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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박항서', 눈부셨던 베트남과 5년 동행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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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박항서', 눈부셨던 베트남과 5년 동행 [SQ초점]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3.01.17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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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베트남 축구는 박항서(64) 체제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마지막 대회 눈앞에서 우승을 놓쳤음에도 그를 향한 평가가 결코 박할 수 없는 이유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16일 태국 빠툼타니주 클롱루앙군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린 태국과 2022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컵 결승 2차전 원정경기에서 0-1로 패배, 1,2차전 합계 2-3으로 밀려 준우승에 그쳤다.

너무도 아쉬운 성과지만 누구도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축구사에 미친 지대한 영향력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와 베트남의 동행은 눈부셨고 더할 나위 없었다.

박항서 감독이 16일 계약 만료 전 마지막 대회였던 2022 AFF 미쓰비시컵에서 베트남을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사진=EPA/연합뉴스]

 

2002년 코치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좌해 한국 축구에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그는 이후 K리그 감독도 맡았으나 지도자로서 확실한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 못했다. 그러나 베트남과 함께 높이 날았다.

2017년 10월 베트남 축구와 인연을 맺은 그는 A대표팀과 U-23 대표팀을 동시에 지휘하면서도 수많은 족적을 남겼다. 실패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잘 나갔다. 2018년 초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같은 팀을 이끌고 나선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4강에 진출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는 베트남 축구를 월드컵 최종예선으로 이끌었다. 이 모든 성과가 베트남 축구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2018년 AFF 스즈키컵(미쓰비시컵 전신)에서 10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고 2019년 AFC 아시안컵에서도역대 최고 성적과 타이인 8강 진출에 성공했다.

현지에서 국빈 대우를 받으며 칭송을 받은 그는 베트남 축구의 영웅으로 등극했고 2020년 1월 계약만료를 앞두고는 2+1년 조건으로 재계약에도 성공했다. 2019년 말 동남아시안(SEA) 게임 우승과 함께 그해 AFF 올해의 감독 영예까지 차지했다.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 아시안게임 4강 진출, 아시안컵 8강 진출 등 베트남 축구사에 수많은 최초 역사를 써낸 박항서 감독(가운데). [사진=EPA/연합뉴스]

 

베트남 내 일각에선 그의 지도력에 의문을 갖는 이도 있었다. 그러나 모든 성과로 그러한 주장을 반박할 수 있었다. 박 감독은 부임 직후 선수들의 부족한 체력과 몸싸움 등을 극복하기 위해 식단 조절부터 나섰고 이른 기간 성과를 내며 선수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특유의 기술력과 슈팅력을 살리며 베트남 축구는 승승장구했고 응우옌 꽁푸엉(요코하마), 응우옌 반또안(서울 이랜드) 등의 해외진출도 박 감독 부임 이후 벌어진 일이다. 이젠 아시아 내 어떤 국가라도 베트남을 약체로 분류하지 않는다.

이번 대회 내내 순항했으나 홈에서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게 뼈아팠다. 이날 원정에서 1-0으로만 이겨도 우승트로피를 가져올 수 있었으나 마지막엔 웃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2016년 국제축구연맹(FIFA,피파) 랭킹 134위였던 베트남은 박 감독과 함께 100위 안에 진입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베트남의 피파 랭킹은 96위.

결승 2차전 이후 기자회견에서 “우승 선물을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자신의 부족함을 탓하며 선수들에게 격려를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타지에선 긴 시간을 보낸 박 감독의 향후 거취는 아직 불확실하다. 분명한 건 여전히 축구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마음에 담고 있다는 것. 그는 “어떤 곳에서 어떤 축구 일을 할지 최선의 선택을 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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