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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JOB아먹기(162) 남기남] 프로야구 운영팀, 선수 연봉 고과 산정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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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JOB아먹기(162) 남기남] 프로야구 운영팀, 선수 연봉 고과 산정법
  • 스포츠잡알리오
  • 승인 2024.08.0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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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장승혁 객원기자] 올해 KBO리그 선수(신인·외국인 제외) 513명의 평균 연봉은 지난해(1억4648만원)보다 5.8% 오른 1억5495만원이다. 류현진(한화 이글스)과 박동원(LG 트윈스)이 25억원으로 연봉을 가장 많이 받고 최저 연봉은 5000만원이다. 

프로스포츠에서 선수들을 움직이는 유인은 팀 우승, 개인 성적, 팬들의 사랑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아무래도 '돈'이 가장 동기부여가 된다는 사실을 부인하긴 어렵다. 매 시즌을 마치고 스토브리그에서 나오는 계약금과 연봉 소식은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킨다. 

스포츠잡알리오(스잡알) 대학생 기자단이 162번째로 인터뷰한 인물이 바로 선수들의 연봉을 책임지는 프로야구단 매니저다. 3000경기 이상을 공식 기록원으로 지켜본 냉철한 눈으로 모든 경기를 바라보며 선수들의 고과를 산정하는 남기남 SSG 랜더스 매니저다.  

남기남 매니저. [사진=SSG 랜더스 제공]

-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프로야구단 SSG 랜더스에서 선수단 연봉을 담당하는 운영팀 매니저 남기남입니다.”

- SSG 랜더스에 입사한 배경은.

“원래 저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식 기록원이었습니다. 일을 잠시 쉬고 있는 와중에 2011년 SK 와이번스(SSG 랜더스 전신)의 제안을 받아 특채로 입사하게 됐습니다."

- 운영팀은 어떻게 구성되는지.

“우선 제가 속한 연봉 담당 파트가 있고, 외국인 선수를 담당하는 통역, 선수단의 일정을 관리하고 운영을 책임지는 1군 매니저, 선수단의 모든 장비를 관리하는 장비 담당자 그리고 외국인 선수를 선출하는 용병 파트로 구성돼 있습니다.”

- 일과는.

“시즌은 비시즌을 위해 존재합니다. 페넌트레이스 144경기 모두 더그아웃에서 지켜보면서 선수들의 플레이를 저만의 방식으로 기록하고 고과를 부여합니다. 다른 직원들과 달리 저는 경기가 끝나면 본격적인 업무가 시작되는데요. 매긴 고과를 모두 컴퓨터에 입력해야 해요. 이렇게 144경기의 고과를 누적하는 게 시즌 중의 업무입니다.

비시즌에는 누적된 고과를 금액으로 환산하는 작업을 해요. 한 2주 정도 걸리거든요. 완료되면 사장님과 단장님 께 올리고 결재가 떨어지면 12월 1일부터 다음해 1월 31일까지 선수들과 연봉 협상을 진행합니다.”

- 남기남 매니저만의 장점은.

“현재 프로야구 10구단 연봉 담당자 중 저만 유일하게 공식 기록원 출신입니다. 그래서 판정을 좀 더 세심하게 살펴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식 기록원이 안타나 실책 판정을 내렸어도 제가 봤을 때 애매한 경우가 있거든요. 그럴 때는 최대한 선수단에 이로운 방향으로 판정을 내리고 고과를 부여합니다.”

전의산(왼쪽), 추신수와 더그아웃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남기남 매니저. [사진=SSG 랜더스 제공[

- 비선출(비선수 출신)의 경우 어떤 점이 필요한지.

“사실 운영팀에는 선수 출신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코칭스태프, 선수들과 같이 어울리고 한 시즌을 같이 보내야 하니 야구에 대한 이해와 접근이 용이한 선수 출신들을 선호하죠. 그렇지만 요즘에는 비선출을 채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통 전략 분석 파트에서 통계에 강한 이들을 뽑고 있습니다. 또한, 다른 부서에서 순환 보직으로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흔한 경우는 아닙니다."

- 가장 뿌듯한 순간은.

“사실 선수들에게 만족을 주기는 어렵습니다. 연봉이 오르는 선수들은 적게 올라서, 깎이는 선수들은 많이 깎는다고 불만을 품거든요. 그나마 연봉 협상을 빨리 끝낼 때 뿌듯한 것 같아요. 제가 최근 4년 중에 1위를 3번, 2위를 1번 했거든요. 그럴 때 선수들이 구단의 시스템을 인정해주는구나 싶죠.”

- 어려운 점은.

“건강이요. 요일별로 경기 시간도 다르고 원정의 경우 장거리 이동도 많거든요. 식사나 취침 시간이 불규칙적이라 건강을 챙기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 직무 전망은.

