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임부근 명예기자] "정직과 유연함이 최우선입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축구하는 선수들을 도울 수 있는 지도자가 되고 싶어요."
곽희주(42) 동원대 감독의 지도 철학이다. 그는 수원 삼성 블루윙즈 공식 레전드다. 수원에서만 300경기를 뛰었다. 몸을 아끼지 않는 헌신적인 수비와 상대 공격수를 압도하는 카리스마, 뛰어난 리더십으로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은퇴 이후 바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15, 2016 시즌 수원에서 선수와 코치를 겸했다. 2017년부턴 화성FC 12세 이하(U-12)팀을 지도했다. 이후 매탄고, 원삼중, 화성시 U-15 팀을 거쳐 동원대 지휘봉을 잡았다. 지도자 커리어 첫 성인팀이다.
동원대는 대학리그 2부격인 U리그2 소속이다. 동원대는 지난 시즌 U2 5권역에서 6승 8패(승점 18)로 4위였다. U2는 각 권역에서 1위를 한 팀만 U1으로 승격할 수 있다. 재정비에 나선 동원대는 진심어린 설득과 대화 끝에 곽희주 감독을 데려왔다.
마음이 동한 곽 감독은 곧바로 짐을 싸서 동원대로 향했다. 집무실 대신 선수들이 지내는 기숙사를 선택, 소통하며 유대를 쌓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곽 감독은 "동원대는 기대 이상의 우수한 환경과 시설을 갖추고 있다. 학교 측에서 제시한 비전에 마음이 움직였다"며 "무엇보다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받았다. 여러 부분에서 긍정적이라 생각했고, 감독직을 수락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마추어 레벨이긴 하지만 대학축구도 성인팀이다. 첫 성인팀을 맡게 된 그는 "사실 유소년 선수들에게 축구를 이해시키는 건 시간이 많이 걸리고 어려운 부분이 많다. 하지만 유소년 선수들을 지도하며 얻은 설명과 실행 단계를 성인 선수에게 접목시킨다면, 더 빠른 이해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한 단계 성숙해진 이해도를 가질 것이고, 빠르고 힘 있는 축구가 완성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좋은 축구는 더 나은 이해와 소통에서 나온다. 선수들과 끊임없이 소통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곽희주 감독만이 가진 지도 철학은 무엇일까. "유연함과 정직함이다. 생각의 유연함으로 좋은 것을 흡수하고, 나쁜 것을 버릴 것이다. 그리고 어려운 상황에서 축구하는 선수들을 돕는 정직한 지도자가 되고 싶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동원대는 약체로 꼽힌다. 올 시즌을 앞두고 주축 선수들이 팀을 떠나 더 험난한 1년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곽희주 감독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1년이 아닌 더 멀리 바라보며 팀을 구축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훈련과 실전을 통해 경기 흐름과 운영을 이해시킬 것이다. 상황을 유리하게 이끄는 것과 이기는 방법을 알게 해서 동원대가 강한 팀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하면서 어려운 경기를 완전하게 풀지 못했다. 그때는 부분적으로 풀었다면 지금은 그 과정을 승리 공식으로 정리하는 과정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동원대는 이례적으로 곽희주 감독에게 장기 계약을 제안하며 팀의 리빌딩을 맡겼다. 학교 측 관계자는 "약팀이었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곽희주 감독에게 장기 계약을 제시한 것"이라며 "시간뿐만 아니라 재정적, 환경적으로도 전폭 지원할 것이다. 이미 추가 예산 3000만원을 확보해놨다. 2월 25일까지 신입생을 받으려 한다. 동원대에 오는 학생들에게도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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