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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의 제왕' 조코비치, 메이저 우승 단독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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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의 제왕' 조코비치, 메이저 우승 단독 2위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7.11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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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권순우(25·당진시청)를 1회전에서 탈락시킨 노박 조코비치(35·세르비아)가 결국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섰다. 테니스계를 떠들썩하게 만드는 논란의 인물이기도 하지만 실력 하나 만큼은 역대 가장 뛰어난 선수 중 하나임이 틀림없다.

조코비치는 지난 9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테니스대회(총상금 4035만 파운드) 마지막 날 남자 단식 결승에서 닉 키리오스(40위·호주)를 세트스코어 3-1(4-6 6-3 6-4 7-6<7-3>)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메이저대회 중 하나인 윔블던대회에서 28연승을 거두며 이룬 4연패. 라파엘 나달(36·스페인)과 로저 페더러(41·스위스)와 한걸음 더 가까워졌다.

노박 조코비치가 9일 윔블던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에서 정상에 오른 뒤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2018년을 시작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대회가 열리지 않았던 2020년을 제외하고 지난해까지 윔블던 무적 본능을 이어갔던 조코비치지만 키리오스는 까다로운 상대였다. 2017년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0-2로 졌던 쓰라린 기억이 있었다. 이날도 1세트를 내주며 시작했다.

승부를 뒤집은 건 경험을 바탕으로 한 침착함이었다. 게임스코어 1-1에서 연달아 3게임을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조코비치는 3세트에선 게임스코어 4-4에서 키리오스의 서브 게임에서 0-40까지 몰렸으나 내리 5포인트를 따내 브레이크에 성공해 역전에 성공했다. 4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도 실수를 남발한 키리오스에 우위를 점하며 정상에 섰다.

키리오스는 서브 에이스 30개를 따내며 조코비치(15개)의 2배로 앞섰다. 공격 횟수도 62-46으로 우위였다. 그러나 33-17이라는 압도적인 실책 차이가 이날 승부를 갈랐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조코비치는 상금 200만 파운드를 챙겼다. 31억 원을 훌쩍 넘는 거액이다. 윔블던만 오면 괴력을 발휘한다. 윔블던 남자 단식 4연패는 2003년부터 2007년까지 5년 연속 정상에 오른 페더러 이후 16년만이다. 최다 우승 또한 페더러(8회). 7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피트 샘프러스(은퇴·미국)와 동률이 된 조코비치의 다음 목표는 페더러다.

메이저대회에선 21번째 우승자가 되며 페더러(20회)를 넘어 2위로 올라섰다. 이번 대회 4강에서 부상으로 기권한 나달(22회)에 바짝 다가섰다.

상대전적에서 열세에 있던 키리오스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조코비치는 '전설' 나달-페더러의 대기록에 한걸음 가까이 다가섰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나달은 ‘흙신’으로 불릴 만큼 클레이코트에서 강력함을 자랑한다. 클레이코트에서 열리는 프랑스오픈에서 역대 최다인 14회 우승을 차지했다. 반면 조코비치는 2차례 정상에 섰을 뿐이었다. 하지만 잔디 코트에선 달랐다. 윔블던에선 나달이 단 2회 우승에 그쳤다. 아직까진 페더러가 최다 우승자지만 이번 4연패로 ‘잔디의 제왕’ 이미지를 더 확실히 굳혔다.

지난해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 우승자인 조코비치지만 올해 흐름은 좋지 않았다. 백신 접종에 강력한 거부 반응을 보인 그는 지난 1월 호주오픈을 앞두고 호주 연방 정부와 소송까지 벌인 끝 대회 개막 하루 전 쫓겨나 고국으로 향했다.

프랑스오픈에선 나달에 8강에서 져 고개를 숙였다. 현지 날짜로 자신의 결혼기념일에 열린 윔블던 대회만큼은 달랐다.

아쉬움도 있다. 올해 윔블던에는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책임이 있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국적 선수들의 출전이 금지됐고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는 이 대회에 랭킹 포인트를 부여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 우승 랭킹 포인트만 빠지며 조코비치의 순위는 3위에서 7위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다음달 29일 미국 뉴욕에서 열릴 US오픈 출전도 미지수다. 미국에 입국하려면 코로나19 백신을 맞아야 하는데 조코비치는 우승 후 가진 인터뷰에서도 “US오픈에 참가하고 싶다”면서도 ”백신 접종 계획이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나달과 메이저대회 최다우승 타이 기록에 도전할 기회가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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