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스포츠Q(큐) 글 김의겸·사진 손힘찬 기자] 모든 축구인의 염원 K3·4리그가 마침내 출범했다. 프로(K리그1·2)와 아마추어(K5리그 이하)를 잇는 교두보 역할로 기대를 모으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그동안 한국 축구의 선진화를 위한 선결 과제 중 하나였기에 감회가 새롭다.
13일 서울 신문로 아산청책연구원에서 2020 K3·4리그 출범식이 열렸다. K3리그 우승후보로 꼽히는 4개 구단 사령탑은 저마다 원년 대회 제패에 대한 열망을 감추지 않았다.
기존 실업축구 내셔널리그(3부리그 격)와 K3리그 어드밴스·베이직리그(4·5부리그격)를 통합했다. 특히 K3리그에서는 내셔널리그 8개 팀에 K3리그 8개 팀이 모여 자웅을 겨룬다. 세미프로 최강 자리는 곧 프로에 근접했다는 이야기로 프로 진출을 위한 가능성의 무대가 아닐 수 없다.
2018년 K리그2(2부) FC안양을 지휘했던 고정운 김포시민축구단 감독은 “사실 K3리그 선수들의 실력이나 경기 형태가 궁금했다. 막성 와서 보니 깜짝 놀랐다. K리그2와 큰 차이는 없었다. 단 경기운영 능력이 조금 떨어지고, 자신감 면에서 위축돼 있을 뿐이다.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많아 K3리그가 흥미로울 것이라 생각한다”며 2, 3부의 차이를 설명했다.
지난해 대한축구협회(FA)컵 준우승을 이끈 김승희 대전한국철도축구단(전 대전코레일) 감독은 “그동안 ‘그들만의 리그’였다면, 이제 ‘모두의 리그’가 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 기쁘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우리가 잘해야 나라가 잘된다'는 말처럼 '우리가 잘해야 대한민국 축구가 잘된다'는 마음으로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진행을 맡은 이광용 KBS 아나운서는 감독들에게 각 팀의 핵심 전력을 꼽아달라고 했는데, 돌아온 대답이 재밌다.
지난해 K3리그 어드밴스에서 우승하고 FA컵 4강에 오르며 지도력을 인정받은 김학철 화성FC 감독은 “특정 선수만 언급하면 다른 선수들이 섭섭해 할 것”이라며 조심스러워했다. 미디어에 1~2명이라도 이름이 노출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나온 질문인 걸 알지만 그래도 지도자 입장에서 열 손가락 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는 법이다.
고정운 감독도 “제2의 고정운을 꼽아달라”는 요청에 “우리 팀 슬로건이 ‘원팀’이다. 전 선수들을 주목해주면 좋겠다. K리그2에 올라갈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며 김학철 감독과 마음을 같이 했다.
김태영 천안시민축구단 감독은 “좋은 수비수가 2, 3명 있지만 다른 감독들이 함구했기 때문에 나도 말하지 않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내 영향을 받아서인지, 나보다 더 투쟁적인 선수들도 있어 오히려 내가 자제시키고 있다. 선수들이 상견례 때부터 이미 (내 성향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K3·4리그가 한국형 디비전 시스템의 견고한 허리 역할을 충실히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날 함께 자리한 네 사령탑 모두 선수들이 K3리그에서 활약을 바탕으로 프로에 진출할 수 있기를 바라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올 시즌에 나서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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