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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핸드볼에 쏟아진 관심, '우생순' 재현할까 [SQ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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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핸드볼에 쏟아진 관심, '우생순' 재현할까 [SQ현장]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4.05.20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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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20일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여자핸드볼 국가대표 훈련 미디어데이에는 30곳에 달하는 취재진이 몰렸다.

여자핸드볼은 오는 7월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의 유일한 구기 종목. 지난달 황선홍 감독이 이끈 U-23(23세 이하)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탈락하면서 여자핸드볼은 파리 올림픽 유일한 구기종목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됐다.

감독도 선수도 모두 이 부분을 잘 알고 있다. 골키퍼 박새영(30·삼척시청)은 “부담은 되지만 그만큼 핸드볼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기회”라며 “조금이라도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센터백 우빛나(23·서울시청)는 “부담이 안 되는 건 거짓말”이라면서도 “구기 종목 중 관심집중을 받게 돼 좋은 기회를 잡은 것 같다”고 했다. 주장 신은주(31·인천광역시청)는 “스포트라이트보다 각자 온전히 집중하면서 할 수 있는 걸 하겠다”고 했다.

20일 오후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 선수단이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공개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자핸드볼은 1984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부터 파리 대회까지 11회 연속 진출에 성공했다. 1988 서울 대회와 1992 바르셀로나 대회에서는 금메달을 따는 등 역대 메달 6개(금 2·은 2·동 2)를 획득한 효자 종목이다.

하지만 2008 베이징 대회에서 동메달을 딴 이후 내리막길이다. 2012 런던 대회에서는 12개국 중 4위에 그쳤고 리우 대회에서는 사상 최악인 10위에 머물렀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8위였다.

파리 올림픽 메달 전망도 밝지 않다. 노르웨이, 덴마크, 독일, 슬로베니아, 스웨덴 유럽 강호 5개국과 파리 올림픽 조별리그 A조에 속해있다. 노르웨이는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땄고 스웨덴은 4위에 올랐다. 한국은 A조에서 상위 4팀 안에 들면 8강에 진출한다.

20일 오후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헨리크 시그넬 감독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일 오후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헨리크 시그넬 감독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는 일본에 졌고 지난해 12월 제26회 국제핸드볼연맹(IHF) 세계여자선수권대회 결선리그 3경기에서 모두 져 상황이 녹록지는 않다.

헨리크 시그넬(48·스웨덴) 대표팀 감독은 “해외에서는 우리를 우승 후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우리에겐 유럽 국가와 선수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기술이 있다. 그 특징을 잘 살리고 공·수에서 목표한 걸 잘하면 어느 팀에게나 껄끄러운 상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시그넬 감독은 대표팀의 장점으로 빠른 스피드와 민첩함, 그리고 2:2 공격 등을 꼽았다. 시그넬 감독은 8월 1일 조국 스웨덴과 맞붙는 점에 대해서는 “대단한 기회이자 도전이 될 것”이라며 “모든 경기에서 이기고 싶지만 스웨덴은 더더욱 이기고 싶다”고 했다.

20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주장 신은주 선수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주장 신은주 선수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은지는 “유럽 팀의 전력이 상향평준화가 돼 힘든 경기를 예상하고 있다”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조별 예선 통과(8강 진출)를 하는 게 1차 목표”라고 했다. 이어 “8강에 가면 모든 팀에 동등한 기회가 주어지니까 모든 걸 쏟아붓겠다”라고 말했다.

시그넬 감독은 젊은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렸다. 올림픽 출전 경험이 있는 선수는 22명 중 류은희(34·헝가리 교리)와 센터백 강경민(28·SK슈가글라이더즈), 골키퍼 정진희(25·서울시청), 피봇 강은혜(28·SK슈가글라이더즈) 5명 뿐이다. 2000년대생 선수는 6명. 막내는 라이트백 이혜원(20·부산시설공간)으로 2004년생이다. 이혜원은 “핸드볼 코트에서는 제 나이를 생각하기보다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 팀에 보탬이 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미디어데이에 함께한 선배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시그넬 감독은 '우생순'을 언급하며 "한국은 전통적으로 핸드볼 강국이었다. 그시기에 성적을 잘 냈는데 잘 이어나가고 싶다"고 했다. 우생순은 2004 아테네 올림픽 여자 핸드볼 결승전을 토대로 만든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줄임말이다. 한국은 당시 대회에서 전력 열세 속에서도 투혼을 발휘하며 은메달을 땄다.

20일 오후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 선수단이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공개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일 오후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 선수단이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공개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3일 진천선수촌에 모인 대표팀 21명은 내달 1일까지 1차 훈련을 한 뒤 2일부터 21일까지 스웨덴과 노르웨이에서 1차 유럽 전지훈련에 나선다. 현재 소속팀에서 챔피언스리그 파이널에 출전 중인 류은희는 스웨덴으로 바로 합류한다. 대표팀은 스웨덴, 노르웨이와 합동훈련을 하고 클럽팀과 평가전을 치른다.

이후 7월 1일부터 8일까지 진천선수촌에서 2차 국내 훈련을 한 후 9일부터 스페인과 네덜란드에서 2차 유럽 전지훈련에 나선다. 올림픽에서 B조로 한국과 같은 조가 아닌 스페인, 네덜란드 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다. 대표팀은 국내에서는 체력적인 훈련을 집중적으로 하고 유럽에서는 평가전과 연습 경기 위주로 작전과 팀플레이를 훈련할 예정이다.

이후 7월 19일 대회가 열리는 프랑스로 곧바로 넘어가 현지 적응에 나선다. 7월 25일 오후 11시 조별예선 첫 상대인 독일과 일전을 벌인다.

대한핸드볼협회는 파리 올림픽에 승리 수당 제도를 도입하며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운다. 정규오 대한핸드볼협회 사무처장에 따르면 대표팀이 파리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면 선수 1인당 1억원, 은메달은 5000만원, 동메달은 3000만원을 지급한다. 조별예선에서 첫 승을 거두면 300만원, 2승부터는 500만원씩 지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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