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그리고르 디미트로프(루마니아)와 쇼 시마부쿠로(일본)의 남자 윔블던 단식 경기가 열린 5일(현지시간) 올잉글랜드 클럽 18번 코트.
디미트로프가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갑자기 남녀 관중 2명이 코트 안으로 뛰어들었다. 이들은 오렌지색 반짝이는 색종이와 직소 퍼즐을 뿌리기 시작했다. 1명은 코트 바닥에 아예 주저앉았다.
코트에 난입한 이들은 ‘저스트 스톱 오일'(Just Stop Oil)이라는 환경단체 소속.
이들이 코트에 들어오자 방송사에서는 코트를 비추던 중계 화면을 경기장 전경으로 바꿨다. 관중들은 야유했고 경비 요원이 이들을 내보냈다. 이후 경기가 재개됐다.
하지만 같은 코트에서 열린 이어진 여자부 경기에서 저스트 스톱 오일이 써진 티셔츠를 입은 남성 한 명이 다시 코트에 난입했다. 이 남성은 반짝이 테이프를 뿌렸고 이 때문에 경기는 다시 중단됐다.
윔블던 대회 조직위에 따르면 이들 셋은 무단침입 중범죄와 기물파손 혐의로 체포됐다.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이 단체가 이 같은 행동을 한 이유는 윔블던 조직위원회가 바클레이스 은행으로부터 후원받았기 때문이다. 바클레이스 은행은 지난 2년 동안 석유와 가스 관련 기업에 300억파운드(약 50조원)를 대출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수엘라 브레이버먼 내무부 장관은 성명에서 “시위대 행동을 용납할 수 없다”며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시위에 나선 회원 한 명은 전직 교사 데버라 와일드(68)씨다. 와일드씨는 “석유와 가스 사업을 새로 허가하는 정책에 반대하는 평범한 할머니”라며 “정상적인 상황에선 이렇게 방해하는 것이 용납될 수 없겠지만 지금은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기록상 가장 더운 6월을 보냈다. 지금은 위기이며 대응이 필요하다. 내 손자 뿐 아니라 전 세계의 모든 어린이와 다음 세대를 위한 안전한 미래를 원한다”고 했다.
환경단체들은 최근 영국에서 열린 크리켓이나 럭비 같은 스포츠 대회에서 기습 시위를 벌이고 있다.
윔블던 조직위는 이에 대비해 잠입 경찰을 배치하고 관중들이 입장할 때 가방을 확인하고 신체 수색을 했지만 저스트 스톱 오일의 코트 난입을 막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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