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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분 줄었지만 갈길 먼 피치 클록, 일부 구단 반대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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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분 줄었지만 갈길 먼 피치 클록, 일부 구단 반대 [프로야구]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4.03.14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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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프로야구 KBO리그 시범경기가 피치 클록(Pitch Clock)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해보다 경기 시간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피치 클록은 올 시즌 KBO리그 개막전을 시작으로 전반기에 시범 운영한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후반기에 정식 도입 여부를 결정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피치 클록 도입을 앞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프로야구 사령탑들은 도입과 관련해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피치 클록 시범 운영에 따라 시범경기 19경기 평균 시간은 2시간 35분으로 2023년 시범경기 20경기 2시간 58분과 비교해 23분 단축됐다”고 13일 밝혔다.

10일 오후 창원NC파크에서 열린 KBO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 시범 경기. 6회 초 NC 투수 이준호와 KIA 1번 박찬호가 투타를 준비하는 동안 전광판 아래 설치된 피치 클록이 작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피치 클록이 운영되면서 투수는 주자가 없을 시 18초 안에, 주자가 있을 때는 23초 안에 공을 던져야 한다. 타자는 8초를 남겨놨을 때 타석에 들어서서 타격 준비를 끝내야 한다. 포수는 피치 클록에 9초가 표기된 시점에 포수석에 위치해야 한다. 투수와 포수가 이를 어기면 볼 1개가, 타자에게는 스트라이크 1개가 각각 주어진다.

시범경기와 정규리그 전반기에는 피치 클록이 시범 운영되기 때문에 시간을 어겨도 제재하지 않고 구두 경고만 한다.

KBO에 따르면 19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4.5건의 위반(경고)이 나왔다. 19경기 중 총 85건이었다. 투수 위반이 38건, 타자는 46건이었다. 시범경기 첫날 39건의 위반 사례가 나왔으나 2일차 21건, 3일차 16건, 4일차 9건(4경기)으로 줄어들고 있다. KBO는 “피치 클록 시범운영에 따른 각종 관련 통계와 팬들의 선호도, 현장 의견 등을 종합해 정식 도입 시기를 최대한 빨리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10일 오후 창원NC파크에서 열린 KBO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 시범 경기에서 피치 클록이 작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오후 창원NC파크에서 열린 KBO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 시범 경기에서 피치 클록이 작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구단마다 반응은 엇갈린다. LG(엘지)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 NC 다이노스는 찬성하는 의견을 냈지만 KT 위즈, SSG 랜더스, 롯데 자이언츠, 한화 이글스는 반대하고 있다. KIA(기아)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는 지켜보고 있다.

염경엽 LG 감독은 “KBO리그에 맞는 방식으로 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강철 KT 감독은 도입을 피할 수 없다면 시즌 중간에 갑작스럽게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피치 클록 정식 도입은) 올해 하기 힘들 것 같다. 전반기까지 성적이 좋았던 팀은 (후반기 변수가 될 수 있는 피치 클록을) 뭐 하러 찬성하겠나"라고 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견제 횟수 제한은 말 안 된다”라고 했다. 이숭용 SSG 감독은 “시기상조”라고 했다.

10일 오후 창원NC파크에서 열린 KBO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 시범 경기. 경기장에 투구 또는 타격 준비 과정에서 제한 시간을 두는 피치 클록이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오후 창원NC파크에서 열린 KBO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 시범 경기. 경기장에 투구 또는 타격 준비 과정에서 제한 시간을 두는 피치 클록이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원호 한화 감독은 피치컴을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피치컴은 사인을 교환할 수 있는 전자 장비로 메이저리그(MLB)에서는 2022시즌 도입했다. 피치컴을 쓰면 투수와 포수의 사인 교환 시간이 단축될 수 있다.

류현진(한화)은 “피치컴이 없어서 (피치 클록 제한 시간이) 여유 있진 않다. 주자가 있는 상황에선 사인을 간단하게 했다. 정규시즌 때는 어려워질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KBO에 따르면 아직 국내에선 피치컴을 개발한 업체가 없어 MLB 제품을 수입해서 써야 한다. 이 경우 정부의 전파 인증을 받아야한다. 아직 절차가 통과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KBO리그 선수 대표 단체인 프로야구선수협회는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과 피치 클록 도입에 관한 공식 입장을 유보했다.

13일 2024년 정기 대의원 대회에서 ABS 도입과 피치 클록 시범 운용에 관한 찬반 의견을 정식 안건으로 다뤘고 공식 입장을 내기엔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모았다.

장동철 선수협회 사무총장은 연합뉴스에 "ABS와 피치 클록에 관한 찬반 의견을 내기엔 선수들이 치른 경기 수가 부족하다"며 "일단 4월까지는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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