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미국프로풋볼(NFL) 역대 최고 쿼터백으로 꼽히는 톰 브래디(44)가 이끄는 탬파베이 버커니어스가 '디펜딩챔프' 캔자스시티 치프스와 슈퍼볼 무대에서 격돌한다. 현역 최고 쿼터백으로 불리는 패트릭 머홈스(26)와 브래디의 신구 쿼터백 대결이 성사됐다.
탬파베이는 25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그린베이 램보 필드에서 열린 NFL 플레이오프(PO) 내셔널풋볼콘퍼런스(NFC) 챔피언십에서 그린베이 패커스를 31-26으로 꺾었다.
쿼터백 드루 브리스(42·뉴올리언스 세인츠)와 함께 리그에서 둘뿐인 40대 선수 브래디는 이로써 개인 통산 10번째 슈퍼볼 무대를 밟게 됐다.
지난 시즌까지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에서만 20년간 뛰면서 슈퍼볼 6회 우승 위업을 달성한 브래디는 지난해 3월 탬파베이와 2년간 총액(연봉+인센티브) 5900만 달러(650억 원)에 계약하며 새 둥지를 틀었다.
NFL 최고 전략가로 통하는 빌 벨리칙 뉴잉글랜드 감독 품을 떠난 브래디가 만년 하위권 탬파베이에선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예상을 깨고 팀을 결승까지 올렸다. 탬파베이가 슈퍼볼에 진출한 건 창단 후 첫 우승을 차지한 2003년 이후 18년 만이다. NFL 역대 가장 많은 슈퍼볼 우승 반지를 보유한 브래디가 개인 통산 7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브래디는 이날 36차례 패싱 공격을 시도해 20번 적중시키며 281야드를 따냈다. 터치다운 패스도 3개 꽂아 넣는 등 여전한 클래스를 과시했다.
3쿼터 한때 28-10으로 넉넉하게 앞섰던 탬파베이는 브래디가 3차례 인터셉트를 허용해 위기를 맞았다. 28-23, 점수 차가 5점 차까지 좁혀졌지만, 탬파베이 수비진이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수상이 유력한 그린베이 쿼터백 에런 로저스를 압박, 5차례 색(쿼터백이 볼을 소유한 상황에서 태클)으로 패싱 공격을 차단한 덕에 승리를 지켰다.
슈퍼볼은 2월 8일 탬파베이 홈구장인 플로리다주 탬파 레이먼드 제임스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슈퍼볼 55년 역사상 개최 팀이 슈퍼볼에 진출한 건 탬파베이가 처음이다. NFC 5번 시드로 PO에 오른 탬파베이는 앞선 PO 3경기 모두 원정에서 치렀다. 3~4년 전 미리 슈퍼볼 개최지를 정하는 NFL에서 이례적으로 안방에서 슈퍼볼을 치르는 행운이 따랐다.
이어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애로우헤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NFL PO 아메리칸콘퍼런스(AFC) 챔피언십에선 캔자스시티가 버펄로 빌스를 38-24로 제압했다. 지난해 슈퍼볼에서 50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캔자스시티가 2년 연속 정상 정복에 나선다.
이로써 올해 슈퍼볼은 리그를 대표하는 신구 쿼터백 맞대결로도 기대를 모은다. 브래디가 자타공인 역대 최고 쿼터백이라면, 캔자스시티 머홈스는 차세대 쿼터백 선두주자다. 미국프로농구(NBA)로 치면 마이클 조던과 르브론 제임스가 NBA 파이널에서 맞붙는 격이다.
프로 4년차 머홈스는 2018시즌 정규리그 MVP에 오른 데 이어 지난 시즌에는 슈퍼볼 우승을 거머쥐며 MVP와 슈퍼볼 우승을 모두 달성한 역대 최연소 선수가 됐다. 또 24세 138일 나이로 슈퍼볼 MVP에 오르며 NFL 역대 최연소 쿼터백 슈퍼볼 MVP 수상 기록도 썼다.
브래디와 머홈스는 지금까지 총 4차례 맞대결을 벌여 2승씩 나눠가졌다. 브래디가 첫 2승을 따낸 뒤 최근 두 경기에선 머홈스가 웃었다. 4경기 모두 터치다운 1개(7점) 차이 이내로 승부가 갈릴 만큼 접전이었다. 2019년 AFC 챔프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37-31로 승리한 브래디가 상대 라커룸까지 찾아가 머홈스에게 “정말 인상적인 승부였다”는 인사를 건넨 일화가 유명하다.
2019년 슈퍼볼에서 우승한 브래디와 2020년 슈퍼볼에서 승리한 머홈스 중 누가 올해 슈퍼볼 정상에 서게 될까. 6만589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에 코로나19 여파로 2만2000명만 입장할 수 있다는 점이 애석하다.
한편 NFL 슈퍼볼 TV 중계에서 38년 만에 버드와이저 맥주 광고가 사라지는 것 또한 이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 “버드와이저를 생산하는 앤하이저부시가 올해 슈퍼볼에 TV 광고를 내지 않겠다는 방침을 공개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슈퍼볼 광고단가는 30초 기준 560만 달러(62억 원)였다. 버드와이저가 1983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 최대 마케팅 무대로 불리는 슈퍼볼 중계를 포기한 건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이다.
앤하이저부시는 “TV에 책정된 광고 예산을 코로나19 백신접종 관련 캠페인으로 대체하겠다”고 설명했다. 마셀 머콘디스 앤하이저부시 최고홍보책임자(CMO)는 “버드와이저라는 브랜드는 미국의 가치와 연결돼 있기 때문”이라며 배경을 설명했다.
단 앤하이저부시는 슈퍼볼 TV 중계에 버드와이저를 제외한 다른 브랜드 광고비는 예정대로 집행한다. 올해 슈퍼볼에 버드라이트와 미켈롭 등 맥주 광고를 지난해처럼 4분가량 내보낼 계획이다. 또 앤하이저부시 기업 광고에는 버드와이저 이미지가 등장할 수도 있다.
같은 날 AP통신은 "버드와이저뿐만 아니라 코카콜라와 펩시콜라 광고도 올해 슈퍼볼 TV 중계에서 볼 수 없다"며 "이는 코로나로 인한 암울한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알렸다. 찰스 테일러 빌라노바대 마케팅 교수는 "광고주들에게 올해는 매우 리스크가 큰 해이기 때문에 광고 집행 면에서 신중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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