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SBS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동성 간 키스신을 편집해 방영한 것에 대해 퀸의 객원 보컬인 아담 램버트도 '쓴 소리'를 남겼다. "이중잣대는 실재한다"는 비판이다.
지난 13일 저녁 8시 40분, SBS는 설 특선으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방영했다. 논란은 SBS가 이날 방영분에서 동성 간 키스 장면을 삭제 또는 모자이크 처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방송에서는 프레디 머큐리(라미 말렉)와 그의 연인 짐 허튼(아론 맥쿠스커)이 입을 맞추는 장면 등 머큐리의 키스신이 2회 삭제됐고, 배경 속 남성 엑스트라 간 키스신 1회가 모자이크 처리됐다.
지난 2018년 개봉한 '보헤미안 랩소디'는 그룹 퀸의 리드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삶을 담은 음악 영화로, 제76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드라마 작품상, 드라마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 음향효과상, 음향편집상, 편집상을 받았으며, 국내에서도 누적관객수 약 995만명의 기록을 세웠다.
특히 '보헤미안 랩소디'는 성소수자로서의 프레디 머큐리의 생애를 조명한 퀴어 영화로도 호평받은 바 있다. SBS 특선 영화 방송 이후 누리꾼들은 "프레디 머큐리의 삶과 정체성을 부인하는 행위이자,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이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국내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성소수자 단체들 역시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6일 공익인권법재단 공감·희망을만드는법 등 40개 성소수자 인권 연대체가 꾸린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은 성명을 통해 "성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나 장면 모두를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것으로 치부하는 태도는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그대로 보여주는 검열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SBS가 고인뿐만 아니라 성소수자 모두를 모욕한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SBS는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고 문화 다양성을 어떻게 적극적으로 보장할 것인지에 대한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사실은 미국의 영향력 있는 성소수자 매거진 '아웃'(Out)에도 16일(현지시간) 보도됐다. 아웃은 SBS의 동성 간 키스 장면 편집 논란을 알리며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의 성명서 내용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룹 퀸의 객원 보컬로 머큐리를 대신해 수년간 퀸의 투어에 참여했으며, 해당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한 미국 가수 아담 램버트는 17일 해당 기사가 공유된 아웃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그러면서도 그들은 퀸의 노래를 주저 없이 틀 것이다. 그 키스신에 노골적이거나 외설적인 점은 전혀 없다. 이중잣대는 정말로 존재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SBS는 해당 논란에 대해 "지상파로서 심의 규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지상파에서 15세 이상 시청가로 방송하는 설 특선 영화라는 점을 고려한 편집일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만 해명했다. 개봉 당시 보헤미안 랩소디는 12세 관람가로 상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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