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아시안게임 3연패(連霸)를 노리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27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키르키스스탄과 16강전을 치르면서 본격적으로 금빛 전쟁에 나선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9명의 선수가 16골을 폭풍처럼 몰아쳤지만 토너먼트에서는 이와 같은 골 세례를 만들어 내긴 쉽지 않다. 일단 조별리그를 통과한 팀들인 데다 선제골을 터뜨리면 수비 문을 단단하게 잠글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 조별리그에서 9골을 터뜨린 김학범호는 16강전에서 강호 이란을 만나 2-0으로 이겼고 8강에서는 우즈베키스탄에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4-3으로 힘겹게 이겼다.
그렇다 하더라도 한국의 공격력은 기대할 만하다. 3골을 터뜨린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을 선봉으로 조영욱(김천 상무)과 백승호(전북 현대), 안재준(부천 FC 1995), 엄원상(울산 현대)이 2골씩 넣으면서 최상의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다. 백승호는 중거리슛으로만 2골을 뽑아내며 주장으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강인(22·파리생제르맹)의 가세는 더욱 반갑다. 24일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E조 최종전에서 36분을 소화하면서 16강전을 더 기대하게 했다. 이강인은 파리에서 인천을 경유해 항저우로 날아오는 긴 여정 끝에 21일 도착했다. 도착 3일 만에 나선 경기에서 안정적인 볼 배급과 넓은 시야를 보여줬다.
황선홍 대표팀 감독은 이강인에게 ‘프리롤’ 역할을 부여할 것으로 보인다. 황선홍 감독은 바레인전을 마치고 이강인 활용 방안에 대해 “모든 걸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이강인은 틀에 넣기보다는 좀 더 자유롭게 플레이하도록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프리롤은 2선 공격진에서 좌우를 가리지 않고 활발하게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동료들에게 득점 기회를 열어주고 때로는 본인이 직접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서는 걸 말한다. 성인 대표팀에서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주장 손흥민(31·토트넘 홋스퍼)에게 프리롤을 자주 부여한다. 빠른 발로 상대 수비를 잘 제치고 빈 공간을 잘 찾을 수 있는 감각이 뛰어난 선수에게 제격이다.
이강인은 “지금 제일 중요한 것은 모두가 한 팀이 돼서 한 목표를 바라보고 다 같이 가는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팀이 그 목표까지 가는 데에 최대한 많은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한국이 맞붙는 키르키스스탄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1승2패(승점 3)로 조 2위에 올라 16강에 진출했다. 4골을 넣었지만 4골을 내줬다. 한국은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 조별리그에서 만나 손흥민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겼다.
한국이 16강전을 넘기면 중국-카타르전 승자와 8강을 치른다. 개최국 중국의 기세가 좋다. 조별리그에서 9골을 몰아치며 2승1무로 A조 1위에 올랐다. 1실점밖에 내주지 않았다.
반면 D조 카타르는 1무1패에 그쳐 일본, 팔레스타인에 이어 3위에 그쳤다. 하지만 각 조 3위 중 성적이 좋은 4팀이 다음 토너먼트에 오를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16강에 올랐다. 카타르는 1득점하고 3실점해 골득실은 –2다. 8강전은 내달 1일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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