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강호' 고려대-한양대, 2부 리그 강등 위기
[스포츠Q(큐) 임부근 명예기자] 대학축구의 최강자를 가리는 왕중왕전이 12일 개최된다. 내년 시즌부터 디비전 리그(1, 2부)를 시행하는 U리그의 마지막 왕중왕전이다. 누군가는 마지막 챔피언이 되는 영광을 누리지만, 누군가는 2부리그로 떨어지는 지옥을 맛본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 몇년 간 U리그 수준 향상을 위해 기존 시스템 개편을 두고 많은 고민을 했다. 2019시즌엔 전국 리그 도입을 시도했지만 다수 팀의 반대로 무산되기도 했다. 결국 과감한 결단을 내린 KFA는 내년부터 디비전 시스템 도입을 결정, 올 시즌을 앞두고 가이드 라인을 제시했다.
2019시즌부터 올 시즌까지 각 권역 리그 1~4위에게 순서대로 6, 5, 4, 3(성적 내림차순)점을 부여했다. 왕중왕전 진출 팀들 대상으로는 우승팀부터 16강 진출 팀까지 각각 7, 6, 5, 4, 3(성적 내림차순)점을 준다. 동률이 발생할 경우 가장 가까운 시즌 점수가 높은 팀이 우위를 점한다.
KFA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1부에 남는 팀은 32~36개 팀이다. 올 시즌 U리그에 참여하는 팀이 85개인데, 절반이 넘는 팀이 2부에서 시작한다. 단순히 숫자를 절반으로 나누기보단 경쟁력 있는 팀이 1부에서 뛰는 방향을 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금 가장 긴장하는 이들은 바로 2019~2021시즌 합산 점수 30위권에 있는 팀 선수와 관계자들이다.
전통, 신흥 강호 대다수의 1부 정착이 확정된 가운데 의외의 팀들이 30위권에서 눈에 띈다. 오랜 역사를 가진 건국대(9점, 32위), 고려대(34위), 한양대(이상 8점, 37위)다.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수원대(7점, 40위)와 한남대(5점, 43위)도 2부로 내려갈 위기다.
상황이 가장 안 좋은 건 한양대. 한양대는 위 팀들 중 유일하게 올 시즌 왕중왕전에 나가지 못한다. 현재까지 고려대와 합산 점수가 같지만, 올 시즌 성적에서 밀려 순위가 더 내려갔다. 만약 KFA가 발표한대로 1부 팀 갯수가 32~36개로 제한되면 한양대는 내년 시즌을 2부에서 시작한다. 마지막 희망은 KFA가 1, 2부 팀 구성에 변동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점이다.
고려대도 안심할 수 없다. 지난 시즌 왕중왕전 진출에 실패해 포인트를 쌓지 못했다. 올해 반등하며 리그 2위에 올라 점수를 획득한 게 천만다행이다. 왕중왕전에서 한 경기만 이겨도 11점을 획득해 1부 잔류에 다가설 수 있지만, 하필 상대가 대학축구 최강자 용인대다. 이미 올 시즌 저학년 대회 결승에서 용인대를 만나 2-5로 크게 진 기억이 있다.
만약 고려대가 32강에서 탈락하고 한라대, 동원과학기술대, 수원대, 한남대, 대구예술대 중 세 팀이 16강에 진출하면 고려대는 37위로 떨어져 1부에서 뛰지 못한다. 고려대를 비롯한 모든 경쟁 팀이 32강에서 탈락한다 해도, 32개 팀으로 1부를 구성하면 34위인 고려대는 2부로 가야 한다.
가장 애매한 순위에 걸쳐 있는 건국대는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수원대와 32강에서 만난다. 건국대가 지면 상황을 지켜봐야 하지만, 수원대는 패하는 순간 2부행이 확정되기 때문에 간절한을 가진 팀들의 팽팽한 승부가 예상된다.
1부와 2부 경계선에 있는 팀에 속한 한 선수는 "상위권 팀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점수를 계산하지도 않았다더라. 우리는 불안해서 점수를 계산하고 있었다. 자존심이 상한다. 반드시 8강 이상 성적을 내서 마음 편하게 1부에 잔류하고 싶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리그 방식이 디비전에서 권역으로 돌아가지 않는 한 이제 왕중왕전은 치러지지 않는다. 권역 리그제 마지막을 장식할 이번 왕중왕전에 많은 팀의 운명이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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