.4%를 기록하며 오는 29일 예정된 SBS 연기대상의 주요작 중 하나로 거론됐다. 그러나 주연 배우인 이선균이 사망하면서 수상 여부에 제동이 걸렸다.

이선균이 지난 28일 마약 투약 혐의에 대한 경찰 조사에 출석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DB]
이선균이 지난 10월 마약 투약 혐의에 대한 경찰 조사에 출석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DB]

시선을 끄는 압도적인 연기력은 스크린에서도 빛났다. '파주', '쩨쩨한 로맨스', '내 아내의 모든 것', '끝까지 간다', '성난 변호사', '대장 김창수', '악질경찰', '킹메이커' 등 코미디와 장르물을 오가는 폭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한 것은 물론,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으로 세계 최대 영화 시상식인 미국 아카데미(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쥐는 대기록을 세웠다. 올해 역시 '킬링 로맨스', '잠'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사랑받았다. 여기에 '탈출: PROJECT SILENCE'(감독 김태곤), '행복의 나라'(감독 추창민) 개봉을 앞두고 있었다.

국민적인 지지를 받던 이선균은 마약 사건에 휘말리며 하루아침에 국민이 적이 됐다. 촬영이 임박한 출연 예정작은 불가피한 하차를 요구했고 개봉 예정작은 사건 종결을 기다리며 오리무중에 빠졌다. 아내이자 배우로 활동 중인 전혜진(47)도 배우자 리스크에 휘말렸다.

의혹뿐인 사건은 2개월간 계속됐고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었다. 그러나 피의자인 이선균이 사망하면서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이 종결될 예정이다. 수사 관계자는 이선균이 23일 조사 당시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수사는 대부분 끝났고 송치 여부만 결정하는 단계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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