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프로야구 레전드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이 특별한 홈런을 쳤다.
이만수 이사장은 22일 지난 12일부터 이틀간 경북 의성에 내려가 재능기부한 소식을 전하면서 “모처럼 홈런을 쳤는데 현역 시절 수백 개의 홈런을 칠 때와 또 다른 즐거움과 기쁨이 있었다”고 전했다.
삼성 라이온즈 영구결번(22번)자 이만수 이사장은 최초 홈런(이상 1982년), 최초 100홈런(1986년), 최초 200홈런(1991년)을 기록한 1980년대 프로야구 대표 거포다. 그러나 SK 와이번스 감독직에서 물러난 뒤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나눔을 실천하느라 양쪽 어깨인대 여러 군데가 끊어진 상태다.
몸이 성치않은 ‘헐크’ 이만수 이사장이 오랜만에 ‘손맛’을 본 사연은 무엇일까.
같은 값이라면 소외된 곳을 먼저 찾아 재능기부하는 원칙을 세운 그는 이번엔 급속한 고령화로 인구가 급감하고 있는 의성군을 찾았다. 이만수 이사장은 “정식야구단이 아닌 지역 어린이 대상 재능기부는 처음이었다”며 “김주수 의성군수님과 어린이 30여명, 학부모 50여명이 기다리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정의 마지막을 이만수 이사장은 이벤트 매치로 마무리했다. 한데 함께 내려간 HBC의 권혁돈 감독이 모두가 있는 곳에서 “이만수 감독님이 마지막으로 타격 시범을 보여줄 것”이라고 선언하는 바람에 배트를 쥐게 됐다. 이만수 이사장은 “모든 선수들과 학부형이 소리를 지르면서 환호해 무척 난감했다”고 귀띔했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느라 어깨 수술 날짜를 계속 미뤘던 이만수 이사장이지만 일단 방망이를 집어 들었다. 첫째, 둘째 공에 연달아 파울볼을 날렸고 어깨 통증이 밀려왔다고. 하지만 ‘홈런의 아이콘’답게 셋째 공을 정확히 통타, 담장을 넘기는데 성공했다.
이만수 이사장은 “나는 날씨가 아무리 더워도 야구 유니폼만 있으면 땀나는 것조차 신나던 선수였다”며 “다이아몬드를 한 바퀴 도는데 어찌나 기분이 좋았는지 모른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홈런의 손맛이 얼마나 좋은지 잠깐이나마 현역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었다. 할아버지가 되었지만 나는 야구할 때가 가장 즐겁다”고 호쾌하게 웃었다.
KBO리그를 떠났을 뿐 이만수 이사장은 늘 야구 현장에 있다. 재능기부와 야구 불모지 라오스의 저변 확대를 위해 발로 뛰고 있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더불어 기피 포지션인 포수 육성을 위해 이만수 포수상을 신설, 유망주 안방마님의 기를 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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