“자동화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이를 이용해 고과를 부여하는 구단도 있습니다. 그래서 시스템이 완전히 정착된다면 결코 밝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자동화 시스템은 정성적인 부분을 판단할 수 없고 아직은 발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2000경기를 목표로 삼고 있어요. 같은 직무로 13년째 일하고 있는데, 10구단 중 제일 경력이 깁니다. 현재 1750경기 정도 동행했는데, 2000경기까지는 선수단과 함께 일하고 싶다는 개인적인 소망이 있습니다. 스포츠에서 2000경기는 아주 의미 있는 기록이거든요.”

인천 SSG랜더스필드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을 지켜보는 남기남 매니저. [사진=SSG 랜더스 제공]

- 고과 반영에서 중요한 점.

“열심히 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눈에 다 보이거든요. 그래서 성실성 부문에서는 확실하게 고과를 매깁니다. 예를 들어, 내야 땅볼을 치고도 베이스 러닝을 끝까지 한다거나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는 선수들이 있어요. 그런 선수들은 안타와 같은 고과를 부여해요. 반면 아웃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안 뛰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땐 과감하게 마이너스를 부여합니다. 이 점을 선수들에게 항상 강조하고 최선을 다하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 본인만의 특별한 고과 산정 방법은.

“판정이 애매할 때, 선수단에 유리한 쪽으로 고과를 부여합니다. 예를 들어 투아웃 이후 실책인지 안타인지 애매한 상황에서 기록원이 안타를 부여하면 투수의 방어율(평균자책점·ERA)이 올라가거든요. 저도 3000경기 이상을 경험한 공식기록원 출신으로 애매한 상황에서 저만의 기준을 정해 최대한 선수단에 유리하게 고과를 부여합니다.”

- 비수치 영역 고과 산정 방법은.

“금방 말씀드린 게 비수치 영역입니다. 안타 몇 개면 이에 대한 고과가 수치의 영역인데 저는 수치 외적인 영역까지 주관적으로 반영합니다. 기록에 의한 점수와 제 주관이 들어가는 점수가 합쳐지는 거죠. 반면 자동화 시스템을 사용하는 구단은 정확하게 선수들이 얻어낸 성적으로만 고과를 산정합니다.”

- 높은 연봉 인상 이후 찾아오는 혜택이 있는지.

“사실 혜택은 선수들이 받지 제가 받는 게 아닙니다. 제게는 혜택이 돌아오지는 않습니다.”

- 비FA 다년계약에도 영향력을 행사하는지.

“비FA 다년계약은 운영팀장님, 특히 단장님의 영역입니다. 제 역할은 시즌이 끝나고 입대를 앞둔 선수 등 특정 멤버를 제외한 선수들의 연봉 재계약입니다.”

‘공꾸’로 유명한 남기남 매니저.[사진=본인 인스타그램]
‘공꾸’로 유명한 남기남 매니저. [사진=본인 인스타그램]

- 야구단 채용 프로세스가 궁금하다. 

"공개 채용의 경우 서류-인성검사-1차 면접-2차 면접 순입니다. 운영팀의 경우 계약직으로 채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채용 주기는.

"매 시즌 시작 전 분야별 채용을 하는데, 결원이 생겨야 채용하는 방식이라 비정기적이라 볼 수 있습니다." 

- '공꾸(공 꾸미기)' 유행의 선구자로 불리는데.

“솔직히 지금도 유명하다고 느끼지는 않아요(웃음). 이렇게까지 팬들의 반응이 좋을지 몰랐어요. 입사한 이후로 계속 써줬기 때문입니다. 3년 전부터 SNS에 업로드를 시작한 것뿐인데 큰 이슈가 됐더라고요. 사실 모든 구단에서 공에 기록을 해주거든요. 아마도 기념구를 쓰는 방식을 정해 놓은 게 유효하지 않았나 싶어요. 한눈에 어느 장소, 어떤 투수를 상대로, 어떤 상황에서 기록을 세웠는지 볼 수 있게 하는 방식은 제가 정립했다고 생각하거든요.”

- 공을 꾸미는 기준은?

“우선은 KBO에서 공식적으로 시상하는 항목 위주로 써줍니다. 그리고 저는 사소한 기록들도 많이 해줍니다. 예를 들면 데뷔나 생일, 또 공식 기록이 아니더라도 최대한 써주고자 노력합니다.”

- 마지막으로 한 마디.

“제가 항상 하는 말이 있는데, 결혼하고 들어오라는 말을 해요. 왜냐하면 이 일을 하면서 결혼하기 쉽지 않고, 이해해 주는 사람을 만나기 쉽지 않아요. 이 말은 가족들의 희생 없이는 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뜻입니다. 144경기 중 72경기를 원정에서 해서 집을 비우는 경우가 잦거든요. 또 본인이 야구를 정말 사랑하지 않으면 일을 하기 어려울 겁니다. 그렇지만 이 모든 걸 이겨낼 수 있다면, 그 뿌듯함은 엄청날 것입니다."

*감수, 편집국 통합뉴스룸 팀장 민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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