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한국에서 야구팬이 되는 방법? 고함 지를 준비해라!”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9일(한국시간) 이같은 제목의 기사를 통해 프로야구 KBO리그의 응원 문화를 자세히 소개했다. 치어리더를 포함한 응원단이 응원하는 영상을 담아 보도했다.
KBO리그에서는 응원단이 북을 치고 경기 내내 응원 구호를 외치고 치어리더가 신나는 댄스로 흥을 돋운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는 없는 문화다. 다양한 오르간 연주가 응원을 주도하지만 KBO리그에 비하면 조용한 편이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의 야구 경기는 감각적인 과부하(sensory overload)가 이어 진다”며 “모든 선수는 각자의 응원곡(fight song)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모든 선수가, 심지어 신인 선수도 스타 대우를 받는 야구장에 있다고 상상해 봐라”고 했다.
이 매체는 응원과 관련해 ▲일어나고 ▲응원곡을 배우고 ▲자유롭게 춤을 추라고 했다. MLB는 서울시리즈를 앞두고 키움 응원단 업체를 응원 대행업체로 선정하고 응원전을 준비했다. 지난 17일 키움 히어로즈와 LA 다저스의 평가전에서 국내 응원단장과 치어리더로 꾸려진 다저스 응원단은 1루 단상에서 다저스 선수들을 응원했다.
김정석 키움 응원단장은 “경기력으로 보면 누구나 다저스에 관심을 가지겠지만 응원만큼은 키움이 뒤처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팬들은 16일 경기에서 오타니 쇼헤이(다저스)가 타석에 들어서자 "오타니 안타!"라고 외쳤다.
외신이 한국 프로야구에 관심을 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MLB는 개막을 연기했다. 그러면서 ESPN 등 미국 방송사가 먼저 개막한 KBO리그를 중계하면서 미국 전역에 한국 프로야구가 전파됐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무관중 경기를 펼쳐 한국의 응원문화를 볼 기회가 없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00년대 초반 응원단을 전문화했다”며 “새로운 팬 유치가 목표였다”고 했다. 이어 “이는 야구장을 환영의 공간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응원 문화가 도입되고 일부 관중의 음주와 욕설 등이 줄어들면서 여성 관중이 크게 늘었다. 한국프로스포츠협회의 2022년 통계에 따르면 야구, 농구, 축구, 배구 등 프로 스포츠 경기 팬의 55%가 여성이다.
뉴욕타임스는 한국 야구장의 다양한 음식도 조명했다. 야구장을 “한국 길거리 음식의 뷔페”라고 표현했다. 이 매체는 “떡볶이와 족발, ‘치맥’ 같은 주요 음식을 경험할 수 있다. 팬들은 좌석에서 식사하고 일부 경기장에는 고기를 구울 수 있는 바비큐 존이 있다”고 했다.
한국의 야구장 응원 문화에 대해서는 경기를 뛴 선수와 감독도 새롭게 느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20일 고척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정규리그 개막전에서 5-2로 이긴 뒤 경기 뒤 "1루수와 3루수에게는 응원 소리가 정말 크게 들렸을 것이다. 내게 이런 응원 문화는 정말 신선했다"며 "타자가 등장할 때마다 음악을 틀었는데 잘 어울렸다. 한국 팬들의 열정과 에너지가 얼마나 대단한지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는 확실히 다른 문화"라고 했다.
다저스 투수 타일러 글라스노우는 "(투구에 집중하느라) 내가 등판하지 않은 평가전 때보다는 응원 소리가 크게 들리지는 않았다. 그래도 이닝 교대 때 한국 팬들의 응원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이런 분위기를 좋아한다. 관중들이 휴대전화만 들여다보거나 다른 곳을 쳐다보지 않고 경기에 집중하는 것 같아서 정말 좋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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