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프로축구 K리그 광주FC의 이정효(49) 감독은 지난달 25일 울산 HD와 하나원큐 K리그1 2024 28라운드 홈 경기에서 0-1로 진 뒤 기자회견 도중 엄지성(22·스완지시티)의 이름을 꺼냈다. 그는 “엄지성이 있었으면 어땠을까”라고 했다.
광주는 K리그 재정 건전화 규정을 위반하면서 여름 이적시장에서 전력 보강을 하지 못했다. 가뜩이나 예산이 적어 선수층이 얇은 광주에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시민구단 광주는 지난해 기준으로 K리그1 12개 구단 중 예산이 가장 적다.
최근에는 잦은 경기 일정에 선수들에게 돌아가면서 휴식을 부여하는 ‘로테이션 방식’으로 경기를 운영하고 있다. 이정효 감독으로서는 전반기까지 팀에서 활약한 엄지성이 그리울 법하다. 엄지성은 지난 7월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스완지시티로 이적했다.
이정효 감독의 언급에 대한 엄지성의 생각은 어떨까.
엄지성은 2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6 FIFA(국제축구연맹·피파)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대비 훈련에 앞서 취재진을 만나 “한편으로는 감사하게 생각했고 한편으로는 마음이 좋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광주를 떠난 뒤 초반에는 굉장히 성적이 좋아서 편히 (스완지시티로)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도 "중후반부터 지금까지 성적이 좋지 않다 보니 마음이 좋지 않다”라고 했다.
광주는 최근 코리아컵 4강에서 탈락했고 K리그1에서는 3연패에 빠졌다. 지난해 3위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킨 광주는 현재 7위(승점 37·12승 1무 16패)에 머물고 있다. 6위 포항 스틸러스(승점 44)와는 승점 7점 차. 상위스플릿에 안착하기가 쉽지 않다.
엄지성은 “감독님이 저를 생각해주신다는 생각에는 기분이 좋다”라고 했다.
엄지성이 국가대표에 승선한 건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 시절이던 2022년 1월 이후 2년 7개월여 만이다. 당시 엄지성의 첫 태극마크였다. 그의 A매치 경력은 1경기 1골.
엄지성은 “처음에 (발탁) 소식을 듣고 전혀 실감이 나지 않았다. 새벽 3시에 이 소식을 듣고 잠을 못 잤던 기억이 있다”고 했다. 그는 “공격적인 상황에서 1:1 돌파나 크로스, 슈팅에 자신 있기 때문에 기회가 온다면 꼭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오는 5일 팔레스타인(서울월드컵경기장), 10일 오만(원정)과 2026 FIFA(국제축구연맹·피파)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1·2차전을 치른다.
2일 첫 소집 및 훈련에는 조현우(울산 HD)와 이동경(김천상무), 양민혁(강원FC) 등 K리거 12명 전원과 유럽파 이재성(마인츠)과 엄지성, 중동의 조유민(샤르자), 정승현(알와슬), 박용우(알아인), J리그 오세훈(마치다 젤비아)과 송범근(쇼난 벨마레) 등 19명이 참여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황희찬(울버햄턴 원더러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생제르맹·PSG),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 황인범(페예노르트), 이한범(FC미트윌란)은 차례로 귀국한다. 선수단 26명 전원이 모이는 건 팔레스타인전 하루 전날인 4일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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