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만은 없다... "매 경기 결승인 것처럼"
[스포츠Q(큐) 글·사진 임부근 명예기자] "대진운이 좋다 해도, 지면 끝이다. 매 경기가 결승전인 것처럼 임할 것이다."
인천대는 2021 대학축구 U리그에서 팀 창단 최초로 무패 우승을 기록하며 새 역사를 썼다. 12승 2무(승점 38)를 기록한 인천대는 고려대, 수원대, 한양대 등 쟁쟁한 상대들을 압도했다.
인천대는 김시석 감독이 본격적으로 지휘봉을 잡은 2014시즌부터 U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수도권 팀 특성상 매 시즌 죽음의 조라고 불릴만한 권역에 배정받으면서도 2016, 2018, 2020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2018시즌엔 리그 11경기 무패(9승 2무)를 달리면서 첫 무패 우승을 기록하는 듯했으나 연세대와 마지막 경기에서 1-2로 져 아쉬움을 삼켰다.
김시석 감독은 당시 연세대와 마지막 경기를 회상하며 "두고두고 아쉽다. 평정심을 유지했어야 했는데, 잘 되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 경험이 도움이 됐을까. 올 시즌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 인천대는 수원대와 리그 최종전을 앞두고 권역 우승을 확정지었다. 인천대를 맹렬히 추격하던 고려대 원정에서 승리를 거뒀던 터라 기쁨은 배가 됐다.
들뜬 마음이 앞설 법도 했지만, 목표를 향한 의지가 더 컸다. 수원대 원정에서 2-1로 이긴 인천대는 마침내 무패 우승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시석 감독은 "창단 첫 무패 우승이다. 정말 기쁘다. 2018시즌에 11경기 무패를 달리다 마지막에 졌는데, 그때 생각이 많이 났다. 쉽지 않았을 텐데 선수들이 잘 이겨냈다"고 말했다. 이어 "기왕 하는 거 전승 우승 하고 싶었는데, 그걸 못한 게 조금 아쉽다"며 웃었다.
무패 우승 과정에서 빛났던 선수가 많다. 중요한 순간마다 골을 터뜨리며 권역 득점 2위에 오른 박재용. 시즌 중간 주장 완장을 건네받았음에도 역할을 잘 수행한 백성진. 견고한 수비로 최소 실점을 이뤄낸 고민우. 그러나 김시석 감독은 선수 한 명을 치켜세우지 않았다.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해줬다. 누구 하나 최우수선수(MVP)를 뽑으라 한다면, 나는 못한다. 그만큼 팀이 하나가 됐다. 인천대는 원래 팀으로 축구를 한다. 모두 잘했다"며 모든 선수를 칭찬했다.
이제 다음 목표는 왕중왕전 우승이다. U리그로 개편되고 난 뒤 지난 13년 동안 권역 우승을 4번 차지한 인천대지만 아직 왕중왕전 우승은 없다. 2015년 4강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다. 올 시즌은 무패 우승을 기록한 만큼 욕심이 크다. 김 감독은 "우리는 어떤 대회를 나가도 항상 우승이 목표다. 이번도 마찬가지다. 욕심이 난다. 선수 3~4명 정도 잔부상이 있는데, 전체적으로 봤을 때 몸 상태가 좋다"며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대진운도 어느 정도 따라줬다. 인천대는 첫 경기(32강)에서 상대적 약팀 동원과학기술대를 만난다. 16강은 한라대-동의대 맞대결 승자와 치른다. 최근 몇 년간 32강에서 중앙대, 호남대 등 강팀을 만났던 것과 비교하면 수월한 대진이다. 8강까지 봤을 때도 올 시즌 인천대 기세를 꺾을만한 팀은 없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첫 경기부터 총력적을 예고했다.
"상대적으로 대진운이 좋다고 해도 한 경기 지면 끝난다. 선수들에게 무패 우승한 기세를 끝까지 끌고 가자고 말하고 있다. 축구라는 게 어느 팀과 경기를 하더라도 이길 수 있지만, 반대로 질 수도 있다. 결국 멘털이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올 시즌 마지막 대회다. 첫 경기부터 결승전을 뛰는 각오로 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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