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올림픽을 보며 체육 행정에 실망한 분들이 정말 많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
“한국의 체육계가 여전히 19세기적 관행에 있고, 선수들만 21세기에 와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여야 의원들이 하나 되어 체육계를 꾸짖었다.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절차 논란에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의 작심 발언이 더해져 어수선한 스포츠계는 26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의 화두가 됐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미 여러 문제점이 지적돼 온 축구협회에는 작년 승부조작 의혹이나 클린스만 감독 선임 관련해 100억 정도의 논란이 불거졌고 이번 올림픽에 출전도 못했다”며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는 자격도 없는 사람에게 전력강화위원회의 권한을 위임해 감독을 선임하도록 하는 등 중대한 절차적 문제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신동욱 의원은 “대한민국의 스포츠 단체들이 시대 변화를 읽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올림픽을 보며 체육 행정에 실망한 분들이 정말 많다. 안세영 선수 문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유인촌 장관이 나서서 우리 스포츠 단체들 앞으로 어떻게 변화시켜야 될지 좀 큰 그림 같은 게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파가 몰아친 지난해 12월 팀 코리아 선수단이 해병대 병영 체험을 실시한 걸 두고 “이런 문화가 남아있는 게 놀랍다”고 비판하면서 “체육단체가 선수 중심으로 운영되지 않고 임원들이 사유화한다는 지적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대한배드민턴 협회의 국가대표 운영 지침에 명시된 '지도자의 지시와 명령에 복종', '담당 지도자 허가 없이는 훈련 불참·훈련장 이탈 불가' 조항이 시대착오적이자 반인권적이라고 개정을 주장해 시선을 끌었던 같은 당 강유정 의원도 “성공적인 올림픽 결과에도 불구하고 선수단으로부터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체육과 체육인을 생각하는 정책이면 되는데 낡은 관행과 오래된 습관이 남아있고, 체육이 '정치 조직화'돼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여러 상황이 발생했고, 여러 번 의견도 냈는데 진도가 잘 안 나갔다. 당분간 큰 국제적인 경기가 없기 때문에 이번부터 체육 정책의 전반적인 개혁을 잘 정리하겠다”고 다짐했다.
뜨거운 감자인 대한축구협회‧대한배드민턴협회 감사는 9월 안 마무리를 예상했다. 유인촌 장관은 “(축구협회는) 감독 선임 문제만 아니라 협회의 전반적인 문제를 다 짚고 있다”며 “절차상의 문제 등을 따져 관계자 징계를 요구하고 다른 조치도 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드민턴협회 감사 역시 "문제가 된 선수, 지도자와의 관계나 대표 선수 선발 문제, 협회 내 예산 집행 문제 등을 전반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도 함께 했다.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이 체육계의 낡은 관행을 묻자 그는 “구태는 벗어나야 한다. 선수 보호라든가 이런 것이 가장 큰 문제가 될 거로 생각한다”고 답한 뒤 “각 연맹 회장과 현장을 책임지는 지도자들의 간담회를 통해 왜 이런 얘기가 반복적으로 나오는지 현장을 점검하고 선제적으로 바꿔나가는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홍명보-안세영으로 이어진 이슈로 체육계가 코너에 몰린 가운데 진행된 이번 문체위 전체회의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문체위는 다음달 24일 홍 감독 선임, 안세영의 작심 발언과 관련한 현안을 질의한다. 여야는 홍 감독과 HDC그룹 회장인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이임생 전 기술본부 총괄이사,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등을 증인으로 부르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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