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볼거리가 한 가득이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서울시리즈를 한 마디로 정리하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많다’가 아닐까.
2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간의 2024 MLB 공식 개막전에는 두고두고 회자될 흥미로운 장면들이 속출해 야구팬들을 미소 짓게 했다.
빅리그에서 11시즌을 뛰고 한화 이글스로 돌아온 류현진은 다저스에서 2016년부터 4시즌을 함께 한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이 있는 3루 더그아웃을 찾았다. 재회만으로도 화제가 되기에 충분한 장면은 류현진이 자신의 지역 연고지 대전광역시의 명물 성심당의 튀김소보로를 선물하며 더욱 이슈가 됐다.
압권은 로버츠 감독의 ‘먹방’. 사람 좋기로 유명한 그는 류현진이 준비한 빵 봉투를 꺼내자 그 자리에서 즉시 소보로를 베어 물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어 고구마 튀김소보로마저 꺼내 또 베어 물고선 ‘엄지 척’을 시전, 수많은 취재진의 카메라 셔터를 유도했다.
쿠팡플레이가 야심차게 준비한 프리뷰쇼에서도 로버츠 감독의 쇼맨십 못지않은 폭소가 나왔다. 박찬호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게 “원 덤플링(one dumpling)을 아느냐, 한국에선 ‘한만두’라고 한다"고 질문했다.
박찬호는 1999년 다저스 소속으로 당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소속이던 페르난도 타티스에게 한 이닝에 만루홈런 두방을 맞은 바 있다. 한국팬들은 야구 역사상 다시는 나오기 힘든 이 기록을 두고 ‘한만두’라고, 또 페르난도 타티스의 아들인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를 ‘페타주’라고 일컫는다.
페타주는 “김하성을 통해 그 이야기를 들었다. 박찬호 위원을 존경하기 때문에 그 일로 장난을 치거나, 농담하고 싶진 않다”고 말했고 박찬호는 "괜찮다"고 화답했다. 타티스는 "아버지도 기억하고 있고, 영광스러운 일로 기억하고 있을 것 같다“고 예의를 차렸다.
류현진 와이프 배지현 아나운서의 현장 복귀도 화제였다. 박찬호와 프리뷰쇼를 진행하던 중 류현진이 로버츠 감독과 만나는 장면이 나오자 “이곳 고척 스카이돔에 또 한 명의 반가운 얼굴이 찾아왔는데 전 메이저리거이자 지금은 한화 이글스 투수로 정말 열심히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류현진 선수”라고 남편을 소개했다. 그러더니 “절 보러온 건 아니고요”라고 덧붙여 박찬호의 웃음을 자아냈다.
2018년 1월 류현진의 아내가 된 배지현 아나운서는 무키 베츠, 오타니 쇼헤이와 막강한 1~3번 타선을 구축한 다저스의 간판 프레디 프리먼과 인터뷰하고선 한글 ‘프리먼’이라 적힌 머그컵을 선물로 전달하기도.
박정현의 국가 열창도 눈길을 끌었다. 고척 내야 한가운데 자리잡은 그는 영어로 리나 팍(Lena Park), 한국어로 박정현이라 소개받고선 미국 국가와 애국가를 연달아 불렀다. 최고의 보컬리스트답게 무반주로 폭발적인 가창력을 뽐내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이번 2연전은 한국에서 열리는 첫 MLB 공식 경기이자 오타니, 야마모토 요시노부(이상 다저스), 김하성, 다르빗슈 유(이상 샌디에이고) 등 아시안들이 대거 포함돼 지난해 이벤트가 확정됐을 때부터 스포츠팬들의 기대치가 하늘을 찔렀다. 스페셜매치와 개막 당일까지 그에 부응하는 스토리를 양산하고 있는 서울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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