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아사(餓死) 직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에 스포츠산업이 맞이한 현실을 오롯이 반영한 표현이다. 지난해 스포츠산업 매출액은 54조4000억 원으로 2019년 80조6000억 원 대비 무려 32.6%포인트나 줄어들었다(문체부 추산). 폐업률 역시 폭증했다. 전년 대비 서비스업은 2.3배, 용품업은 2배, 시설업은 1.8배 치솟은 것으로 추정된다.
곳곳에서 곡소리가 들릴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 한국스포츠산업협회가 실무자의 의견을 청취할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호텔프리마에서 조찬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열고 '코로나 이후 변화해야 할 스포츠산업 정책'을 모색했다. 관계자들은 현장에서 발생하는 애로사항을 토로했고 유병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은 이를 귀담아 들었다.
체육행사를 대행하는 업체의 대표는 "스포츠산업에는 5인 이하의 작은 기업이 많은데 입찰 제한, 공동 수주 불가 등 진입장벽이 있다"고 말했다. 20년 넘게 축구계를 누빈 한 에이전트는 "영화관에서 팝콘 취식은 되면서 경기장에서 소리라도 내면 바로 경고방송이 나오는 걸 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모르겠다”고 개탄했다.
유병채 국장은 "스포츠산업 예산은 증가하는 추세이긴 하나 관광·콘텐츠산업에 비하면 여전히 적은 편이고 지원인력 역시 부족하다"며 "소기업의 진입장벽 완화, 체육시설 특별고용 지원, 학교 진로교육 강화, 이종업계 전문가와의 협력 등 이 자리에서 들은 내용을 정부 정책에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체부도 애를 쓰고 있다. 코로나19 피해를 최소화하려 분주히 노력 중이다. 스포츠산업 긴급 지원 대책으로 추경 포함 예산 3275억 원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 비대면 경제가 확산해 온라인 수요가 급증하는 환경에 발맞춰 신시장 창출을 위한 전략적 육성에 힘을 쏟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향후 정책 방향은 △ 혁신 스포츠기업 육성 △ 수요 견인 스포츠산업 성장 △ 견고한 스포츠산업 생태계 조성 등 크게 셋으로 나뉜다. 문체부는 스포츠융자‧펀드 지원, 무인화 관련 연구개발(R&D) 지원 확대, 프로스포츠 입장권 소득공제 추진, 스마트경기장 확대, 스포츠산업 종합지원센터 확대, 지역 스포츠콘텐츠 활성화 등을 세부사안으로 내놓았다.
이밖에 김민웅 개선스포츠 상무이사(제조업), 박정환 대한피트니스전문가협회 사무총장(시설업), 류택형 한국스포츠에이전트협회 전무이사(스포츠마케팅), 강형근 더에스엠씨그룹 부사장(뉴미디어) 등 스포츠산업 오피니언 리더들이 각자 의견을 개진했다.
박정환 총장은 “피트니스 시설이 위험이 낮은 환경임을 입증하는 설득력 있는 연구를 수집, 고객의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며 “방역 시스템 강화를 지원하고 순기능을 알리는 인식 개선 캠페인을 진행해 사후 지원이 아닌 운영 지속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제언했다.
강형근 부사장은 “세상은 기술과 손잡았고, 머신과 휴먼이 협력하는 시대가 왔다”며 “각 산업에서 새롭게 나타나는 비즈니스 모델과 기술 적용 사례를 관찰해야 한다. 스포츠산업은 인간 중심, 지속가능성, 탄력성이 바탕이 된 인더스트리 5.0을 준비하고, 최근 화두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적용해 생명력 강한 기업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정영린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장, 김도균 한국체육학회장, 오정석 한국스포츠산업협회장, 한남희 포럼위원장, 신영대 스포츠플러스 대표이사, 계은영 고양시청 스포츠 전문위원, 우희용 세계프리스타일축구연맹 회장 등 산학 인사들이 발제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활성화 방안을 함께 모색했다.
한국스포츠산업협회, 국민체육진흥공단(KSPO)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이 주최·주관하고 문체부, 동아오츠카(포카리스웨트)가 후원하는 스포츠 비즈니스 네트워크는 매달 마지막주 금요일 오전 7시 조찬 형식으로 열린다. 동종 산업 교류, 휴먼 네트워크를 통해 자생력의 기반을 마련하자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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