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드 167경기, 우드 136경기... 'EPL 클래스'
[스포츠Q(큐) 임부근 명예기자] 예상치 못한 패배다. 결국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듀오를 극복하지 못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 축구 국가대표팀은 22일 일본 이바라키현 가시마에 위치한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남자축구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뉴질랜드에 0-1로 졌다.
뉴질랜드는 국제축구연맹(FIFA·피파) 랭킹이 122위에 불과할 정도로 한국 대표팀보다 몇 수 아래로 평가받았다. 역대 국가 대항전에서도 12승 3무를 기록했을 정도로 압도적인 전력 차를 보여왔다. 그러나 하필, 중요한 순간에 발목을 잡혔다.
한국은 점유율을 높이며 경기를 주도했지만, 상대 수비를 효율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 프랑스 리그앙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물이 오른 황의조(지롱댕 보르도)를 최전방에 세웠음에도 뉴질랜드는 예상외로 견고했다.
중심엔 윈스턴 리드(33·웨스트햄 유나이티드)가 있었다. 리드는 키 190㎝ 탄탄한 피지컬을 활용해 황의조를 묶었다. 슛은 육탄방어했고, 베테랑 수비수답게 노련한 플레이로 패스와 크로스를 차단했다. 제공권에서도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며 한국 공격을 빈틈 없이 막았다.
수비진에서 리드가 고군분투하자 최전방의 크리스 우드(29·번리)도 화답했다. 우드는 후반 24분 팀 동료가 때린 슛이 정태욱(대구FC) 발 맞고 굴절돼 앞으로 흐르자 낮게 깔아 차 마무리했다. 첫 판정은 오프사이드였지만, 비디오판독(VAR)을 통해 골로 인정됐다.
우드는 경기 내내 전방에서 홀로 한국 수비진을 상대했다. 191㎝ 큰 키를 활용해 찬스를 만들고자 했지만 역시 장신 수비수인 정태욱과 경합에서 쉽게 이기지 못했다. 큰 존재감은 없었지만 중요한 한 방을 터뜨리며 1-0 승리를 이끌었다.
리드와 우드는 EPL에서 100경기 이상 뛰었을 정도로 실력과 경험 면에서 검증된 자원이다. 리드는 2012~2013시즌부터 2017~2018시즌까지 EPL에서 뛰었다. 18경기를 뛴 2017~2018시즌을 제외하면 매 시즌 주전 수비로서 EPL 공격수들을 상대했다. 지난 시즌엔 잉글랜드 2부 챔피언십 리그에서 뛰었으나 다시 웨스트햄으로 복귀했다.
우드는 번리 주전 공격수로 활약하며 2017~2018시즌을 시작으로 EPL에서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10·10·14·12)을 기록했다. 번리가 EPL에서 생존하는 것을 넘어 강팀들도 까다로워하는 팀으로 자리잡는 데 큰 몫을 했다.
이에 리드와 우드는 대회 전부터 뉴질랜드를 상대하는 국가들의 경계대상 1순위였다. 한국도 이들을 주시했지만 결국 뚫지도, 막아내지도 못했다. 대회 시작 전 국내 언론은 뉴질랜드를 '첫 승 제물'로 삼았다. 그러나 김학범호는 경험 많은 EPL 듀오에게 당하며 최악의 스타트를 끊게 됐다.
8강 진출에 적신호가 켜진 한국은 오는 25일 오후 8시 루마니아를 상대로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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