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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10일 만의 리턴매치 수원, 똑같은 문제로 또 분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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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10일 만의 리턴매치 수원, 똑같은 문제로 또 분패
  • 김준철 명예기자
  • 승인 2020.07.31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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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스포츠Q(큐) 김준철 명예기자] 마치 데자뷔였다. 수원삼성블루윙즈(이하 수원)가 10일 전 경기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경기를 펼친 결과, 똑같은 결과를 얻는 데 그쳤다.

수원은 29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2020 하나은행 FA컵 8강 성남FC(이하 성남) 전에서 0-1로 패했다. 전반 초반부터 열심히 몰아쳤지만 상대 골문을 여는 데 실패했고, 후반 28분 성남 토미에게 결승골을 허용했다. 이날 패배로 수원은 5년 연속 FA컵 4강 진출에 실패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상대 수비 사이를 뚫고 돌파하는 수원 한석희 [사진=대한축구협회]
상대 수비 사이를 뚫고 돌파하는 수원 한석희 [사진=대한축구협회]

10일 만에 펼쳐진 리턴 매치였다. 수원과 성남은 지난 19일 리그 12라운드 맞대결을 펼친 바 있었다. 그날 경기에선 성남이 1-0 승리를 따냈고, 수원은 이날 통쾌한 설욕을 꿈꿨다. FA컵 최다 우승자(5회)라는 자부심과 5회 연속 FA컵 4강 진출이라는 동기 부여도 충분해 많은 전문가가 수원 승리를 점쳤을 정도였다.

하지만 수원은 10일 전과 똑같은 문제를 노출하며 8강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셨다. 물론 빡빡한 일정을 고려한 로테이션과 포메이션 변화는 줬으나, 시종일관 답답한 플레이와 0-1 패배라는 결과는 변함없었다. 

먼저 지난 리그 경기 패인은 심각한 빈공과 수비 집중력 하락에 있었다. 수원은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고 상대를 몰아쳤지만 유효 슛 0개라는 참담한 공격력에 애를 먹었고, 후반 36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이창용을 놓치며 뼈아픈 실점을 허용했다.

문제는 이날 경기에서도 같은 실수를 답습했다는 점이다. 이번에도 상대 질식 수비에 막혀 공격다운 공격 한 번 해보지 못했고, 경기 내내 단단했던 수비가 한 순간 집중력을 잃어 실점을 내줬다.

수원이 이날 기록한 유효슛은 후반 35분 한석희 슈팅 1개가 전부였다. 최전방 공격수 크르프치와 양측 윙 포워드 임상협, 한석희뿐만 아니라 모든 미드필더가 전방 압박에 나서며 상대 수비를 흔드는 데까진 성공했으나, 좀처럼 슈팅 기회를 잡진 못했다. 전방으로 찔러주는 양질의 패스가 부족했고, 크로스 정확도도 부정확했다. 설령 박스 안에서 좋은 기회를 잡더라도 골 결정력이 따라주지 않아 찬스가 번번이 무위로 돌아갔다.

빈공의 주된 원인은 원톱 역할이 다소 명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선발 출전한 크르피치는 임승겸-연제운-이창용으로 이어지는 성남 수비진을 피해 계속 2선으로 내려왔다. 제공권이 있는 그가 상대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동료와 연계하는 과정까진 좋았다. 그러나 그가 박스 안에서 버텨주지 못하니 수원 입장에서는 높은 위치에서 공격을 풀어나갈 선택지가 없었다. 후반전 교체 출전한 김건희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상대 수비수들 압박에 측면으로 밀려났고,  최근 잘 통했던 중앙으로 치고 들어와 득점 기회를 만드는 플레이가 여의치 않았다.

이처럼 수원은 경기 주도권을 잡고도 초조한 시간만 흘려보냈다. 넣어줘야 할 때 해결을 못 하니 분위기는 순식간에 상대 쪽으로 넘어갔다. 실제로 성남은 후반 초반부터 공격적인 교체 카드를 활용해 기지개를 켰다. 전반전 라인을 한껏 내려 수비에 신경 썼다면 후반전에는 이스칸데로프와 김현성 등을 전진 배치해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결국 수원은 후반 28분 토미에게 실점을 허용했다. 이태희의 크로스가 아무런 방해 없이 페널티 박스 안으로 올라왔고, 헨리 수비 커버가 늦어져 뒤따르던 토미를 놓쳤다. 이번 실점도 지난 12라운드 실점과 닮아 있었다. 세트피스와 인 플레이 상황이라는 차이만 있었을 뿐, 크로스 이후 수비수들이 정확한 마킹을 하지 못했다는 점은 다르지 않았다.

수원 수비 문제는 시즌 시작부터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지만, 최근 집중력을 놓치며 허무하게 실점을 내주는 장면이 늘어나고 있어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측면 크로스 시, 침투해 들어오는 공격수를 막는 과정에서 수비수들끼리 원활한 마킹이 되지 않는 데다 뒷공간을 노리는 상대를 노마킹으로 놔두는 경우도 빈번하다. 앞선 경우도 민상기가 빠르게 앞쪽 공간을 커버하고, 헨리가 중앙만 잘 지키고 있었더라면 주지 않아도 될 실점이었다.

수원은 마지막까지 동점골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으나, 이미 성남은 수비를 굳게 걸어 잠근 후였다. 염기훈과 안토니스 등 모든 공격 자원을 투입해도 빈공은 나아지지 않았고, 한 골 차를 극복하지 못해 FA컵 우승 도전 막을 내렸다.

이미 리그가 1/3이 지난 터라 선두권 진입이 쉽지 않은 수원은 내년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해 FA컵 우승을 목표로 달려왔다. 하지만 똑같은 문제에서 똑같은 오답을 제출하며 그 야무진 꿈은 물거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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